일본의 주력 잠수함
태평양과 인도양, 아라비아를 넘나든 바닷 속의 실크로드
제국해군 HIJMS 순잠(巡潛) 을(乙)형 잠수함
Imperial Japanese Navy His Imeprial Japaese Marjesty's Ship type B class submarine
과거 1905년, 미국 일렉트로닉 보트에서 제1호잠수정을 도입한 이래, 1910년 Ha-6 잠수정으로 잠수함정의 국산화에 성공한 일본은 미-영에 대해 부족한 전력을 확충하기 위한 보조함정으로 함대함 잠수함의 설계에 박차를 가하고 제1차대전에서는 연합국의 일원으로 승전국에 참여, 독일로부터 U-보트를 전리품으로 받아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고 다이쇼(大正) 시대에 들어서는 수상속력을 위주로 한 해대(海大)형 잠수함과 항속거리를 중시한 순잠(巡潛)형을 개발하게 됩니다.
특히 군축조약이 체결되고 주력함의 보유비율이 줄어들게 되자 일본은 조약에 구애되지 않는 잠수함의 특성을 활용해 배수량과 화력을 증대시킨 강력한 거대 잠수함을 차례차례 진수하고 마침내 1940년에 이르러서는 수상속력과 항속거리를 모두 충족시킨 배수량 3,000톤급의 (완전 잠수 구축함 -_-) 순잠 갑, 을, 병형 잠수함을 건조하기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특히 순잠 을형은 정찰능력과 항속능력을 더욱 특화시킬 목적으로 설계, 잠수전대의 기함이 될 갑형을 지원하기 위해 장대한 항속거리와 수상정찰기 1기를 탑재할 능력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그 함체는 전형적인 복각(複殼) - Double Hulled 구조로 설계해, 그 거대한 함체를 유지하는데 매우 적합했습니다.
[순잠 을형의 함재기인 E14Y1 0식소형수상정찰기, 코드네임 GLEN입니다. 미국을 폭격(......)한 추축국 유일의 항공기라지요;;]
이에 을형은 함교 전방에 대형 격납고와 갑판전체를 이용한 사출기를 설계하여 수상정찰기 운영능력을 부여하는데 성공. 흔히 일본은 이 순잠 시리즈를 일컫어 “세계최초로 잠수함에 본격적인 함재기 운영능력을 부여한 걸작”이라고 동네방네 나발불고 다니지만 실제로 잠수함에 함재기 운영능력을 최초로 부여한 것은 다름아닌 프랑스의 대형잠수함 쉬르쿠프(Surcouf)였지요. 그러나 쉬르쿠프가 실험적으로 단 1척만이 건조된 함이었단 것을 고려한다면 대규모로 양산된 순잠 을형의 가치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뭐, 이것도 좋아서 만들었다기보다는 전력차를 극복하기 위한 요행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만)
[일본이 잠수항모라고 자랑하는 잠특(潛特)형보다 10년은 일찍 함재기를 운영한 마이너 프랑스 잠수함 쉬르쿠르입니다. 역시 잠수함이라고하면 쥘 베른의 나라가 원조일리가........없지;;]
뭐, 여하튼 당시 이 순잠 시리즈가 무척 대단한 잠수함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1940년에 영국의 업로우(Uprour)급 잠수함이 수중배수량 735톤, 수상속도 11.75노트, 수중속도 9노트, 항행거리 수상최대 10노트로 4,050해리, 어뢰발사관 함수 4기 탑재. 미국의 탐버(Tambor)급 잠수함이 수중배수량 2,370톤, 수상속도 20노트, 수중속도 8노트, 항행거리 수상최대 10노트로 10,000해리, 어뢰발사관 함수 6문, 함미 4문 탑재. 독일의 VII C급 잠수함이 수중배수량 871톤, 수상속도 17.7노트, 수중속도 7.6노트, 항행거리 수상최대 10노트로 8,500해리, 어뢰발사관 함수 4기, 함미 1기 탑재였는데 이 순잠 을형은 수중배수량 3,654톤 수상속도 23.6노트, 수중속도 8노트, 항행거리 수상최대 16노트로 14,000해리, 어뢰발사관 함수 6기로 당시 기준으로 매우 뛰어난 성능이었습니다. 다시 여기에 각 열강의 잠수함 어뢰능력을 비교하면 전투력의 격차는 더욱 늘어나지요.
물론 이렇게 순항성능과 화력이 뛰어났던만큼 다른 문제도 상당했는데, 먼저 배수량이 큰 만큼 급속잠항능력이 부족했고 거대한 함체를 움직이기 위해 대형 기관을 장착했던만큼 정숙성도 부족했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래 이 순잠들이 점감요격작전의 일환으로 대함공격을 위해 설계된 함이란 것을 고려한다면 이 성능은 상당히 만족할 수준이라고 평가되는군요.
특히 그 장대한 항속거리는 실로 자랑할만한 수준으로 여러 전과를 남겼는데 미 항모 워스프(Wasrp)를 격침시키고 제2차대전의 실크로드, 독일순방을 성공시킨 기니시 타카이치(木梨 鷹一) 중좌의 I-19, I-29가 일약 그 이름을 날렸으며 I-27은 연합함대의 시드니 공격과 실론 공격에서 적 상선을 격침시키고, 후의 말레이 페낭에 마련된 잠수함 기지에서 출격, 무려 ‘아라비아 해’를 기습해 상당한 연합국 수송선을 단독으로 격침시키는 전공을 세우고 귀환하기도 합니다. 당시 I-27의 활약은 왕립해군에 엄청난 충격으로써, 대서양에 우글거리는 U-보트를 상대하기도 벅찬 왕립해군에게 큰 심리적 부담감을 안겨줬다고 하는군요. (정말 일본이 비시 정부 치하의 마다가스카르에 잠수함기지를 마련하면 연합군으로선 엄청 골치아픈 일이 됩니다.) 이 I-27의 전과는 일본 잠수함의 격침 배수량으로선 최고인 8만 4천톤을 기록해 미 잠수함 최고 기록인 프레셔의 10만톤에 뒤지지 않는 전과를 남겼고 일본 잠수함이 격침시킨 연합군 함선의 수는 모두 184척 9,070,000톤으로 이 가운데 42%가 순잠 을형의 스코어였다고 합니다.
[프랑스 로리앙 군항에서 귀국준비를 하는 I-29입니다. 여기서 일본은 독일에 항공어뢰와 항모의 설계도, 의약품등을 선물로 주었고 독일은 제트엔진와 Me262의 설계도를 선물로 줍니다.]
이 가운데 특히 수송선 12척을 격침시킨 I-27의 마지막 함장 후쿠무라 토시아키(福村 利明) 중좌의 기록은 대단한 것으로서 약 6만9천톤에 달하는 배수량으로 일본 잠수함 에이스 가운데 3위의 기록을 끊었다는군요. (I-27, 잠수함 자체의 기록은 약 8만 4천톤에 달합니다) 그 개인이 세운 격침+파손은 무려 17척, 84,593톤에 달하는 전과를 기록했습니다.
1943년 3월 20일, 6,649톤의 군수물자를 적재한 배수량 7,132톤의 영국 무장상선 포트 멈포드(Fort Mumford)를 인도양에서 격침
1943년 5월 7일, 배수량 6,608톤 네덜란드 화물선 베러킷(Berakit)을 오만에서 격침
1943년 6월 3일, 배수량 4,898톤의 미 수송선 몬타난(Montanan)을 오만에서 격침
1943년 6월 24일, 배수량 4,696톤의 영국 수송선 브리티쉬 벤츄러(British Venture)를 인도양에서 격침
1943년 6월 28일, 배수량 1,974톤의 노르웨이 상선 DHA PU를 인도 머스캣 항에서 격침
1943년 9월 9일, 배수량 5,151톤의 영국 수송선 러취뱅크(Larchbank)를 인도해안에서 격침, 그러나 영국군은 화물을 일부 수하하는데는 성공함
1943년 11월 10일, 배수량 7,176톤의 영국 상선 렌드 리즈(Lend Lease)를 아덴에서 격침
1943년 11월 18일, 배수량 7,176톤의 영국 상선 샘브릿지(Sambridge)를 아라비아 해에서 격침
1943년 11월 29일, 배수량 4,814톤의 그리스 수송선 아티나 리바노스(Athina Livanos)를 아라비아 해에서 격침
1943년 12월 2일, 배수량 4,732톤의 그리스 수송선 닛사(Nitsa)를 아라비아 해에서 격침
1943년 12월 3일, 배수량 7,126톤의 영국 수송선 포드 카머선(Fort Camosun)을 아덴에서 격침
1944년 2월 12일, 배수량 7,513톤의 영국 병력수송선 케디브 이스말(Khedive Ismal)을 격침. 1,383명의 승객이 목숨을 잃고 단 7명만이 생존. I-27도 호위함대의 공격으로 격침, 영국군에 의해 구조된 1명을 제외하고 후쿠무라 중좌 이하의 승무원은 모두 전사.
1944년 5월 15일, 연합함대 사령부는 후쿠무라 토시아키를 소장으로 2계급 특진시킴
뭐, 단순한 공적이라면 분명 대단한 것이겠지만 이 후쿠무라 중좌는 제국해군의 ‘규정’에 따라 격침된 상선의 생존자에 대하여 구조는 커녕, 부상한 후에 함상 기관총으로 쓸어버리는(.......) 범죄를 저질렀기에 차라리 일찌감치 죽은 것이 다행이라고 하겠군요 -_- (독일의 모 함장과는 참 다르다는)
또 순잠 을형의 유명한 전과 가운데 하나는 바로 미 본토포격인데 다가미 아키츠구(田上 明次) 중좌가 지휘하는 I-25는 미국의 사기를 꺽기 위해 1942년 8월 15일 요코스카를 출항, 9월 9일 후지다 노부오(藤田 信雄) 상사가 조종하는0식소형수상정찰기로 오레곤 주 산림지대에 76kg짜리 소이탄 2발(...)로 폭격(?)을 가하나 실제 별 효과도 없이 달아났다지요 -_-;;
[미 본토폭격(......)의 주인공 I-25입니다. 후에 후지다 노부오 중위(승진)는 미국을 방문해 이를 사과하고 미 명예시민증을 수여받기도 하지요.]
또 그 거대한 배수량은 종종 소형 잠수정의 모함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자매함인 I-28과 I-27이 갑표적(甲標的)의 모함으로 개장, 시드니 공격에 갑표적을 발진시키기도 했고 후에 I-36, I-37이 카이텐(回天)의 모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군요.
1942년에서 1943년에 이르는 짧은 기간동안 나름대로 선전한 일본 잠수함들은 이후 1944년 주력함대의 약화에 따라 본래 임무인 대함요격에 들어가나 아시다시피 이 시기는 연합국의 대잠능력이 급격히 발달한 시기로 순잠 을형과 다른 사촌자매들은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차례차례 깊은 태평양의 해저로 가라앉게 됩니다.
그리고 이 순잠 을형 가운데 카이텐 모함으로 사용된 I-36 그녀 하나만이, 살아서 종전을 맞아 제2차대전을 통해 분투한 일본 주력잠수함의 마지막 생존자로 기록되게 됩니다.
순잠 을형 상세사항
배수량: 수상 - 2,524톤, 수중 - 3,654톤
전장:108.70m
출력: 수상 - 12,400마력, 수중 - 2,000마력
전폭:9.30m
최대속력: 수상 - 23.6노트, 수중 - 8.0노트
흘수:5.14m
항속 거리: 수상 - 16노트로 1,4000해리, 수중 - 3노트로 96해리
승무원:94명
연료 탑재량:중유 774톤
안전잠항심도:100.0m
기관:2축추진 함본(艦本)식 2호 10형 디젤 기관 2기
무장:53cm 어뢰발사관 함수 6기(95식 산소어뢰 17발 탑재), 40구경 14cm 단장포 1기, 25mm 연장기관총 1기, 수상정찰기 1기 탑재 - (E14Y1 0식소형수상정찰기)
자매함 : I-15, I-17, I-19, I-21, I-23, I-25, I-26, I-27, I-28, I-29, I-30, I-31, I-32, I-33, I-34, I-35, I-36, I-37, I-38, I-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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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말 아는 사람 별로 없을 것 같은 일본군 잠수함 이야기를 한번 긁적여 보았습니다. 뭐, 솔직히 별로 유명하진 않지만 일본군 잠수전대도 꽤나 활약했지요. 워스프를 격침시킨 것 이외에도 연합국 군용함정을 꽤 많이 격침시켰고 U-보트들이 대전 말기에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한 것에 비해 일본 잠수전대는 연합군의 대잠능력이 막강해진 전쟁말기에도 얼마 남지 않은 수로 긴 항속거리와 막강한 뇌격능력을 살려 호위항모를 격침시키고 미 해군을 견제하는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고 평가합니다, 저 개인은.
말기의 유명한 또다른 전과로는 중순양함 인디아폴리스를 격침시킨 전공도 빼먹을 수 없겠군요. 다음에도 다시 기회가 되면 나머지 순잠 갑, 병형에 대해 리뷰를 짧게나마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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