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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 야마토의 최후 -7

뚱띠이 2006.04.08 15:17:53
조회 1010 추천 0 댓글 0


처량한 연료 모으기 야마토의 출동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으나, 레이먼드 스프루언스 대장에게 제일 마음에 걸리는 일은 그것이 아니었다. 진짜 위협은 하늘의 가미까제 특공대였다. 정찰기가 찍은 항공사진에서는 규슈의 교묘히 위장된 50개 남짓한 비행장에 약 750대의 항공기가 집결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던 것이다. 일본의 발표와는 달리, 그 무렵 몇 달사이에 주력함대의 항공모함은 한 척도 가미까제 특공대의 자폭공격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런데도 제5함대의 기함인 전함 뉴멕시코호에서 4월6일 아침에 열린 회의에서 스프루언스대장은 오랫동안 예상되어 오던 가미까제 자폭공격이 임박했다고 강조했다. 일본군부는 미군이 가미까제 특공작전에 겁을 먹고 있다고 믿었다. "미군 아저씨들, 안됐습니다. 당신들은 곧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고 있어요." 처참한 자폭공격에 양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미국병사들을 겨냥해서 일본의 대적방송 프로의 도꾜로즈는 밤마다 정담고 달콤한 소리로 속삭였다. 그러나 진주만을 공격했던 때처럼 일본은 미국인들의 반응을 잘못 읽고 있었다. 미군들은 겁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들이 상대하고 있는 일본군이란 도대체 어떻게 된 친구들인가? 그런 무리는 인간일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 지독한 독종은 문자 그대로 멸종해야 마땅하다 -이러한 생각이 돌고 돌아서 나중에 워싱턴이 일본에 대한 핵무기의 사용을 결정하도록 뒷받침하는 완벽한 논거가 됐다. 엷은 햇살이 약해지기 시작할 무렵, 무선병의 헤드폰에 신호음이 들어오면서 상공을 초계하던 전투기들이 오끼나와의 북쪽 어딘가에서 치열한 공중전을 벌이고 있다는 경보가 들어왔다. 할 일이 없어서 팔이 근질거리던 대공화기 사수들이 전투태세로 들어가면서 긴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규슈에서 발진한 일본군 제24공격비행대의 제1진이 오끼나와에서 상륙작전을 계속하고 있는 미군을 덮쳤다. 그러나 전함이나 항모와 같은 큰 목표를 노리라는 명확한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경험이 없는 일본군의 젊은 조종사들은 소형 함정만 골라서 자기 목숨과 맞바꾸려는 듯했다. 스프루언스 대장이 이끄는 전함 10척이 오끼나와 연안에 흩어져 있어서 일본 조종사들이 군침을 삼키고 덤빌 표적이 됐지만 그들은 굳이 소형함정만 골라서 공격했다. 가미까제 조종사들은 공격에 공격을 거듭한 끝에 22척의 함정의 피해를 입혔으나 완전히 침몰시킨 것은 4척에 지나지 않았다. 해가 질 무렵에는 가미까제도 기세가 꺾여져서 산들바람 정도로 미미하게 되었다. 그날 아침 일본 육군과 해군의 특공기 약 330대가 규슈에서 출격했는데 그 가운데서 생환한 것은 직접엄호기 41대, 폭격기 17대와 극소수의 가미까제 특공기뿐이었다. 도꾜로부터의 라디오 방송은 가미까제특공대가 미국전함2척과 소형함 57척을 격침시켰다고 큰소리치면서 이 공격으로 "적은 두 번 다시 일어날 수 없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떠벌렸다. 하지만 실제로 일찌기 없었던 희생을 치렀던 이날 특공작전에서 일본은 주요한 목표물을 하나도 공략하지 못했던 것이다. 6일 새벽 2시, 세또내해 서쪽인 도꾸야마의 해군 연료 보급기지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당직사관은 연합함대 사령부에서 걸려 온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깼다. 도꾸야마 가지는 일본해군 최대의 연료저장시설이었는데 야마토함을 비롯한 해상특공대가 얼마 후 도꾸야마에 닿을 것이니 오끼나와까지 가는 편도항해에 필요한 연료만 공급해 주라는 지시였다. 지쳐 빠져서 텁수룩하니 수염도 깎지 않은 채로 있던 도꾸야마기지의 참모들은  이 연락에 상을 찌푸렸다. 경계가 삼엄한 이 정박지에는 거대한 오일탱크가 즐비하지만 지금 보유하고 있는 중유는 겨우 1만 5000t밖에 안 되었다. 그런데 오끼나와를 공략중인 미국 함대는 하루에 1만 5000t이 넘는 연료를 소미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도꾜의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책상물림의 제독들은 오끼나와 방위라는 가망도 없는 작전에 귀중한 연료와 군함을 낭비해 버리려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특공함대에게 싸울 기회를 갖도록 보살펴 주는 것이 도꾸야마기지의 할 도리였다. 그래서 "비장의 예비 연료"를 빼내기로 했다. 텅빈 유조탱크라 하더라도 빨아 올리는 펌프의 주둥이가 닿지 않는 맨 밑바닥에는 200t 가량의 기름이 깔려 있기 마련이었다. 펌프는 닿지 않더라도 사람이 탱크 바닥으로 내려가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손으로 퍼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할 경우 연합함대사령부의 지령에 책임회피를 하면서 충분히 연료를 긁어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연합함대 사령부의 허를 지르는 이 작업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양의 연료를 긁어모을 수 있었다. 명령은 해상특공대의 전체 함정에 2000t의 연료만 주유해 주라고 지시하고 있었다.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고소의 기동작전은 간신히 해낼 수 있지만 기지까지 귀환하기에는 부족한 양이었다. 도꾸야마 연료보급기지는 이 명령을 무시해 가면서 특공함대에 8000t에 가까운 연료를 보급해 주었다. 야마토의 노무라부함장도 이 비밀을 알고 있었지만 도꾜의 관료적인 높으신 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실제 수령량과는 크게 차이 나는  연료보급 청구서에 기꺼이 서명했다. 한편 부함장의 부관인 당직사관(갑판사관)은 팔목시계를 자주 힐끗힐끗 눈여겨 보고 있었다. 우편물을 실어 나르는 연락정이 아침 10시에 육지로 떠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부함장이 앞서 함내방송을 통해 그 사실을 함내에 알렸었다. 요시다 미쯔루소위는 양친 앞으로 보낼 슬픈 유서를 썼다. "제가 쓰던 물건은 모두 처분해 주십시오. 두 분께서는 어떤 경우에도 더욱 더 꿋꿋하게 살아가세요. 그것만을 기원합니다." 야하기의 하라함장은 이렇게 썼다. "나는 우리 함대에 오직 한 척 남은 순양함의 함장으로서 출동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내가 행복한 마음으로 출동한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이런 나를 자랑스럽게 여겨 주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하라함장의 유서는 간신히 연락정의 출발에 댈 수 있었다. 얼마 후, 공습경보가 울리고 각 함정의 모든 승무원은 뛰어서 전투위치로 돌아갔다. 그러나 경보는 곧 해제됐다. B29기 한대가 고공 정찰을 하면서 날아갈 뿐이었다. 항공사진 촬영용의 카메라를 장비한 B29의 기수를  구레에서 동족으로 돌리고 비행하던 프랭크 W. 셰이브대위는 이때 야마토를 중심으로 한 공격부대를 발견했다. 기지로 돌아온 대위에게 지휘관은 "훌륭한 정찰이었네."하고 칭찬했다. 바야흐로 복수심에 불타는 미국은 응징의 철퇴를 내리치려하고 있었고, 물 위에 떠 있는 국화송이가 한 잎 두 잎 차례로 찢길 운명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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