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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줄라 아민 암살의 엄청난 파급력

탈레반잡는무자헤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19 21: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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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가을, 소련의 실권자들인 정치국원들은 특별히 미묘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모였었다. 아프가니스탄의 당시 대통령 하피줄라 아민을 암살하고 소련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괴뢰로 대체해야 할 것인지가 의제였다. KGB 의장 안드로포프의 부하들이 계획하고 안드로포프가 승인한 그 계획을 검토한 끝에 정치국은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로 결정했다.


KGB는 충분한 자질을 갖춘 장교 미하일 탈레보프 중령을 암살자로 택했다. 탈레보프는 위장한 KGB 장교들과 첩자들을 외국에 불법으로 침투시키는 업무를 담당한 KGB S국의 일원으로 비밀활동에 고도로 정통함은 물론 위험한 임무에도 익숙했다. 이란과 접경한 소련 아제르바이잔의 이슬람교도들 틈에서 자란 그는 여느 아프가니스탄인 못지 않게 페르시아어를 잘했다. 그리고 KGB가 날조한 신분증을 가지고 아프가니스탄인 행세를 하며 카불에서 몇 년동안 산 적도 있었다.

탈레보프는 아프가니스탄인 요리사로 위장하여 1979년 10월 말-11월 초에 아프가니스탄에 침투해 들어갔다. 그리고 카불에 있는 KGB 조직망의 사전공작에 따라 대통령궁의 요리사로 일자리를 얻어 궁전 주방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는 모스크바의 KGB 기술공작국이 아민 대통령 암살을 위해 특별히 조제한 무색무취의 독약을 언제나 몸에 지니고 있었다. 카불에 있는 지부에 보낸 그의 보고에 따르면 그는 적어도 두차례나 아민이 마실 과일즙에 독약을 넣었다.

그러나 KGB는 아민이 과일즙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가 얼마나 조심성 많고 교활한 사람인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아민은 언제나 독살을 두려워한 나머지 항상 여러개의 병에서 과일즙을 조금씩 따라 자기가 마실 잔을 채웠다. 이렇게 여러개의 병에서 조금씩 따라 혼합함으로써 그는 어느 한 병의 과일즙에 독약이 들어갔다 해도 독약이 치사량에 이르지 않게 했던 것이다. 탈레보프가 과일즙에 독약을 넣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방 요리사들을 조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아민은 죽기는 커녕 몸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았음이 분명했다.

탈레보프가 대통령을 독살하는 데 성공할지 의심을 품은 안드로포프와 정치국은 보다 강력한 행동을 지시했다. 1979년 12월 27일 밤, 바예레노프라는 한 소련군 대령의 지휘하에 스페츠나츠의 지원을 받는 KGB 암살단이 아프간 왕궁1을 기습했다. 2층 객실에서 아민을 발견한 그들은 같이 있던 아리따운 여인과 함께 그를 살해했다. 그러나 궁전 경비대가 얼마나 결사적으로 대항했던지 바예레노프 대령은 밖으로 달려나가 지원부대를 불러들일 수밖에 없었다.

소련 지도자들은 암살의 산 증인을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공격부대는 궁전 안에 단 한명의 생존자도 남기지 말라고 명령을 받았다. 때문에 어둠 속에서 그들은 자기네 대장을 아프간인으로 오인하고 쏘아 죽이기까지 했다.


마침내 소련 암살단은 궁전 내의 거의 모든 사람을 죽였다. 그러나 몇 명 안되는 생존자 가운데는 탈레보프 중령이 끼어 있었다. 아무도 그에게 습격을 알리지 않았고, 습격대원들에게도 그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그는 묘하게도 살육의 수라장에서 간신히 탈출했던 것이다.


출처: 존 배런, '오늘의 KGB: 크레믈린의 검은손', 동아출판사, 1991, p.20-21.



아민 대통령 자신은 당내 권력투쟁으로 집권한 만큼 항상 암살을 경계했고, 실제로도 여러 위기를 넘기며 암살에 잘 대처했습니다. 하지만 대놓고 소련이 왕궁을 급습하여 초토화시키는 상황까진 피하지 못했고,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그리고 이 암살사건으로 사실상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막이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전까지는 단순한 친소 정권 지원 수준으로 아프간에 손을 뻗쳤던 소련이 이제 본격적으로 군대를 동원해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였으니요. 물론 다들 알다시피 무자헤딘의 강경한 저항에 10여년간 놀아난 뼈아픈 패배로 역사에 기록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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