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그때 그 사람] 이×일·조×남·조용필과 넷이서①앱에서 작성

ㅁㅁㅁㅁ(182.230) 2021.07.06 06:23:20
조회 284 추천 5 댓글 1
														


신문기자로, 연예회사 최고경영자(CEO)로 꽤 오랜 세월 한국 연예계를 지켜보았다. 화려한 무대에 가려진 스타들의 환희와 눈물, 세상을 흔들었던 뉴스 뒤의 못다 쓴 이야기가 꽤 된다. 그중 이제는 말해도 될 것 같은 이야기를 추려볼까 한다. 숨기고 싶었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 그게 세월의 힘이다.

1980년대 중반쯤 일간스포츠 연예부 차장으로 일할 때다. 초여름의 늦은 오후였다. 기사 마감으로 한창 바쁜 시간에 책상 위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이주일인데요. 용필이, 영남이 불러 술 한잔합시다." 평소 이주일 스타일 그대로 거침없고 어눌한 말투였다. 서울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 나이트클럽에서 만나기로 했다.

당시 이들 공연료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시간당 단가가 무척 센 사람 셋이 하루 스케줄을 모두 펑크 내고 마시는 자리다. 그때까지 어떤 쇼도 이들이 한 무대에 출연한 쇼는 없었다.

리버사이드호텔 나이트클럽은 이주일 하춘화 나미 등을 전속한 삼호프로덕션의 최봉호 회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장안에서 제일 잘나가는 클럽이었다. 클럽에 들어서자 디스코 음악이 귀청을 때렸다. 입구까지 늘어선 손님으로 북적였다. 룸으로 안내됐다. 내가 제일 늦었다. 후래삼배(後來三杯). 술자리 법도에 따라 폭탄주 3잔을 거푸 마셨다. 술에 걸신이 든 사람처럼 모두들 마셔댔다. 시중을 드는 사람도 없었다. 남자 넷이서 부어라 마셔라 했다.

취기가 어느 정도 오르자 이주일이 일어섰다. 초등학생들이 다 따라했던 특유의 오리걸음으로 마이크가 있는 데로 나갔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폭소가 터졌다. '수지큐'를 부르고 스타킹 쇼를 하고 폭소는 이어졌다.

조영남은 한술 더 떴다. 나는 그의 자유인 기질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날은 특히 그랬다. 자신을 내려놓고 경계도 부끄러움도 없이 웃고 떠들고 노래했다. 천생 예인이었다. 시끄러운 '조영남쇼'에 알코올이 가미된 버전이라고 상상하면 되겠다.

잠시 막간을 가진 후에 이번엔 조용필이 마이크를 잡았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형제 떠난 부산항에.' 떠들썩하던 방 안이 갑자기 적막해졌다. 이주일도 조영남도 눈을 지그시 감은 채로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가왕'의 노래는 어느 때는 부산항 뱃고동 소리가 되었다가 어느 순간엔 대한해협의 파도로 변해 일행을 휘몰아쳤다.

깊어가는 여름밤 당대 최고 가객의 생목소리와 기타 연주를 바로 옆에서 들으며 한잔하는 기분이란. 그때 조용필이 다음 곡으로 '창밖의 여자'를 선곡했다(다음회에 계속).

[신대남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5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이슈 [디시人터뷰] 웃는 모습이 예쁜 누나, 아나운서 김나정 운영자 24/06/11 - -
4741 시청자청원 링크~ ㅁㅁㅁㅁ(182.230) 21.09.01 264 3
4737 kbs조용필편성요청하기 [6] ㅅㅎ(101.235) 21.08.29 408 2
4736 고 유영선님의 명복을 빕니다. [4] ㅇㅇ(115.137) 21.08.29 257 1
4735 갤주님 앨범은 언제쯤 나오나요 ㅠ [4] ㅇㅇ(211.33) 21.08.25 300 0
4733 호랑이선생님 -TV시대아이들 ㅇㅇ(115.137) 21.08.19 267 7
4731 추억소환 [8] ㅇㅇ(58.122) 21.08.13 373 19
4729 고독한 Runner~!! [5] ㅁㅁㅁㅁ(182.230) 21.08.10 309 21
4728 장르파괴자 =가왕 [2] ㅇㅇ(115.137) 21.08.09 298 26
4727 아듀88 공연 ㅇㅇ(115.137) 21.08.06 215 17
4726 1980년대 가요톱10 1위곡 모음 (1981-1989) 오오오(124.54) 21.08.05 161 0
4724 국위선양이니 역주행신화니 다 관심없다. [3] ㅇㅇ(14.63) 21.07.22 355 21
4723 그것이 알고 싶다 ... [2] ㅁㅁㅁㅁ(182.230) 21.07.20 265 1
4722 (그때그 사람) 2화이×일 조×남 조용필과 술 마셨다.술값은 누가 냈을까 [1] ㅁㅁㅁㅁ(182.230) 21.07.20 308 2
[그때 그 사람] 이×일·조×남·조용필과 넷이서① [1] ㅁㅁㅁㅁ(182.230) 21.07.06 284 5
4716 87년도 가요무대에서... [3] ㅁㅁㅁㅁ(182.230) 21.06.28 368 8
4715 1979년 4월(?)의 리사이틀... [4] ××××(182.230) 21.06.18 522 18
4712 진짜 갤에서 [11] ㅇㅇ(223.38) 21.06.16 512 8
4710 40분 부터~ㅎ [1] ××××(182.230) 21.06.14 338 17
4708 유행했던 노래 모음(1980-2020) [3] 오오오(112.156) 21.06.09 270 0
4705 15집 빠져봅니다 [4] ㅇㅇ(115.23) 21.06.03 284 2
4704 음악하지 않는 순간에는 그냥 숨만 쉬고 싶다!... [6] ××××(182.230) 21.06.02 331 17
4700 벚꽃엔딩이 조용필 노래인줄 알고있었음 [4] ㅇㅇ(58.124) 21.05.26 325 0
4699 지난주 그.알. [3] ㅇㅇ(125.176) 21.05.25 279 7
4695 당분간 보기 힘든 모습.youtube ㅇㅇ(69.169) 21.05.16 393 5
4693 아마 나는 [3] ㅇㅇ(223.38) 21.05.02 361 19
4692 지금 내 곁에 남은 건 바람소리 뿐 ㅇㅇ(115.23) 21.05.02 268 2
4691 -'반복 불가능한 일회성 사건'- [3] ××××(182.230) 21.05.01 351 25
4689 조용필의 모던록 세계 (쟁글팝, 기타팝) [1] ㅇㅇ(115.23) 21.04.26 445 4
4688 나도 몰라 [5] ㅇㅇ(115.23) 21.04.25 420 5
4687 40주년 라이브 음반 등 ㅇㅇ(115.23) 21.04.24 227 1
4682 서울서울서울 3가지 음원 ㅇㅇ(115.23) 21.04.11 323 6
4672 가왕님 새 앨범 언제 나올까? [1] ㅇㅇ(58.226) 21.04.05 277 7
4671 코로나로 인해 팬들의 마음이 울적합니다 ㅇㅇ(115.23) 21.03.31 258 7
4670 마블발 앨범 재발매되네요 [2] ㅇㅇ(115.23) 21.03.31 295 6
4667 나무위키 음방 1위 내용관련해서 수정함 [4] ㅇㅇ(58.226) 21.03.28 250 5
4665 다 봤겠지만... [4] ㅇㅇ(112.149) 21.03.26 283 7
4663 조용필의 가창력 [2] ㅇㅇ(115.23) 21.03.22 486 10
4662 생축 [1] ㅇㅇ(125.176) 21.03.21 221 18
4661 90 concert 재발매 심각합니다 ㅇㅇ(115.23) 21.03.14 259 5
4660 무료하던차에 대박발견 [2] ㅇㅇ(27.1) 21.03.11 373 4
4655 재발매 건의의 건 ㅇㅇ(115.23) 21.03.05 174 4
4654 콘서트 아직 예정없지? [6] ㅇㅇ(223.39) 21.02.28 347 1
4652 목마르게 [6] ㅇㅇ(106.101) 21.02.25 315 0
4647 드디어 소식이~ㅎ [13] ××××(182.230) 21.02.08 832 53
4646 최고의 그 겨울의 찻집 라이브 1993 [2] ㅇㅇ(211.63) 21.02.05 404 3
4645 조용필 음반 최고의 자켓 사진(개인 생각) [1] ㅇㅇ(211.63) 21.02.05 379 3
4642 판도라의 상자 일본어 버전 잇으신분 ㅠㅠ [5] ㅇㅇ(211.34) 21.01.31 229 0
4638 돌아와요 부산항에 조용필 더빙 BY AZ NHJO HYENNRO. [2] AZNHJOHYENNRO(221.149) 21.01.23 259 1
4636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제발 좀 그랬으면 좋겠네 ㅇㅇ(115.23) 21.01.20 384 6
4635 조용필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너무 특별한 버젼 ㅇㅇ(115.23) 21.01.20 275 5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