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 무릎에 눕혀놓고 머리 쓰다듬을 때 행복했어
니 머리통 진짜 작더라 귀여워
허리아프다고 금방 일어나서 멍때릴때 너 얼굴 눈코입 하나씩 쓰다듬었는데
작은 이마는 볼록하고 코는 오똑하고 입술도 귀엽더라
취해서는 뽀뽀해달라고 눈감고 입술 내밀고 있던 모습도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볼에 또 뽀뽀해줬었지

아아, 니가 사는 우도 보면서 니가 매일 보는 성산 제주 앞바다 벤치에 앉아 너와 잠시나마 꽁냥거리던게 그립다
어제일 기억나냐고 물었을때 니가 기억난다고 해서 어찌나 다행이던지
나 사실 그때 너무 좋았다고 수줍게 이야기 했던거 너는 기억할까

새벽 해수욕하고 네가 갓 씻고는 흰 티에 하늘색 파자마 갈아입고 다시 나와서 계속 머리 넘길때 내 위치에서는 니가 차은우보다 잘생겨보이더라. 옷에서 나는 비누냄새가 왜이렇게 향기롭던지.

나 매일밤 매일아침 매순간 널 생각해
나는 찐이었나봐 비록 한순간의 스침이었지만 너와의 뜨겁던 시간이 너무 좋았나봐
내 메마른 시간에 잠시나마 살아있음을 일깨워줘서 고마워

니 자기소개할때 자기 이름 어렵다고 처음에 이름 말할때 수줍어 했잖아. 아냐 ㅌㅎ아 니 이름 좋아. 언젠가 편하게 다시 만나고 싶다. 만날 수 없더라도 만나고 싶다. 2020년의 8월 내 생애 최초에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널 만날 수 있어 행복했어. 웃긴게 뭔지 알아? 사실 그때 너희 무리 처음 봤을때 넌 안중에도 없었고 니 친구가 좀더 멋져보였는데, 지금은 니 얼굴이 너무 보고싶어 미치겠단거야.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단단한 모습도, 도대체 얼마나 술 마신건지 어린나이에 벌써 술배나온것도 내눈엔 귀여워보였고, 단지 알콜중독처럼 코끝 빨개진건 위험해보였는데 내가 성산앞바다에서 읊조렸듯이 적당히 마셔. 건강했으면 좋겠어.

ㅌㅎ아 태풍오는데 잘지내?
야 나는 너때문에 새벽까지 못자고 눈물짓고 있어
나 다 잊을 때까지 조금만 더 널 그리워할게
잊지 못할 사람이 있다는건 좋은걸까?
같이 밤을 보냈다면 그때 우리 어떤 밤을 보냈을까
니 마음 아무것도 아니었단거 너무 잘 아는데
그래도 또 여행객들과 놀게되면 나라는 사람 한번 떠올려주라
너의 돌팔매질로 이렇게나 잔뜩 흔들려버린 누나가 있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