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장거리로 만났다 매일 매일 행복했음

1년반 장거리 하고, 장거리 끝나자마자 여자친구가 변하더라

날 안 사랑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엄청 거리두고 진짜 다른 사람 같더라

나보고 다시 멀리가라고 우스갯소리도 많이 하고, 나를 타인1으로 인식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내가 뭘 잘못했구나, 얼굴이 별로인가, 내가 너무 징징거리는 타입인가, 전남친한테 흔들리나 생각을 했다

근데 여자친구는 헤어지잔 소리도 안 하고, 시간 갖자고도 안 하고, 기념일 안 챙기거나, 웃음이 줄거나 하지도 않았음

단지 나와의 거리만 있는 듯 했다

그럴수록 난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계속 서운해하고 달라붙고

여자친구는 피곤해하고 부담스럽고 질려하는 연속같더라

나는 지금까지 모든 여자를 만나면서 절대 이런 성향이 아니었음

정말 자유롭게 놔두고 다 좋은 연애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이게 정상이 아닌 연애 같더라

지금 여자친구 만나곤 정말 많이 울고(2n년 살면서 운 횟수보다 여자친구 만나고 운 횟수가 100배는 더 많다..)

내 스스로도 징징거린다 생각들고 왜 이렇게 불안해하고 서운해하지? 싶더라

성격도 엄청 많이 바뀌었고 주변에서도 너 왜 이렇게 애가 이상해졌냐고 하더라

진짜 내가 무슨 정신병 걸렸나 수십번 수백번 생각함

난 이걸 사랑이라 생각했지, 너무 사랑해서 이러는건가? 진짜 내가 얘를 너무 좋아하나보다 이렇게..

그러다가 디시를 알게 됐고, 애착유형검사를 보게 됐다

보자마자 누가 대가리 한대 친 것 같더라

여자친구한테 물어봤다 알고 있냐고, 머뭇거리길래 이게 당황할 질문인가? 싶었지만 대답하기 싫어보여서 다른 화제로 말 돌렸다

그리고 그 날 밤에 전화와서 얘기하는데 아까 말한 거 말해주더라

공포회피라고 말하더라. 나도 그걸로 유추했음

개념글에 장기연애 하는 공회들은 장거리 하고 있을거란 부분이 공감되었고. 나도 단거리 되고 나서부터 사이의 이상함을 느꼈기도 했고.

여자친구랑 얘기하는 내내 존나 눈물나더라 여자친구가 안타깝기도 했고, 씨발 나도 불쌍하고ㅜㅜ

그동안 너무 막막했다 얘랑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얘는 뭔 생각일까? 얘는 날 사랑하는건가? 등등 수많은 질문들의 해답이 보이는 것 같았음

맹신하는 건 절대 아니고, 서로 잘하자 먼저 다가가자 이런 두루뭉술한 말보다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

솔직히 여자친구가 저렇게 행동하는 이유들도 모른 채 살아왔는데 그런 이유들을 보니 공감은 안 되어도, 생각의 매커니즘이 이해는 됐다

나도 사실 말로만 이해한다 사랑한다 한거지 머리속에선 이 친구의 행동에 계속 의문을 갖고 있었으니...

어제 밤에 전화로 7시간동안 얘기하고 내일 둘 다 연차내고 상담가기로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