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산 사람입니다. 농구 kt가 부산을 떠날 때는 인스타나 어디에서도 부산팬들에 대한 선수들의 감사글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 선수 말고는 부산에 대한 언급 조차 하지 않았죠. 물론 구단에서 입단속 한다고 그랬겠지만 정말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패륜 구단이었습니다. 당연하죠 이미 시장이 공석일 때부터 떠날 준비를 모두 마치고 보궐 선거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화를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라고 언플하며 떠난 팀이니까요.

그래도 kcc는 선수들이 이렇게 글을 남겨주고 감사 인사를 진심 어리게 전하는 것을 보니 전주 팬들은 참 좋은 팬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Kcc 선배 선수들도 이번 연고 이전에 안타까워 하는 걸 보면 전주 팬들은 정말 특별했겠지요. kt가 연고 이전할 때 이전 선수나 현장 선수, 감독 코치 등등 아무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은 걸 보면 우리 부산 팬들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혹은 부산이라는 곳은 그저 그들이 경기하러 들리는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마음이 편한 원정 정도로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참 분통이 터지기도 합니다.

이번 연고 이전, 마냥 환영하지는 않습니다. 수십년간 연고 이전 없이 한 지역에 뿌리 박으며 대한민국 대표 프로 스포츠로 자리잡은 야구를 볼 때면 수시로 연고가 바뀌는 농구가 참 바보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더욱이 이전에 두 차례 아픈 기억만 남았던 연고 이전의 상처에 이번 kcc의 부산 이전에도 의심을 거두기 힘들고 온전히 팬심을 심기 힘든 상황입니다. 또한 2년 전 겪었던 슬픔, 분노, 좌절, 배신감 등을 분명히 기억하기에 부산 연고 농구단의 기쁨보다는 전주 농구팬들의 상실감이 먼저 와닿을 뿐입니다.

Kcc 구단의 행동을 보아하니 조만간 인스타나 유튜브 등 모든 곳에 전주 팬들에 대한 죄송함과 감사함을 담은 글이나 영상을 게시할 듯 합니다. 이런 글이 순식간에 짧게 쓸만한 내용도 아니고 kcc 구단 내부에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겠지요. 아무튼 이번 전주시의 만행에 의해 본의치 않게 피해를 보게 된 전주 시민들께 위로의 말씀 올리며 긴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제가 kt에 그랬던 것처럼 kcc를 미치도록 미워하게 될 지, 혹은 kcc를 끝까지 사랑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특별한 전주 팬분들과 함께 응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