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by 흑백유화 heugbaegyu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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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음악, 작곡 채널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뜬금없는 일이나 별거 아닌 일, 그저 길가에 놓여져 있을 뿐인 사물들을 보고 영감을 얻거나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번 떠올린 생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머리에 맴돌며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결론을 내는 사유도 있지만, 대부분은 흐지부지하게 마무리됩니다. 마치 사유가 늪에 빠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흐릿해지는 것 같죠. 늪을 쳐다보면 흑백유화가 생각납니다. 우연한, 또는 의식적인 붓놀림으로 인해 생겨난 물감의 자취가 모이고 모여 작품을 이룹니다. 검은색 캔버스를 바탕으로 흩뿌려진 하이얀 기름덩어리들을 보면 공포, 불안, 무질서, 혼돈을 느낍니다. 검디 검은 세상에서 밝음이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색이 없는 색을 부여받지 못하면 배경과 동화되어 어둡고 짙은 까만 늪에 빠집니다.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하얀 길을 따라 걸어야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흑과 백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이 있어, 결국은 늪을 피하고자 했으나 제발로 침잠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세상사 절대적 선은 없고, 절대적 악은 없습니다. 모호하고 찝찝한 일들의 연속이죠. 사유에는 도덕적 기준이나 사회적 시선이 없습니다. 온전히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얕거나 깊은 사유를 하며 현실적 늪에 빠지는 자신과, 부정(不定)의 형태를 띄기에 애매모호하게 생각이 녹아내리는 개념적 늪에 빠지는, 사유 그 자체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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