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붕이 오랜만에 메탈 만들었다

azae · 2024.05.20 1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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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6a.bandcamp.com/album/sub-metallic

[앨범에 대해서]

고2 겨울방학 때 마지막으로 메탈 앨범 작업을 하고나서 나는 꽤 오랫동안 메탈을 만들지 않았었음. 그리고 사실 수능 보고나서도 이 EP를 작업하기 전까지는 아예 메탈을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음.

그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음.

첫번째로, 4월 말에 냈던 그 앨범부터는 내 음악에도 보컬이 도입되었기 때문임. 가뜩이나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 아닌데 메탈 창법까지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두번째로, 작곡을 하지 않았던 기간 동안 메탈에 대한 관심이 많이 식었음. 한창 메탈을 많이 듣고 만들 적에는 거의 소울보다 자주 들을 정도였는데 이젠 차라리 전음을 더 자주 듣는 듯함. 뭐 그렇지만 다시 만들려고 생각했을 때는 안 듣던 메탈 앨범 리스트를 꺼내야 했지.

여튼 여름 앨범이 6월쯤이나 나올 것 같아서 그 사이에 공백기도 채우고 더 다양한 보컬 스펙트럼도 보여줄 겸 메탈 EP를 기획하게 되었음. 앨범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선 여기까지인 것 같음.

상술했 듯이 보컬 파트에서 가장 큰 시도가 있었음.

난 내가 그로울링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진짜 생각도 못했었고 매번 노래방 가서 메탈 불러도 제대로 지르지를 못했는데 녹음하다 보니 그럴싸하게는 나왔음. 물론 기성 메탈 보컬들처럼 우렁찬 그로울링은 안 나왔기 때문에 음향 기술의 힘을 꽤 빌렸지만.

음악 성향 자체는 예전에 만들던 그 메탈 음악들이랑 거의 일치함. 기본적으로 익스트림을 바탕으로 한 퓨전•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고 볼 수 있겠음.

마지막으로 앨범 제목은 넘버 걸의 NUM-HEAVYMETALLIC의 영향을 받은 것임. 아무리 봐도 앨범의 음악 성향이 헤비 메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내 경우에는 메탈릭으로 했음.

앨범 전반에 대한 소개는 여기까지 하겠음.

[수록곡 소개]

1. Reload

얼터너티브 메탈은 아니지만 동명의 메탈리카 음반 제목이 생각나서 거기서 제목을 따왔음.

레퍼런스는 다소 뜬금 없겠지만 제네시스의 Anyway. 피아노 중심이고 중간에 터지는 부분이 있는 구성이 메탈에 적용해도 좋을 것 같아서 선정했음.

설명한대로 곡은 전반적으로 피아노 중심이고 지금까지 내가 만들었던 대부분의 메탈 곡들처럼 다소 심포닉한 스타일. 물론 보컬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시절의 인스트루멘탈 트랙들보다는 많이 간소화 되었지만.

이 곡은 두번째로 수록곡 중 제작되었기 때문에 최초로 그로울링을 시도한 곡은 아님. 그러나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시도가 이 곡에서 이루어졌음.

그 시도란 바로 조성이 있는 그로울링을 녹음하는 것. 아무래도 그로울링에다가 하나하나 음을 넣어서 녹음해야 되다보니까 음정을 많이 틀렸었음. 어느 정도였냐면 녹음물을 들어봤을 때 오히려 맞는 음을 찾는 게 더 빠른 수준. 어쩔 수 없이 일일히 멜로다인으로 수정했음. 사실 진짜로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으면 재녹음을 했어야 하겠지. 하지만 그로울링의 특성상 그런 식으로 될 때까지 무한 재녹음 하는 건 너무 무모한 짓이라고 생각함. 하여튼 훅 부분에서의 시도는 그렇게 되었음. 이외에는 사실 벌스 부분 보컬에 디스토션을 좀 걸었으면 더 괜찮았을까 싶기도 한데 최근에 너무 보컬 디스토션 사운드를 남용했기 때문에 자제했음.

기악 솔로는 바이올린과 기타가 있음.

2. Shoot Or Be Shot

제목은 아침에 MSN 뉴스 보는데 한 게임 광고에 이 문구가 있길래 따왔음. 뭔가 굉장히 메탈에 어울리는 문구라고 생각해서.

위의 곡은 심포닉 메탈이었고 사실 이 곡이 진짜 얼터너티브 메탈을 표방한 곡임. 나는 이 곡에서 트립 합과 익스트림 메탈의 결합을 보여주고자 했음. 그래서 인트로와 훅은 메탈, 두번째 벌스와 프리 코러스 부분은 트립 합으로 이루어져 있음.

트립 합스러운 보컬을 구사하려니까 또 그때 녹음 2달 걸린 곡 같은 현상이 발생해서 약간 PTSD를 느끼긴 했음. 저번에 그렇게 수십번 재녹음 해놓고도 정작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을 떠올리고는 그냥 한번만 재녹음 하고 둘 중 괜찮은 버전을 수록했음.

참고로 수록곡 중 제일 먼저 제작되었기 때문에 이 곡이 공식적으로 내가 처음 그로울링을 시도해본 곡임.

기악 솔로는 신스가 있음.

3. S.U.E.

이 곡도 따지고 보면 얼터너티브 메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여기서는 노이즈 락과 메탈의 결합을 의도했음. 어느 정도 강약조절이 있는 위 2곡이랑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세게 나가는 곡. 길이도 7분이 넘어가기 때문에 지금까지 만든 곡 중에 가장 긺.

레퍼런스는 신세이 카맛테쨩의 学校に行きたくない와 너바나의 Endless, Nameless였음. 카맛테쨩의 곡에서는 반복적인 가사와 절규하는 보컬을, 너바나의 곡에서는 기타 톤과 구성을 참고했음.

그 외에는 다소 미시적인 부분을 참고했지만 레퍼런스가 하나 더 있는데 스투지스의 Raw Power. 기타 솔로 부분을 참고했음.

상술했 듯이 이 곡에서의 보컬적 시도는 앞에서 해봤던 익스트림 메탈 창법들과는 다른 선상에 있음. 물론 결과물도 사실 그로울링과 다르게 그닥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고. 크러스트 펑크처럼 막 지르는 창법도 그 나름대로의 요령이 필요한가 봄.

기악 솔로는 일렉 기타가 있음.

이 EP에서도 제일 시끄러운 곡이니까 음량에 주의해주셈.

[소개를 마치며]

여름 테마의 앨범을 준비하면서 곁다리로 진행한 프로젝트지만 평생 못할 줄 알았던 익스트림 창법들을 시도해봤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었음. 개인적으로는.

그리고 3번 트랙을 그렇게 길게 만든 것도 나로서는 새로운 시도였음. 전에는 프로그레시브 락의 영향을 받았던 곡들도 보통 5분대고 길어야 6분 정도였으니까. 물론 7분 동안 어거지로 같은 거 계속 반복하는 곡이 아니니까 설명 보고 괜히 꺼려하지 않았으면 좋겠음.

메탈 장르라 전반적으로 마스터링이 이전에 낸 것들보다 크게 되어있음. 들을 때 볼륨에 주의해주길.

후기는 여기까지 하겠음.

매번 하는 멘트지만 이 글을 봐줘서, 이 앨범을 들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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