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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내가 어떻게 정교회를 믿게 되었느냐?앱에서 작성

교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17 19:08:43
조회 2995 추천 31 댓글 22
														

난 원래 고1 때 천주교에서 세례 받은 천주교 신자였다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알지 몰라도 아주 강경하고 보수적인 천주교 신자였지
당시에 한국인 정교도 한 명한테 동방열교도라고 했다가 서로 죽이니 살리니 하다 절교 했을 정도로 강경했고, 교황권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내가 정교회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주 우연한 계기였는데
<사막교부들의 금언집>이라는 책을 "교부? 개신교한테 반박할 거리가 있겠네" 하면서 샀었는데 당시에는 한 번 훑어보고 그냥 덮어뒀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냐하면 무슨 지붕을 고치다가 울면서 독방으로 들어가고, 죽음을 목전에 두고 울고 하는 등 내가 생각한 방향의 책과 달랐거든
그러다 그로부터 6개월~1년 정도 지났을 때 이미 갖고 있던 책들을 다 읽어서 책장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사막교부들의 금언집을 다시 읽었다
그런데 그때 읽은 금언집은 처음 읽은 때와 다르게 아주 풍요롭고 마르지 않는 샘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당시에 나는 천주교 프란치스코회(Cap.)에 입회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금언집을 읽은 이후로는 느끼게 된 바는 프란치스코회도 수도회인데 최초의 수도사들인 사막교부들의 영성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천주교 내의 여러 수도회(베네딕토회 포함)을 찾아봤으나 그 어디서도 사막교부들의 삶과 영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에 실망했었지
그러면서 혼자 사막교부들 하듯이 금식하고, 침묵하고 하면서 살다가 또 다시 우연한 기회에 이전에 절교한 정교도 친구가 줬던 <예수기도>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제서야 정교회 수도사들의 영성이 사막교부들의 영성과 같다는 걸 알게 되었고 정교회의 영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내가 당시에 천주교에 대한 신뢰, 그리고 교황권에 대한 믿음이 너무나도 강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약 4~5년 동안 영성적인 상태는 점점 정교회화 되면서도 머리로는 "정교회는 교황권에 따르지 않는 열교도들이다"라는 모순적인 상태가 지속되었지
그러면서도 정교회의 성인전을 보면서 그분들에게 중보를 청하거나, 아니면 정교회로 개종하는 예식 중 울면서 깨어나는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한국 정교회 채널을 보다가 암브로시오스 대주교가 삼성송(Trisagion)을 부르는 걸 들었는데 그때 암 대주교님의 삼성송에 너무나 감격 받아 "내가 저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 하는데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이방인이 된 느낌이다"라 느끼며 마포 성당에 갔는데 그때가 3년 전 용서주일이었다

가는 건 좋았는데 한 가지 문제는 당시에는 가서 예비신자 등록을 하면서도 "그래도 교황권이 옳아", "정교회가 영성적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신학적으로는 천주교가 맞아"라는 마음을 품고 갔었다
그래서 일부러 교리 선생님한테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기도 했었지
그런데 그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서 두 가지 변화가 생겼는데 첫째는 당시 교리 선생님이 내 질문에 너무나도 답변을 잘 해주셔서 정교회의 신학적 옳음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천주교에서 일단 나와 한 발자국 떨어져서 교황권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천주교는 초대교회 때 로마의 명예가 우선하는 것을 갖고 그걸 교묘하게 자기들 좋을대로 문헌이나 증거를 짜깁기 하고 과장하여 교황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이다
(천주교 내부에 있을 때는 전혀 의심하지도 않고 굳게 믿고 있던 것들이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볼 때 그제서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때부터 미련 없이, 그리고 굳은 마음으로 정교도가 되어 정교도로 죽기로 마음 먹었는데 그때가 정교회 성당에 출석한지 5개월 차였던 거 같다
그런데 얼마 지나자 우크라이나 열교 사건으로 인한 모스크바-콘스탄티노폴리스 정교회 분열 사건이 있었다
한국 정교회 성직자들과 주보에서는 러시아의 민족주의적인 행태가 낳은 것이고, 자기들이 무조건 옳고 고상하다는 식의 프로파간다가 있었는데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그걸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걸 찾아보니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총대주교가 자기기 정교 교회법을 어겨서 교황처럼 굴고 있는 것이었으면서 한국인들 특유의 반러시아 감정(나이 든 층에서는 반공감정 때문에, 젊은 계층에서는 러시아 국내 정치 등으로 인한)을 이용해 교묘하게 말을 포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2018년 말에 한국에 본토 러시아 정교회가 복고되었을 때 러시아 정교회로 출석하기 시작했고, 나는 복고된 러시아 정교회의 첫번째 입교자가 되었다 (내가 내 여자친구와 함께 여기서 최초로 견진성사를 받아 입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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