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갑자기 백일장 대회 한다길래
다 싫어하는 눈치여도 거의 다 하고싶어하는 눈치더라고
왜 그런 애들 있잖아, 싫다고는 해도 막상 하면 상 받으려고
존나 열심히 하는 애들, 물론 나는 그런 축이 아니라
진짜 잉여로 사는 앤데
그래도 우리반 애들은 진짜 열심히 적더라고
뭐라도 써서 내야겠다 안그럼 혼나겠다 싶길래
아이네 클라이네랑 레몬 가사을 써서 냈거든
주제를 골라 쓰는데 하나는 짝사랑이고 하나는 눈물이야
아이네 클라이네 짝사랑 레몬 눈물로 끼워 맞추고
가사 적어서 냈어
당연히 일본노래니까 선생님들도 모르드라고
개꿀 하고 내고 자는데
선생님이 내 자는 사이에 완전 칭찬을 했대
내가 선생인생 하면서 이렇게 쓴애 처음 본다
정말 대단한 친구다 가사 하나하나가 정말
표현력이 대단하다 이랬대
난 자서 몰랐지
차라리 그때 자백할걸
근데 일어나고 하루 뒤에 학교 가니까 선생님이 백일장 다
돌려주는데 내꺼가 없길래 뭐냐고 물으니까
상 후보로 갔다는 거야
똥줄이 타기 시작했지
아무리 일본 노래라도 가사치면 나오니까
그리고 상 타면 내용이 도서관에 걸리는데
우리학교 인원이 400명인데 요네즈 켄시 아는 애가
나밖에 없겠니
분명 누가 신고할게 보이니까 자백했어
쌤은 어이구 하고 알았다면서 정리 한 백일장 후보들
모아논 종이에서 내걸 빼서 줬는데 포스트잇에
최우수 이렇게 빨간 색으로 적혀 있는 거야 ,,,
아쉽긴 더럽게 아쉽더라
내가 지어낸 것도 아니지만 말야
근데 켄시가 쓴 가사가 최우수상 감이라는 게 좀 뿌듯
뭐 그래봤자 중학생 대상이니까 별 감흥이 없을라나
쨋든 그랬어
그 후 나는 학교 쌤들한테
백일장에 노래가사 쓴 엄청난 애?
그런 애로 알고 있더라
곧 앨범 나오는거 사고 싶다 돈 모을래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갤럼들 애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