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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릉전에 얽힌 촉 내부 정치적 공기놀이 정리. (물론 뇌내망상.)

eee(119.204) 2010.03.02 12:26:27
조회 6652 추천 15 댓글 16


   1. 유비 집단의 성격

   유비 집단에서 오래된 이들,
   즉 유관장, 간손미, 조운 등등은 기본적으로 좋게말하면 의협집단,
   나쁘게 말하면 탈퇴할때 손가락 하나 내놓고 나가는 깡패집단임.
   이런 종류의 카르텔에는 집단의 근간을 이루는 불문율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어떤 상황에도 신의를 배반하지 않는 것이고,
   하지만 그에 대한 보답은 반드시 해주는 것임.

   이미 황제 자리에 올라 새 국가의 체계 까지 갖춘 유비 집단에서,
   이런 집단의 옛 성격이 왜 중요한가.
   유비를 지금까지 따르고 이 즈음에는 군의 주력이 되어 있을
   수많은 유비의 부곡장들이, 바로 이러한 의협집단으로서의 유비 집단에
   충성을 바쳐왔을 것임. 그들의 롤모델은 관우, 아니면 장비였을 것이고,
   그 표층인 관우의 죽음에 유비가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남음이 있음.
   관우가 그렇게 죽어도 복수하지 않는데, 나라면?
   내가 위험에 빠지면 구원이나 해줄까? 이런 군주를 믿고 싸워도 되나?


   2. 촉 내부의 각 세력의 정치적 입장

   촉의 세력은 크게 세 갈래, 좀 더 세분하자면 여섯 갈래로 갈려짐.
   1) 장비로 대표 되는 의협 세력.
   1-1) 조운으로 대표 되는 의협 세력 내의 유비 부곡 세력.
   2) 제갈량으로 대표 되는 형주 세력.
   3) 이엄으로 대표 되는 익주 세력.
   3-1) 마초로 대표 되는 양주 세력.
   3-2) 법정으로 대표 되는 익주 아웃사이더.

   자, 여기에서 1)과 1-1)은 1에서 언급 했듯이,
   관우의 죽음에 굉장한 타격을 받았을 것임.

   2)는 유비 집단의 의협적인 속성은 처음부터 익스큐즈 된 상태에서
   유비를 따르기 시작한 집단이라서 1)의 분노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조비가 아니라 손권을 치는 것이 대의를 잃는 짓이란 것은 알지만,
   형주의 상실에서 가족과 친지를 잃어서 역시 분노하고 있거나,
   혹은 미축처럼 가족이나 친지가 항복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잃어서
   발언력이 약해져 있었을 것임.
   또한 이네들은 융중대와 남군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음.
   그래서 얘들은 짐짓 관우의 복수를 하고 형주를 되찾을 수 있다면,
   저질러버렸으면 하는 마음을 어딘가에 가지고 있었을 터임.

   3)은 이 일에 대해 가장 강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을 테지만,
   사실 발언권이 없는 거나 다름 없음.
   관우의 죽음으로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1),
   형주의 상실로 실제적인 피해를 입은 2)가 있는데,
   이네들이 나서서 \'그건 안 되지 말입니다.\'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정치적 영향력을 걸고 나서야 하는 일임.
   3-2)는 법정이 죽고 맹달이 항복하여 넋이라도 있고 없고 할때이고,
   3-1)은 곧 죽을 마초가 정말로 넋이라도 있고 없고 했을 것임-_-


   4. 전략적 인식.

   문제는 유비가 손권을 들이치면 이길 수 있느냐.
   사실 여기에 대한 답은 상당히 자명해 보였음.
   a) 적벽전-형주 쟁탈전 이후, 오는 빈땅에 깃발 꽂기 말곤 싸우기만 하면 졌음.
   b) 유비는 한중에서 조조의 주장들과 조조를 발랐음.
   c) 경험 있는 도독 여몽은 죽었음.
   d) 이미 익양대치 때, 유비는 손권을 압도하는 군세를 동원하여
      형남을 다시 찾아오고 남음이 있는 실력행사를 준비한 적이 있음.
   e) 황제에 오른 조비가 사랑과 우정의 이름으로 유비를 용서하지 않겠다며
      손권을 지원하러 올 가능성은 예나 지금이나 희박해 보임.
   f) 동오 촌놈 육손보다, 유비가 형주 지리에 대해서 배는 잘 알고 있음.
   g) 만이들도 유엘프를 만이 사랑함.
   h) 기타 등등등등...

   어디까지나 자명해 보였음.
   도박사가 있었다면 1.12 정도의 배당율이 나오고,
   유비나 장비 같이 일선에서 싸울 얘들은 30년 드립이 나올만한 싸움.


   5. 제갈량과 조운의 반대.

   3과 4를 종합해보면 뭔가 이상한게,
   그렇다면 제갈량과 조운은 왜 반대를 했는가.
   제갈량이나 조운은, 여러모로 봤을 때 소의는 대의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종류의 사람임.
   그렇기 때문에 이네들은 1)집단의 불만과, 2)집단의 정치적 불안은,
   대적을 조비로 돌리고, 골망골망하는 마초를 앞세워 양주를 때려잡아
   해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임.

   또한, 유비가 형주에서 압도적인 힘으로 육손을 때려잡는다고해도 문제가,
   그 형주가 융중대에서 얘기했던 그 형주는 아니란 말씀.
   서너번의 전란으로 너덜너덜해진 형주를 다시 기반으로 만들려면...
   한숨만 나올 일이지.
   그리고 또한 일이 이렇게 풀려버리면 다시는 손제리와의 연합전선은 이룰 수가 없고,
   결국 화근을 제거하려면 오까지 죽 때려잡아야함.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짓인 거지. 
   (물론 손제리의 배반 포텐셜은 계산에 넣지 말자고)

   마지막으로, 제갈량은 2)집단의 대표격이고,
   조운은 1-1)집단의 대표격임.
   이네들이 나서서 반대해주는 것은 3)집단에 대한 정치적 예의이고,
   3)집단이 하지 못하는 정치적 언사를 대신 해주는 성격도 있었지.
   그리고, 유비가 이런 정치적 이해를 못알아볼 사람이냐,
   웃기는 소리지. 오히려 유비는 이런 정치적 이해에 구역질을 느꼈을 거야.
   아, 제갈량, 조운 이 색휘 두녀석이 저렇게 말해서는 제 아랫것들 단속을 하고,
   나를 제들 나름대로 재단하려 드는 구나. 시발 나 황젠데.

   여기서 제갈량의 법정 드립을 다시 평가할 수도 있음.
   즉 법정의 물불 안 가리고 때려 잡는 성격만이 아니라,
   3-2)집단의 대표로써, 이 일에 대한 정치적 이해가 거의 없다시피한
   아웃사이더 법정이 나서서 설명했다면,
   오히려 제갈량이나 조운보다는 더 유비를 잘 설득했을 거란 거지.


   6. 장비 이 시발라마.

   만약, 장비가 그렇게 완강하게 나서지 않았다면,
   제갈량과 조운만으로 유비가 대강 돌아 섰을 가능성도 있었을 거야.
   장비만 없다면야, 제갈량과 조운의 영향력으로 틀어진 아랫것들을 충분히
   정돈하고 다시 엮어낼 수 있으니까.
   그런데, 유비에게 불행하게도, 장비는 정말로 완강했고,
   장비의 전력을 보건데 이 인간은 제 아랫것들에게는 두려움을 사고,
   다른 의협출신 부곡장들에게는 경외심을 사고 있었을 터임.
   제갈량과 조운이 얼마나 대단한들, 이런 장비의 정치적 영향력을 엎을 수는 없겠지.

   문제는 장비가 죽어버리는 바람에,
   유비는 이 장비의 망령을 그대로 뒤집어 쓰게 된 거지.
   이제는 제갈량과 조운이 말린다고 끝날 일이 아니고,
   정말로 국운을 걸고 한판 붙지 않으면
   아랫것들의 이탈을 통제할 수 없을 사안이 되어버렸을 것임.

   장비가 죽어버리면서, 어쨌든 모든 문제는 이미 사람 손을 떠나버렸음.
   더 이상 걷잡을래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버린 거지.


   7. 개전.

   그리고 이 모든 정치적, 정략적 이해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비는 육손 볍신이 절대로 안 기어 나올거라고 예상하고
   병력을 나무그늘 아래로 꼬나 집어넣고, 마량은 개그쇼 연출을 준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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