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충의 발길은 저절로 프릭업 스튜디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프릭업 스튜디오가 있어야 할 곳에는 커다란 돔만이 존재했다.

"프릭업 스튜디오? 어디 간거지?"

투충은 당황했다. 평소 자신의 집 다음으로 많이 방문했던 프릭업 스튜디오가 있어야 할 곳이 왠 돔으로 변해있던 것이었다.

"저기요! 여기 프릭업 스튜디오 어디 갔는지 아시나요?"

투충이 지나가는 사람을 무작정 잡고 물어봤다. 원래라면 프릭업 스튜디오가 대체 뭐냐고 별 이상한 놈 취급받고 무시당했을 투충에게 그 사람은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프릭업 스튜디오요? 그거 프릭업 돔으로 바뀐지 몇 년 됐어요.."

"프...프릭업 돔..?돔이라고요?"

"네. 여기 스타2 경기 때문에 맨날 붐비는데...스타2 안보시나봐요? 근데 프릭업 스튜디오 시절은 어떻게 아신담."

"아..."

투충이 멍한 표정으로 가만히 서있자 그 사람은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투충을 한번 응시한 후 제 갈길을 갔다.

한참 후 정신을 차린 투충은 확신했다. 이 곳은 자신이 살던 세계가 아니다! 이쯤되니 투충의 머리에는 또다른 의문이 새겨졌다. 그렇다면 이 곳은 대체 어디인가?
다른 차원인가? 아니면 내가 지금 무슨 실험을 당하고 있는 것인가?

이 의문의 답이 어떻든 이곳은 투충이 그토록 바라던 꿈의 세계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스투가 흥한 세계! 144명의 스투충들이 그토록 바라던 세상이 투충의 눈에 펼쳐진 것이었다! 투충은 이 곳에 대한 의문은 잠시 접어두고 당분간은 이 세계를 즐기기로 결심했다.







"아 씨발 맞다! 강의 들으러 가야되는데!!"

투충이 잠시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있었다. 투충은 학교로 미친듯이 달렸다.


"조투충. 자네가 왠일인가? 지각도 하고 말이야."

원래 세계에서 투충의 이름도 몰랐던 교수가 친근한 학생을 대하듯 투충을 대했다.

"아하...하..죄...죄송합니다."

"킥킥...투충이 왔다...수골선배가 오늘 투충이한테 강의 받는다고 좋아하던데..."

"투충이가 마스터니까 그럴만도 하지..."

"하...나도 마스터 달고 싶은데 만년 플래야..게임 수준..."

"네다잡..."

투충이 등장하자 강의실 여기저기서 투충과 스타2에 대한 이야기로 술렁였다.

'이 세계는 참 어메이징하구마'

강의가 끝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학생들이 찾아와 이것저것 질문을 해대는 것이었다.
투충은 생전 처음받는 관심에 패닉 상태에 빠졌다.

"얘들아 미안! 화장실이 급해서!"

투충이 황급히 화장실로 런했다.

'좆투가 흥해버리니 관심을 너무 많이 받는구만.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관심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겠지...'

앞으로 이런 관심들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투충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학교를 끝마치고 학교 정문 앞에서 수골선배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투충의 동급생 2명 또한 있었다.

"수골선배 이건 뭔 상황...."

"조투충 씹년아! 치사하게 수골 선배만 가르쳐줄거냐?"

"그래 그리고 두명이서 피방가면 뭔재미냐? 간김에 팀플도 같이 하자고."

이 둘은 원래 세계에서는 서로 이름만 알고 있는 존재다.
이름이 각각 황태란과 어락기였던가. 이름만 보면 프로 좆투충이었어야 알맞을 이들은 원래세계에선 극심한 롤독충들이었다.

"계속 같이 가자고 조르는데 어떡해"

수골이 멋쩍은듯 웃었다. 투충 일행은 더 말하지 않고 근처에 있는 PC방으로 향했다.

PC방에 도착한 투충은 한순간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PC방에 있는 사람들 전부가 스타2를 플레이하고 있었다. 래더를 돌리는 사람들....협동전을 플레이하는 커플들...아케이드를 플레이하는 급식충들....모두가 스타2에 빠져있었다.

"그래 투충아 일단 4대4 팀플 한판 땡길까?"

4대4 팀플...그게 이 세계에서는 정말 가능하다는 말인가?
투충은 PC방의 황홀경에 취할 새도 없이 늘 그래왔듯 자연스러운 손놀림으로 스타2를 접속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