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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 160216 유한 후기 (생각나는 장면 위주.. 개인느낌 위주)

ㅇㅇ(211.210) 2016.02.17 05:58:29
조회 1199 추천 54 댓글 16
														



한잔술


유빅은 한잔술 때 전체 공연장을 얼어붙게 만들 정도의 집중력과 연기를 보여줌. 술집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몇 대 맞고 앙리가 빅터를 의자에 앉힌 직후부터 시작된 연기가 백미. 비틀비틀거리면서 술취한 제스처를 취하고 자신의 실험에 대해 앙리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화를 버럭 내고 혼잣말을 하다가 테이블 위로 올라가서 추락하기까지. 복잡한 마음에서 한탄하는 마음으로, 이어 앙리에게 다른 저의가 있나 잠시 추긍하다 자괴감에 빠지고 자신을 포기하는 듯한 감정까지의 스펙트럼으로. 이것들이 고스란히 감지됨. 


뮤지컬은 보통 하나의 감정에 대해 하나의 노래로 표현하는 것이 많은지라 흐르는 사건을 포즈pause 시키고 그 순간의 감정에 대해서 장황하게 풀어놓는 경우가 많음.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한잔술에서 유빅이 보여준 감정의 스펙트럼은 적어도 네댓가지 감정이 일련의 연속으로 이어짐. 이 감정들의 집중력과 몰입감이 상당했고 짧은 시간 안에 혼란과 변화가 감지됨. 늘 하는 이야기지만 구멍이 많은 프랑켄 대본에 유빅이 만들어낸 디테일하고 압축적인 연기가 추가됨으로써 평면적인 대본이 입체적으로 그리고 복합적인 레이어로 바뀜. 극의 개연성이 높아지는 것도 당연. 


한편 한잔술 장면을 완성시키는 것은 유빅이 만드는 다양한 감정 변화를 순간적으로 캐치해 계속적인 리액션으로 받아주는 지앙의 테크닉. 지앙의 연기는 철저히 유빅의 대사에 연결되어 있는 피드백 같았음. 지앙은 유빅의 말과 그 감정을 따라가면서 대사를 뱉는 타이밍과 어조를 섬세하게 조절.


확실히 유한페어의 한잔술은 빅터와 앙리가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고 진정 이해하게 되는 장면처럼 보임. 빅터의 치부는 ‘초라한 이상주의자’일테고 앙리의 치부는 ‘부모도 형제도 없는’ 처지. 이 두 가지를 서로 고백하고 들어주는 장면이 한잔술.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지앙이 매우 노골적으로 유빅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 이 단계에서 유빅은 지앙을 동료로 대하지만 지앙은 유빅을 동료 그 이상으로 해석하는 것 같음. 그리고 이런 지앙의 연기톤은 이어 나오는 갑작스런 누명과 죽음에 설득력을 부여.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오늘 한잔술 장면에서 지앙이 술취해 휘청거리는 유빅을 '상당히' 안타까워했고, 유빅이 테이블 위에 올라가거나 비틀거릴 때 혹시 넘어질까봐 진심으로 노심초사하는 것 같았음. 그런데 나중에 보니 오늘 유빅이 실제로 허리가 아팠고 지앙이 이런 상황을 미리 알았기에 더욱 애틋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 아닌가 생각됨.  




너꿈속


한지상이 연기하는 지앙은, 빅터를 상사로 만나 친구로 그리고 마을에 따라와 더 가까운 사이로 발전해 결국에는 그를 위해 죽는, 어쩌면 지고지순하게 빅터에 점점 가까워지기만 하는 캐릭터. 달리 말해 지앙의 마음은 안과 밖이 동일하고 성격의 지향이 단순. 따라서 극 초반부터 빅터와의 거리를 서서히 순차적으로 좁히는 지앙의 테크닉은, 감옥씬에 이르러서는 이제 빅터를 위해 미련없이 죽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감정적 거리를 연출.   


반면 빅터는 한잔술 장면, 내가 살인자 넘버, 그리고 죽은 앙리의 목을 들고 부르는 생창 초반부에서 항상 두 가지 이상의 혼란스러운 자아를 동시에 연기. 빅터의 내면에서는 다양한 자아가 늘 싸우고 있으며 여러 가지 감정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표출. 그리고 유빅은 이런 우왕좌왕하는 내면을 상당히 설득력있게 그려내는 듯. 흥미로운 것은 너꿈속 장면에서 만큼은 빅터 내면의 복잡함은 사라지고 오직 나를 위해 죽는 앙리에 대해서'만' 슬퍼하는 것처럼 느껴짐. 이 장면에서는 지앙이 유빅을 완전히 설득해서 눈물을 쏟게 만들기 때문인듯. 유빅은 지앙의 연기에 이끌려 지앙의 자신에 대한 마음이 충성심이나 친구 그 이상이었다는 것을 어느정도 인지하는 듯.  




격투장씬 


2부 격투장씬은 유빅의 능수능란한 애드립과 적절한 음성 톤으로 리드됨. 이번에 느낀 점 중 하나는 격투장씬이 음악스타일에서뿐만 아니라 극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있어서도 1부와 너무 다르다는 것. 무엇보다 2부 격투장씬 초반은 주요 인물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느낄 수 있는 대화가 전혀 없음. 물론 에바와 쟈크가 대사를 주고받지만 이 대사들은 감정을 나누는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꽁트들. 


만약 3연이 성사된다면 2부에 괴물과 쟈크사이의 대화를 좀 더 넣는 것이 어떨까 싶음. 아무런 대사 없이 그저 쇠사슬에 묶여 표정만으로 연기를 한다는 것은 괴물 입장에서 상당히 난감할듯. 이때 괴물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그저 헐벗은 몸 뿐. 괴물의 몸만을 보여주는 연출을 이렇게 오래 지속하는 것이 좀 기이할때가 있음.


프랑켄 원작에서는 괴물이 말을 배우는 과정이 꽤 비중있게 나오지만 이 뮤지컬에서는 그렇지 않음. 겨우 "머릿속에서 말이 막 흘러나오는" 것으로 간단하게 처리됨. 그럴바에야 2부 초반에 괴물의 말문을 트여놓고 본격적으로 고문+폭행 장면에서 대사를 주고받으며 극을 진행하는 것이 더 ‘연극적’인 구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됨. 물론 이런 생각은 오늘 봤던 유빅과 지앙의 연기가 너무 좋았기에 연상된 것. 




지괴


그리고 늘 느끼는 거지만 이 작품은 배우에게 너무 많은 테크닉을 요하고 너무 많은 짐을 지움. 특히 난괴물 넘버는 혼자 나와 넓은 무대를 기어 다니며 오열하고 그 안에서 감정의 변화와 각성을 표현해야하는 너무도 고난이도의 장면. 어쩌면 동시대적 아방가르드 퍼포먼스의 1인 연기 이상으로 난해. 개인적으로 신인인 뉴괴가 이 장면을 어떻게 연기할지 준비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정말 아찔함. 얼마나 부담감이 컸을까. 오늘 지괴는 잘해주었던 듯. 중간중간 내는 동물 소리는 여전히 적응되지 않지만 이 장면을 자신의 방식으로 능숙하게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짐. 


지괴에게 인상적인 또 한가지는 커튼콜. 지괴는 커튼콜 때 늘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음. 적어도 내가 본 회차에서는. 지괴는 직전 극 안에서 연기했던 감정을 완전히 걷어내고 나오는 것처럼 느껴짐. 지괴가 커튼콜에서 보여주는 표정들은 지괴가 '몰입하기'(들어가기) 뿐 아니라 능숙하게 ‘나오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테크니션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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