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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도 특) 농노야 이게 무슨 짓이냐? (2)

하히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6.21 22:16:03
조회 14040 추천 110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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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죽음.


 다고베르트 경은 눈을 떴습니다. 정신을 잃은 후로 얼마나 시간이 흐른 것인지 알 수 없었죠. 몸에는 더 이상 힘이라고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없이 강둑에 쓰러져 있던 성배기사는 갑작스럽게 주변이 부산스러워진 것을 눈치 챕니다. 전투가 끝나고 그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색을 펼치고 있던 추종자 무리들이 마침내 그를 발견한 것이었죠.


 다고베르트 경을 소리 높여 도움을 요청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힘이 다한 목에서는 작은 소리하나 나오지 않았죠. 어느새 사방에서 소리치며 몰려든 순례자 무리들은 그의 몸을 발가벗기기 시작했습니다. 다고베르트 경은 이들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지 단숨에 깨달았습니다.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이 불쌍한 것들이 호수의 여인의 축복을 조금이라도 나눠가지고자 자신을 발가벗기고 있다는 것을요. 


 그의 모든 것들을 벗겨낸 순례자 무리가 잠시 흩어졌습니다. 최후의 힘을 짜낸 다고베르트 경은 간신히 가장 가까이에 있던 농노 하나에게 도움의 요청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거의 휘파람 소리에 가까울 정도로 작았기에, 바로 곁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은 농노만이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죠. 쭈뼛 쭈뼛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추종자를 바라보며, 다고베르트 경은 적지 않은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고베르트 경이 바랐던 구원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다가온 농노는 다고베르트 경의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였습니다. ‘위대한 기사님. 위대한 기사님. 당신께서는 호수의 여인께 선택받으셨으니, 죽어서도 우리의 영원한 신념이 되어주실 겁니다.’ 말을 마친 농노는 경악한 다고베르트 경의 머리를 물속에 조심스럽게 처박습니다. 


 다고베르트 경은 온 힘을 다해 물속에서 빠져나오고자 몸부림쳤으나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마침내 그의 명이 다하고, 성배기사는 희미해져가는 시야 속에 마침내 그가 바라마지 않던 안식이 찾아왔음을 깨닫고는 숨을 거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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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배유물.


 그날, 위대한 성자를 잃은 다고베르트 경의 추종자 무리는 비탄 속에 그의 시신과 유품들을 모아 성배유물을 만듭니다. 이것저것 끌어 모은 간이 제단 위에 위대한 기사의 유해가 조심스럽게 모셔졌고, 쓰러진 기사의 애마 실버메인의 사체도 거두어져 영원토록 그 주인과 함께할 수 있도록 모셔졌죠. 


 이후로도 성배 순례자 무리의 원정은 계속되었습니다. 다고베르트 경은 죽어서나마 그들과 언제나 함께해주셨기에, 다고베르트 경의 무리들은 가는 곳마다 그의 이름을 외치며 그들의 무구를 적들의 피로 물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숲 속에서 엄청난 규모의 고블린 군세가 쏟아져 나와 브레토니아를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다고베르트 경의 무리는 지체 없이 전장으로 향했죠. 그곳에서 그들은 브레토니아 군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는 거대한 아라크나록 여왕거미를 마주하게 됩니다. 거의 작은 언덕만한 어마어마한 크기에, 기사의 플레이트 갑주보다 두꺼운 키틴질 갑각으로 둘러싸인 거미여왕은 브레토니아 군진을 아주 휩쓸어버리고 있었죠. 두꺼운 갑각 앞에서는 브레토니아 궁수들의 빗발치는 화살도 소용이 없고, 기사들의 랜스조차 먹히지 않았습니다. 병사들은 겁에 질려 흩어지고 있었고, 숭배하는 거미여왕의 위용 앞에 고블린들은 신이 올라 난장을 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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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브레토니아 군세 전체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단 한 무리의 너절한 순례자들만이 당당히 자리를 지켰으니, 다름 아닌 그들의 숭배하는 성배기사와 함께하는 다고베르트 경의 무리였습니다. 


 광신적인 신념으로 무장한 너절한 무리들은 전열의 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히 앞으로 나서 고블린 군세에 맞섰습니다.(리더십 보너스 + 12), 어마어마한 크기로 전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아라크나록 거미여왕 앞에서도 그들의 대열은 굳건했죠.(심리면역)


 전투의 흥분으로 완전히 맛이 가버린 순례자 무리는 적진의 중심으로 파고들어 다른 적도 아니고 아라크나록 여왕거미를 향한 정신 나간 돌격을 감행했습니다. 여왕거미는 하찮다는 듯이 몰려드는 농노 떼를 바라보며 거대한 앞발을 사정없이 휘둘렀죠. 단숨에 수많은 순례자들이 목숨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다른 적들은 그녀를 보기만 해도 겁에 질려 주저앉고, 강대한 앞발에 얻어맞기만 해도 질질 짜면서 도망가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이 개미떼 같은 것들은 뭐죠? 아무리 앞발로 날려 보내고 날카로운 독니로 물어 죽여도 끝없이 몰려드는 겁니다! 아라크나록 여왕거미가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어느새 몰려든 성배 순례자 무리와 여왕거미의 거리는 너무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크게 당황한 여왕거미는 재빨리 적을 무너뜨릴 궁리를 하며 적진을 살폈죠. 그래! 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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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거미의 눈에 정신 나간 농노무리 한가운데 우뚝 서있는 기사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그것이 적의 대장이라 생각한 여왕거미는 치명적인 독을 잔뜩 머금은 아래턱을 크게 벌리고 단숨에 적을 덮쳤죠. 


 그것이 최악의 실수였습니다. 여왕거미가 잘 씹히지 않는 성배기사의 단단한 갑주를 우물대는 사이, 겁 대가리를 완전히 상실한 성배 순례자 무리는 환성을 지르며 여왕거미의 거대한 몸통 아래쪽으로 쏟아져 들어갑니다. 어미가 위기에 처한 것이 확실해지자, 여왕거미의 몸에 둥지를 틀고 있던 새끼거미들의 무수히 쏟아져 내렸습니다. 이제 농노들은 산채로 작은 거미 떼에게 물어뜯기며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거미여왕의 몸통 아래쪽은 갑작스럽게 고통에 가득 찬 비명소리와 무기를 휘두르는 격투의 소음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성배 순례자들을 막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온 몸을 물어 뜯겨 가면서도 농노들은 끝끝내 여왕거미의 배에 다닥다닥 들러붙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여왕거미가 갑작스런 격통에 몸부림칠 차례였죠. 농노들의 조잡한 무기들이 연약한 뱃가죽을 사정없이 파고들고, 미쳐 날뛰는 여왕거미 위에 올라타 있던 고블린들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습니다.  


 여왕거미는 살아남기 위해 온몸을 뒤틀며 저항했습니다만,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과 환성을 내지르는 성배 순례자 무리는 쉴 세 없이 그들의 녹슨 도끼, 날이 나간 단검, 부러진 칼자루를 쑤셔댔습니다. 마침내 힘이 다한 여왕거미가 어이없이 쓰러지자, 이제 전세는 단숨에 역전되었습니다. 숭배해마지않던 그들의 여신이 힘없이 쓰러지는 모습을 본 고블린들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했고, 전열을 재정비한 브레토니아군의 분노가 사정없이 휘몰아쳤습니다. 


 그렇게 다고베르트 경은 다시 한 번 브레토니아를 구원했습니다. 거대한 괴물거미의 사체 아래에서 온갖 오물을 뒤집어쓴 채 바득바득 기어 나온 순례자무리는 정성스럽게 성배기사의 유해를 다시 수습했고, 다고베르트 경의 재단은 다시금 성배유물의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오오 위대한 다고베르트 경! 오늘도 우리에게 승리를 주셨군요! 


 다고베르트 경의 무리는 또 다른 승리를 위해 행진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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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농노야 이게 무슨 짓이냐? 축복을 계승하는 중입니다 기사님!

2. 리더십 보너스와 심리면역 앞에서는 그 누구도 무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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