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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황룡의 휴가

해갤러(76.191) 2024.02.04 14:48:50
조회 2728 추천 110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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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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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와 다름없이 개쌍닝기미똥구릉내가 나는 톤요일!


마찬가지로 여느때와 다름없이 되살아난 황룡은 해병짜장매립실(기열들은 화장실이라 부른다) 3사로에 앉아 고민에 잠겨 있었다. 


그 고민이란 당연하게도 이 닝기리개좆같은 곳에서 나가고 싶다는 소망!


6794번의 톤요일이 지나고부터 황룡은 자신이 이 곳에 있던 날짜를 세는 것을 포기하였으나, 최소한 2년이 지났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똥게이 새끼들에게 "전역"이란 말을 해봐도, "새끼.. 기열!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임을 모르는가!"라는 대답과 함께 해병수육이 되기를 반복해왔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황룡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전역이 안된다면 휴가를 나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7469번의 톤요일이 지나는 동안 자신의 휴가는 쌓이고 쌓였을 터. 모르긴 몰라도 정기휴가만 계산해도 몇백 년쯤은 넘었을 것이다. 

물론 이 똥게이새끼들에게 휴가라는 개념이 있을지 없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최소한 그동안 전역을 신청함과 함께 해병수육이 되기를 반복해왔던 나날에서 조금의 변화라도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황룡은 미소지은 채 그대로 화가 난 마철두 해병님에게 해병 떡갈비가 되었다! 라이라이 차차차!


다시 되살아난 황룡은 진급 오버플로우가 너무나 누적된 나머지 이제는 훈병조차도 아닌, 훈단 입소 전 아쎄이의 수준이 되어 다시 머리가 자라나는 곽말풍을 만나 휴가증을 받았다. 

해병 미역이 자라나고 있다며 호들갑을 떠는 아쎄이들을 보며 이를 좋아해야 할지 떨떠름한 얼굴의 곽말풍과 가벼운 악수를 나누고, 황룡은 마지막 관문인 황근출 해병에게 찾아갔다. 


"새끼.. 기열!"


휴가증을 보자마자 호랑이같이 소리를 지르는 황근출의 모습에, 황룡은 이번에도 해병 수육이 되겠거니 하며 모든 희망을 버렸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이는 언제나 자신을 해병의 수준에 맞게 갈고 닦아야 함을 뜻한다는 모르는가! 황룡!"


이번엔 어디서 되살아날지를 생각하고 있던 황룡에게 이어지는 황근출의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휴가 또한 군인의 당연한 권리! 휴가를 자진 반납하고 자신을 단련하지 않는 네놈에게는 화가 나지만, 군인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찐빠라 부를 수는 없을 터이다!"


황룡은 귀를 의심했다. 죽었다 살아나기를 너무나 반복한 나머지 자신의 청력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이 똥게이새끼. 대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나가도 된다는 말 맞지? 휴가기간동안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고?"


"당연한 것을 묻는가! 황룡! 다만 늦지 않게 복귀하도록 해라!"


"아니.. 너 내 휴가증 제대로 본 거 맞아? 휴가일수만 몇백년이 넘어가는데 무슨 복귀를.. 너 이새끼 여기 숫자 제대로 읽은거 맞아? 내일 되자마자 그 개좆같은 봉고차 끌고와서 휴가 끝났으니까 데려가려고 하는 거 아니지?"


감히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는 찐빠를 내는 황룡을 가볍게 해병수육으로 만든 황근출은 전우애 단련을 위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라.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며, 해병은 약속을 지킨다. 약속대로 휴가기간동안 너를 건드리지 않겠다. 그러나 명심해라 황룡! 휴가가 끝났음에도 복귀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너를 데리러 갈 테니!"


멀어져가는 황근출의 모습을 보며, 황룡은 그저 머리만 긁적일 뿐이었다. 


"저 똥게이새끼가 해병짜장을 잘못 먹었나.. 왜 저러지?"


아무튼 잘 된 일이었다. 황룡은 냅다 뒤돌아 개좆같은닝기미썅구릉내가 나는 해병성채를 빠져나왔다. 

마침내 사회의 공기, 깨끗한 공기, 자유의 공기를 맡으며 가볍게 걸어가는 황룡은, 마음 한구석의 찝찝함을 너무 오랜만에 해병대 밖으로 나온 탓이라며 애써 억눌렀다. 


그의 뒤로 고양이 울음소리가 길게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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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로 돌아온 황룡은 다시 의대로 복학했다. 

자신이 해병대에서 보낸 나날이 이곳에서는 고작 2년조차 안 된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왔으나, 이 정도는 황룡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아직 학적이 유지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되뇌이며 황룡은 어색한 군필 복학생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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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씨발. 이런 똥게이 새끼들."

늦은 저녁 공중화장실에서 대놓고 허리를 움직여대는 두 남자를 보고 황룡이 내뱉은 말이었다. 


사실 황룡에게 대학 복학을 포함한 지난 수 년간의 세월은 처절한 적응기 그 자체였다. 

자신이 아무리 해병대 내에서 유일한 상식인이었다고 하지만, 그들을 보며 내뱉던 말버릇까지 사회인의 관점에서 "상식"적인 것은 아니었다. 

조별과제를 하며 나타나지 않은 동기에게 해병대에 있을 때처럼 핀잔을 줬더니, 어느새 자신이 몹쓸 놈이 되어있었다. 

찝찝한 마음속을 무시하며 황룡은 생각했다. 말 한마디 했다가 해병 수육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그러나 그의 찝찝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을 시작했을 때, 황룡은 참아보려 했다. 

그러나 그들이 내는 찐빠는 참아보려 해도, 그를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에는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었다. 

하다못해 그 똥게이 새끼들도 자신이 맡은 과업은 확실히 책임지고 끝내려 했다. 

물론 찐빠를 냈을 때에는 영문 모를 해병 수육이 한가득 쌓이긴 했지만. 

그러나 이들은 자신이 찐빠를 내면서도 그 책임은 하급자들에게 전가했다.


그 날, 황룡은 대판 싸운 끝에 담당의에게 불려가서 사회성이 없다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 담당의 또한, 이 일이 커지면 본인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황룡만 따로 불러다가 주의를 준 것에 그친 것이리라. 

황룡은 계속해서 찝찝함을 느꼈다. 


마침내, 공중화장실에서 남자들에게 내뱉은 말로 성인지감수성성소수자특별보호법으로 인해 유치창에 들어갔을 때, 황룡은 생각했다. 그동안 해병대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그들만 미친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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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류에서 풀려난 날, 황룡은 정처없이 포항 시내를 걸었다. 지나치는 사람들은 아무도 그에게 관심이 없는 듯 했다. 내가 지금 당장 사라저도 그들은 신경쓰지 않겠지. 황룡은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이, 사회가, 도시가, 그들의 무관심이 황룡에게는 큰 벽으로 다가왔다. 


저 멀리서 개씹썅똥구릉내가 났다. 기가 막힌 악취에 황룡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기묘하게도 방금 전보다 답답함이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해병성채의 정문에는 황근출 해병이 서 있었다.  


"새끼.. 기합! 조기 복귀를 위해 돌아온 것이가! 황룡!"


"아니야 이 똥게이 새끼야. 조기 복귀라니, 미쳤냐? 여기로 다시는 안 돌아올 꺼라고."


"새끼.. 기열! 자신의 진심에 귀를 기울여라! 해병대로 복귀하기 싫었다면, 왜 여기에 서 있나!"


그 말대로였다. 황룡은 말문이 막혔다. 

할 말이야 얼마든지 많았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니 여기에 와 있었다 등. 

그러나 황룡은 왜인지 그렇게 말할 수가 없었다. 대신에 그는 다른 말을 꺼냈다.


"야 황근출. 내가 나가보니까 말이야..."


황근출 해병은 팔짱을 낀 채 묵묵히 황룡을 바라보았다.


"나는 너네가 진짜 개미친 똥게이새끼들인줄 알았거든? 그런데 더한 놈들도 있더라. 아, 너네가 똥게이새끼들이 아니라는 건 아니고. 그런데, 더한 놈들도 있더라..."


"새끼.. 기열!"


황근출 해병이 중얼거리는 황룡에게 호랑이와 같이 소리쳤다.


"잠시 해병대에서 떠나 있었다고 생각마저 흘러빠진 것이냐! 

잘 들어라. 희망이란 것은 네 앞마당에 흩어진 돌조각들과 같은 것이다. 그대로 놓아두면 지나갈 때마다 걸려 넘어지기나 하겠지. 

그러나 잘 모아서 세우면 훌륭한 벽이 될 수도 있음이다. 

하지만 흘러빠진 민간인들은 그 돌조각들을 모조리 치워버리고는, '난 어른이니까', '세상의 무서움을 아니까'등의 기열스러운 소리만 늘어놓는 것이다! 

너는 돌담을 만들려는 시도는 해봤더냐, 황룡!"


황룡은 몽키스패너에 한 대 얻어맞은 얼굴로 한참을 황근출 앞에 서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황룡의 입에서는 허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똥게이 새끼들, 어쩐지 안보이던 돌담이 생겼다 싶더라니. 설마 그 이유가 이거 때문이었냐?"


황근출 해병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쎄이들마다 받아들이는 방법은 다른 법이지! 그러나 그들은 적어도 시도하고 있다. 너는 어떻나, 황룡!"


황룡은 대답 없이 몸을 돌려 걸어나갔다. 올 때와 다름없이 터덜터덜. 

그러나 뭔가 달라 보이는 것은, 그의 마음 속 변화 때문일까.

걸어가는 황룡의 등 뒤로 황근출 해병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억해라 황룡!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임을, 그리고 해병은 약속을 지킴을! 휴가가 끝나는 날 내가 너를 데리러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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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 그를 알던 사람들은 모두가 입을 모아 사람이 뭔가 변한 것 같다고 수군거렸다. 

무엇이 변했냐고 하면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분명히 변한 것 같은. 

이를테면 마음가짐 같은 것이. 


그에 끌린 것일까, 황룡은 좋은 여성과 교제하기 시작했다. 

한 여름날 황룡은 그녀에게 청혼하며,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이 흘러 황룡은 결혼했고 아이를 낳았다. 부부는 행복했지만 아이의 이름을 정할 때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부인은 아이의 이름에 "근"자를 넣고 싶었으나 황룡은 딱 잘라 거절했다. 

글자 자체에서 소아성애 및 돼지육수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황룡이 자신의 의견에 그토록 단호하게 반대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기에 부인도 동의했다. 

그 뒤에 그럼 "출"자는 어떻냐는 물음에 황룡이 잠시 공황상태에 빠지는 앙증맞은 찐빠를 일으키는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시간은 다시 흘러 부인이 황룡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부인은 유언으로 황룡에게 자신은 평생 행복했다는 말을 남겼다.

'해병은 약속을 지키니까.'

황룡의 속삭임은 그녀만이 들을 수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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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의 장례식날이었다. 

엄격하지만 자상한 아버지였다. 

특히 자신의 잘못은 자신이 책임저야 한다는 가훈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아들의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그의 아들은 상주를 맡으며 아버지의 유품인 나무 상자와 함께 그 상자를 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아들아, 너도 알다시피 내게 남은 날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네 어머니도 없는 마당에 더 오래 살아봐야 뭐 하겠니."


그 말과 함께 황룡은 아들에게 작은 나무상자를 건냈다. 


"이게 뭡니까, 아버지?"


"글쎄. 뭐라고 불러야 하나. 젊은 날의 기억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 말을 하는 황룡의 얼굴은 쓸쓸하면서도 또 꼭 그런 것 같지만은 않은, 묘한 얼굴이었다.


"지금까지 이 상자를 꺼내본 적이 없었지. 집 안 깊숙한 곳에 보관해놓은 이후로 단 한번도 꺼내본적이 없었어. 왜였을까. 떠올리기도 싫어서였을까, 아니면..."


그렇게 중얼거리는 황룡은 딱히 대답을 바란 것 같지는 않았기에, 아들은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아니, 이제는 말할 수 있겠지."


말하기 시작하면.


"내가 이걸 한번도 꺼내지 않은 이유는 아무에게도 말하기 싫어서였다."


그리워지니까.


"그리운 기억이라면, 이렇게 불러야겠지."


추억, 이라고.


그 다음날 황룡은 자는 듯 세상을 떠났다. 


아들은 나무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붉은색 반바지, 아니.. 속옷과, 황룡이라는 이름이 수놓아진 빨간 명찰이 들어 있었다. 

이것들이 어떻게 아버지의 추억이라는 것이지? 아들이 의문을 품은 순간, 장례식장에 개씹썅니미똥구릉내가 풍겨왔다.

화들짝 놀라 입구를 바라본 아들의 눈에 보인 것은 아버지의 유품 상자에 들어있던 것과 똑같은 속옷을 입은 채, 정확히는 속옷만 입은 채 머리에 팔각모를 쓰고 들어오는 우람한 덩치의 사내들이었다. 

그 중 맨 앞에 서 있는, 개중 가장 커다랗고 위압찬 체구의 사내는 아들이 그의 얼굴을 보고 있음에도 왜인지 인지할 수가 없었다. 

마치 얼굴에 인위적으로 음영이라도 진 양.


길 건너 봉고차에서는 맨 앞의 사내와 똑같은 옷차림을 한(그것을 옷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사내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광경에 아들을 비롯한 조문객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무렵, 얼굴에 음영이 진 사내가 황룡의 관을 잠시 응시하더니 '아직 휴가가 끝나지 않았다!'라고 중얼거리며 다시 몸을 돌려 나갔다. 


아들이 눈을 감았다 뜨니, 그 사내들은 모두 사라져 있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 앞에 사내들이 우글거렸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허무맹랑하지만,

마치 이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동일한 꿈을 꾼 듯, 

혹은 어떤 존재가 시간을 통째로 훔쳐 간 듯. 

영문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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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은 생전 그의 유언대로 화장되어 납골당에 안치되었다. 아들은 그 앞에서 마지막으로 정리를 마치는 중이었다. 

갑자기 개씹썅똥구릉내가 들렸다. 헐레벌떡 밖으로 뛰쳐나간 아들은 장례식장 앞에 있었던 그 봉고차를 발견할 수 있었다. 

봉고차 옆에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 

그 역시 장례식장에 있었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모두의 앞에 서있던 그 사람이었다. 


아들은 그에게 당신은 누구냐고, 우리 아버지를 아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전우'였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는 한번도 자신의 군대 이야기를 안 하셨었지.


황근출 해병은 이내 황룡의 아들에게서 돌아서며 봉고차에 탑승했다. 

아들이 보기에는 많아야 8명밖에 타지 못할 것 같은 봉고차였으나, 

황근출이 문을 열었을 때 그 안에는 족히 몇천 명이 넘는 인원들이 탑승해 있었다.

아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봉고차는 납골당을 떠났고, 그곳에는 황근출 해병의 마지막 말만 남아 메아리쳤다.


"여기는 해병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곳이다. 그 어떤 공군도 이곳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다. 이는 해병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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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불사르던 해병대의 노여움도 잊혀지고


공군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한 해병이 폐허를 걷고 있었다. 


아니, 그 곳은 폐허를 넘어 숫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풍경이었다. 


날카로운 칼로 잘라낸 듯한, 잔해들이 무더기로 산더미처럼 쌓인 곳을 지나,

'공군 장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쾌흥태의 전신적화 요도술로도 시간을 끄는 것이 고작이었지.'


무언가 거대한 질량의 물체들이 충돌한, 끔찍한 흔적을 지나,

'공군 사단장... 그 이름대로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무모칠과 톤톤정, 그리고 그들의 오도봉고가 없었더라면.'


눈에 띄는 자국은 없지만, 무언가 으시시하고 오싹한 광장을 지나,

'공군 참모총장... 설마 아쎄이들의 정신에 직접 간섭할 수 있을 줄은. 박철곤이 꿈 속에서 버텨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해병은 마침내 건물 앞에 도착했다. 

외벽은 바스라지고 간신히 철제 골조들만 남아 그 형태를 지탱하고 있어 굉장히 위험한 상태였지만, 

해병은 아랑곳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미로 같은 내부를 지나 마침내 해병은 자신이 찾던 유골함 앞에 도달했다. 

기묘하게도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에 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이 공간에서, 그 유골함만은 새 것처럼 멀쩡했다. 


"약속대로, 그 어떤 공군도 여기까지 닿지는 못했다."


해병은 유골함을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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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성채의 연병장에는 모든 해병대원들이 집합해 있었다.

6974겹으로 둘러쳐진 돌담을 무너뜨리며 황근출 해병님이 복귀하시자, 

그리고 그 손에 들려있는 유골함을 보자 그들은 모두 우레와 같은 함성을 내질렀다. 


구름마저 갈라지고 대지가 진동하는 한가운데에서 황근출 해병님이 소리쳤다.


"새끼.. 기합! 휴가 복귀를 환영한다!"


그때가, 그곳이, 그들이, 추억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후 긴 시간이 지나 눈을 떴다.

그런데 자신이 아직 그 추억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표정은 어떨지.


"...이 똥게이 새끼들."


야옹. 어디선가 고양이 소리가 들려왔다. 


황근출은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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