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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관 5년 간의 소회 (길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62) 2020.11.16 22:53:59
조회 8159 추천 44 댓글 7

- 현재는 박봉에 기본 야근 10시, 격주 주6일 근무
현안 터지거나 국감시즌엔 사실상 18시간+대기상태니
일년에 4개월은 집에서 잠만자고 나간다 보면 됨.
나머지 8개월도 집에오면 인사 나누고 씻고 잠.
4급달고 과장 되면 바쁜건 좀 덜해지지만(15년~20년차)
4급부터 초과근무 수당이 없어지기 때문에
받는돈은 사무관보다 줄어드는 경우도 있음.

- 과천 시절엔 국가를 돌리는 자부심으로 사는 공무원이니 뭐니
으쌰으쌰 했었는데 세종시로 옮기면서 실국장들 적와대랑 국회 와리가리하느라 사무관 방치해서 실무능력이 예전 사무관들에 비하면 많이 부족함.
옛날처럼 사무관이 기안한거 실국장들의 빨간펜 선생님급 첨삭은 간데 없고(말 그대로 진짜 빨간펜으로 서류 첨삭 해주는 도제식 시스템이었음)
실국장이 내리는일 시다로 잡일만 함.
가르치면서 일하기엔 서울 왔다갔다 하느라 가르칠 시간이 없고 국회랑 적와대는 업무 재촉하고 지랄을 하나 본인이 해버리는게 낫기 때문.

- 고시 패스 사무관들 대다수는 서울출신이라 세종시가면 할거없고 인맥 끊겨서 적응 못하고 우울증 증상 보임.
여전히 주말부부도 많음. 주말만 되면 세종시 유령도시 돼서 상가도 거의 파리날림. 지은지 한참 지났는데도 한번도 입주한적이 없거나 임대 안된지가 한참 돼서 건물은 상한데가 없는데 임대 플랭카드는 누렇게 떴음.

- 여전히 에이스급들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고 똑같이 일해도 성과가 압도적이긴 한데 어차피 민주당이 정권잡고 원내 머릿수도 제일 많아져서(노무현땐 한나라당이 더 많았어서 견제 가능했음) 입법부가 행정부를 흔드는 형태가 됨. 옛날엔 행정관료권력 20년 대통령4년이란 공식(5년중 1년은 레임덕)이 있었는데 이젠 특정 부처의 특정 과실 빼곤 권력이 거의 없음. 참여연대>>기재부 예산실장 임. 논리고 효율이고 언론 등에 업고 감성 한스푼 넣어서 우기면 안되는 것도 다됨.

- 그렇다고 갑질이 되냐?
아는게 있고 뒤에서 밀어줘야 갑질을 하지
갑질할래도 보고서 달라면 함흥차사에
사업비 주면서 일시키면 하는 시늉만 하고 지랄좀 해볼래도
실국장 부재중이라 물어볼데도 없고
결국 교수나 대기업 연구소에 되려 돈주고 일좀 잘해달라 사정해야 됨. 돈주는 을이 돼버림.
물론 맘먹고 개박살 낼라 들면 묻어버릴수 있지만 공무원 사회에 만연한 복지부동 때문에 그렇게 강하게 나가는 공무원 드물고
재수없어서 국민신문고에 갑질로 신고라도 들어가면 감사원에서 감사나오고 그럼 진급은 요원한 일이 돼버림.

- 옛날엔 퇴직하고 낙하산이나 있었지
요샌 재취업 금지법때문에 공기업가서 한자리 하는것도 힘듬.
물론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여전히 많이 가긴 함.
어차피 공기업 장은 공무원 출신이나 정치인의 선심성 낙하산 자리임.
이건 돈으로 보상 가능한 사기업과는 다르기 때문에 영원히 없어질수 없는 관행임.
다만 이는 고위공무원단(3급 이상)중 일부만 가능하고 그 임기마저 끝나면 그냥 동네 노인이 돼버림.
판검사는 옷벗으면 변호사 자격증이 나와서 평생을 변호사로 살수 있는것과 극명한 차이임.
공무원은 전문직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성이 없음. 공무원은 2년마다 순환보직을 하기 때문에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될수 없음.
그냥 모든걸 얕고 넓게 아는 제네럴리스트가 됨.
이게 정치를 하는덴 강점이 되지만 정치인이 되는 공무원은 극소수임.
그래서 옷벗으면 마땅히 할수있는 일이 없음.
그나마 공무원의 희망이던 공무원 연금도 개혁 한답시고 건드려 놔서 퇴직하면 잘해야 한달에 190나옴.
한때는 호랑이처럼 군림했던 고위 공무원이 옷벗으면 뉴코아 아울렛에서 세일옷 사입는 초라한 동네 늙은이로 전락함.

- 한마디로 권한도 급여도 웰빙도 퇴직후도 전부 암울함.
그나마 원래는 사시에 밀리는 2부리그 였는데 이젠 사시가 사라지는 바람에 얼결에 1부 리그가 됨.
사실 덜풀린 사무관보다 괜찮은 직업은 의사나 김앤장 변호사 뿐임.
한때 그렇게 잘나가던 검사는 여전히 끗발이 살아있지만 상류층에선 기피하는 직업이자 사위감으로 전락함.
미래가 어둡기 때문. 잘풀린 사무관은 김앤장에서 잘풀리나 의사로서 잘풀리나 비교할거 없이 모두 대단함.
만물은 정점에 이르면 하나가 된다는 도교의 이론처럼 어차피 초엘리트들은 끼리끼리 돕고 삼.
물론 돈은 압도적으로 김앤장이나 의사가 많이 범.
그래서 가끔 눈알돌아서 비리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음. 얼마전 법원직 일반 공무원이 전자법정 관련 사업에서 300억대 비리 저지르는 바람에 구속됐지.
하물며 금융 부처나(모피아) 부동산 건설 부처(토건족)은 뭐.. 해먹을라 마음만 먹으면 천문학 적이지.
게다가 건설이야 눈에 보이고 워낙 검사들이 그쪽 비리에 바삭해서 자주 걸리지만 금융범죄는 법령도 복잡하고 유무죄 다투기가 어려워서 한동안은 잡기가 힘들었음.
요새야 중앙지검 금융수사부가 날린다 하지만 아직도 모피아는 살아있지.

- 아직도 대학 재학중 패스하고,
주변에 공직 인프라 빵빵한 집안 출신에 처가에 돈이 넉넉하다면 이보다 좋은직업은 드문게 사실임.
근데 평범한 중산층 출신에 와이프 직업 변변찮거나 혹여 전업이기라도 한다면 평생을 서민과 중산층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살게 될거임

- 물론 군필 초임 사무관 세금 떼고 한달에 350~400은 받음.
이정도면 괜찮다 할사람 있을지 모름.
근데 행시는 고시임.
이젠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비슷한 노력을 들이는 사시는 자격증도 나오고 본인 선택(엄연히는 노력여하)에 따라 돈과 권력중 택일하거나 언제든 선택을 바꿀수 있지만
행시 공무원은 불투명한 미래+박봉+평생 시골생활+지옥같은 근무강도 가 확정임.
초근 67시간 풀로 찍고도 초근 시간이 넘어가서 돈못받고 무상으로 일할때가 훨씬 많고
그나마도 4급 서기관 승진하면 초과근무 대상자 제외돼서 초과근무 수당 없어짐.
본봉 제외 무상으로 일해주는거임. 직장인이 열심히 일하면 그에 맞는 급여와 때에 맞는 승진으로 보상이 주어져야 신나서 일하는데 그게 안돼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음.
그렇다고 일이 술술 풀리는것도 아니고 뻑하면 국회에서 감놔라 배놔라 국정감사 한답시고 호통치고.
그나마 옛날엔 전문직 와이프 혹은 재력가 집안과 결혼을 많이 했는데 세종으로 내려가니 그것마저 힘들어짐.
그래도 여전히 지역 유지나 충남쪽 의약사들과 결혼 많이 함.


- 마지막으로 장점을 말해봄. 일개 대기업 사원이나 석박출신 연구원으론 만나기 힘든 사회 고위층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할수있단 점임.
서울 내 메이저급 대학교(서성한 레벨)학과장 카운터 파트로 새파란 30대 사무관이 나옴.
이런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많은걸 배울수 있음.
상대방도 내가 국가의 고위 공무원이란걸 알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존중하고. 이런 인맥을 잘 이용하고 인간관계를 원만히 쌓아서 사기업 대관부처에 임원급으로 이직 하는 경우도 있고,
정치판과 가장 밀접한게 행정부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치인으로 변신도 많은데 국회의원보단 지자체장(도지사, 광역시장부터 시군구청장 까지)에서 압도적 승률을 보여주지.
또 대기업 기획전략실 근무자를 제외하곤 최고급 정보에 가장 근접함.
아무리 해당 부처 내 일부만 아는 기밀 정보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알아낼수 있음.
정부주도사업 같은 경우는 당연히 정보의 진원지 이니 대기업에 정보를 주는 입장이고. 모임 자리에서 고시 패스했다 하면 똑똑한 사람으로 인정해준다.
이게 상류층으로 갈수록 의외로 중요함.
사무관으로 나랏일 한다 그러면 보는눈이 달라짐. 물론 중산층 이하한텐 그냥 공무원으로 보임.
어차피 관가와 이해관계가 엮일일이 없기 때문.
사업을 크게 할수록 정책 하나에 사업이 휘청대는데 대다수 국가정책의 기안자는 사무관이다.
물론 위에도 서술했듯 이젠 실국장이 다 처리해 버리는 일이 많지만 어쨌거나 사무관이 열심히 배울라 들고 본인이 할라 들면 실국장도 대견해서 가르쳐줌.
그게 사무관 권력의 핵이고 알파이자 오메가임.
정치적으로 전국민의 관심이 쏠려있거나 하는 일이 아니고는 사무관이 자기 의견대로 처리한다 보면 됨.
사무관 말년엔 국비로 외국으로 유학을 갈수 있다.
보통 2~5년을 보내주는데 유학시 대접이 매우 좋고 명문 대학/대학원에 입학이 무척 쉬운 편이다.
나라가 보장하는 인재이기 때문. 미국, 영국등 선진국이라도 해당 국가의 고위공무원과 인적 커넥션을 만들거나 동문이 된다면 득이 되면 득이 됐지 나쁠게 없기 때문.
작금의 대한민국이 좆되가는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엄연히 oecd가입국가고 g20가입국인 선진국임.
사실 굳이 대한민국이 아니라 남아공 고위공무원 이라 해도 외국에선 대접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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