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주제에 발정나서 구애송을 부르고 목춤을 추는 4차원 사랑앵무 율이 2살

요즘 똥에 맛을 들였습니다. 열심히 똥을 주워먹습니다.

칼슘이 모자라면 그런다고 하더군요.

칼슘 먹으라고 보레가루를 가져다 놔도 먹지는 않고색깔이 비슷하니 거기에 똥을 쌉니다.

칼슘 먹으라고 오징어뼈를 가져다 놔도 역시나 먹지도 않고 색깔도 다른데도 거기에 똥을 쌉니다.

하긴 뭐 부리갈이 횃대를 가져다 놔도 거기는 신경도 안쓰고 열심히 거울횃대를 갉아나서

횃대 하나를 못쓰게 만드는 바보새입니다.

요즘은 거울횃대를 떼어놓으니 이젠 신문지를 갉는데 맛을 들였습니다.

가끔 가다가 새장에 페인트를 뜯어먹는거처럼 딱딱 소리가 나서 식겁을 했는데

그것도 부리 가는 행동의 일환이더군요.

암튼 새라는 종자들은 일단 뭐든지 부리로 찍어봐야 알더군요.

얘들은 손이란게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인간이 손에 대해서 매우 적개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 일단 적대시 부터 하고 보는건 인간만의 본능은 아닌 거 같습니다.

손가락을 가져다대면 기겁을 하고 도망가던 율이 녀석.

사실 알고보면 별로 무섭지도 않은데 겁쟁이 번식조인 남편 현이 녀석이 도망다니니깐

부창부수 따라서 도망다닐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새 3개월째 손가락을 가져다대니 이젠 손가락을 피하기보다 손가락과 싸움합니다.

사람은 큰 동물이지만 손가락은 자기보다 작은 동물이거든요.

갸르르 갸르르 하면서 손가락과 부리로 권투를 합니다.

보노보노에 나오는 포로리처럼 자기보다 작은 동물에게는 더 없이 가혹한 율이입니다.

손가락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적개심을 드러내거든요.

밤눈이 어두운 새들에게는 손가락은 밤에 복수를 합니다.

밤에 손으로 꼭 감싸쥐고 도망가지 못하게 화장실로 이동합니다.

화장실에서는 그 누구보다 로직과 친한 율이입니다.

일단 앉을만한 공간도 별로 없고 왜인지 무척 미끄러운데다가

가끔 잘못 착지하면 익사할 위험이 있는 무서운 동네에서 율이는 로직의 어깨에만 앉습니다.

손가락은 로직의 어깨에서는 제대로된 공격을 하지 못합니다.

그곳에서 율이에게 손가락을 가져다대면 갸르르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가혹한 응징이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