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호텔을 비롯해 오피스ㆍ쇼핑ㆍ위락시설을 한 건물에 둬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초고층 다기능 복합 건물이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등장한다. 해외 랜드마크 빌딩처럼 초고층 건물 안에서 일하면서 먹고 잠자며, 쇼핑과 유흥까지 즐길 수 있다. 이른바 ‘수직도시(Vertical City)’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수직도시란 말 그대로 초고층 건물의 위 아래를 오르내리면서 주거ㆍ업무ㆍ쇼핑ㆍ위락 등이 가능한 하나의 ‘건물도시’다.

국토해양부는 외국 투자 유치와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오는 6월부터 이 같은 수직도시의 건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수직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주거 기능의 강화. 오피스 외에 최고급 아파트와 콘도ㆍ호텔 등이 함께 들어선다. 그동안 아파트+오피스텔, 호텔 같은 아파트란 의미로 사용되던 ‘아파텔’이란 신조어가 실제로 실현되는 셈이다.

해외 랜드마크 건물 가운데 상당수는 이 같은 수직도시로 분류된다. 세계 최고층으로 지어지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버즈두바이가 대표적인 사례로, 호텔(5~77층)ㆍ아파트(78~122층)ㆍ오피스(123~154층) 등으로 구성된다. 트럼프인터내셔널타워, 샤드런던브리지, 워터뷰타운 등도 호텔ㆍ공동주택ㆍ펜트하우스 등의 주거시설에다 헬스ㆍ갤러리ㆍ레스토랑 등을 더했다. 급속한 경제 성장가도를 질주 중인 중국의 경우 지난 2004년 이후 알바니오아시스가든, 골든비즈니스센터, 그린랜드스퀘어 등 초고층 수직도시가 속속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는 그동안 관련 법규 미비로 ‘수직도시’가 들어설 수 없었다. 또 초고층 건물 대부분이 주상복합 아파트인 데다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는 복합 단지도 대부분 주거와 상업ㆍ업무시설이 개별 건물로 분리돼 있다. 주상복합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목동 현대하이페리온이 각각 69층으로, 현존 국내 최고 키다리 건물이다.

하지만 이번 국토해양부의 조치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 내 인천타워(151층)가 31개층의 콘도미니엄과 19개층의 호텔, 50개층의 아파트, 35개층의 업무시설을 갖춘 ‘수직도시’로 첫 탄생할 전망이다. 인천타워는 외국계 자본 포트먼과 삼성건설, 현대건설 등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사업을 맡아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에 오피스 외에 아파트와 호텔, 상업ㆍ위락시설을 함께 허용하면 그만큼 사업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100층 이상 건축물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드림타워 ▷상암 DMC랜드마크 ▷잠실 제2롯데월드 ▷부산 롯데월드 ▷부산 월드비즈니스센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