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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감상문

위전착을잘쓰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12 11:26:01
조회 26071 추천 366 댓글 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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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INTJ. 그러나 MBTI의 정확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수십억에 달하는 사람 중의 나를 단지 16개의 영역중 하나로 내 모든 것이 표현되는 것은 합당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도 그렇다. 나는 낙태를 반대하는 동시에 무상급식에 중립적이었고, 사형에 반대하며 안락사에 찬성한다. 이런 나를 진보 또는 보수라는 두 가지 영역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수많은 사람에 대한 존경 중 딱 한사람만으로 나의 스탠스가 정해지는 것은 무엇보다 싫었다. 그러나 나 역시 투표권을 행사하는 날에는 OX퀴즈처럼 둘 중 하나로만 나를 표현해야 했고, 그때마다 나는 최대한의 중립, 아니면 여론에 휩쓸리는 회색분자로 남았다.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독서는 다른 책과는 궤를 달리하여 조심스럽게 읽었고, 이를 넘어서는 주의를 기울여 서평을 썼다. 먼저 이 책에는 수많은 정치인들의 이름이 난무한다. 당사자인 조국은 물론, 여러 대권주자나 대통령, 역대 법무부장관 등 모르면 간첩인 이름들이 오르내린다. 때문에 여기에 나온 인물들 그 누구에게도 옳고 그름을 평하고 싶지는 않고, 최대한 이들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이는 서평과 감상이 아닌 정치평론의 영역이며, 그로인해 혹시 모를 토착왜구, 또는 대깨문, 어쩌면 둘 모두라는 비난을 받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조국 개인의 삶, 법무부장관으로의 시작과 현재 우리가 아는 조국까지의 일대기로 독서했다. 이 사람이 범죄자인지 아닌지는 우리가 판단할 것이 아닌 현재 한국 최고의 지성인 대법관들이 결정해주시기에, 그리고 그 대법관들의 판단은 후대가 평할 수 있기에, 그들의 시각에 맡기고자 한다.




그러나 그래서일까, 책은 무미건조하고 영양가가 없었다. 어렸을 때 한번 먹어 본 텅 빈 공갈빵, 아니면 스프 없는 라면을 먹은 느낌이었다. 물론 내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조국이라는 한 개인에게 닥친 잔혹사로 본다면, 이 책은 검찰과 언론이 개인의 삶의 영역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한 사람이 자신의 직책을 시작하고 사임하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의 고뇌와 주변사람들의 고통과 응원을 볼 수 있다. 조국에게 살아 돌아오셔서 다행이에요라는 책 속의 응원이 전혀 개연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가붕게같은 SNS상의 과오에 대한 사과도 담겨있는 점이 소소한 볼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뿐이다. 저자가 책의 거의 절반을 할애해서 부르짖는 자신의 의혹에 대한 해명과 검찰 개혁의 길,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의 제시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때문에 너무나도 지루했다. 이미 언론과 인터넷에 신물이 날 만큼 저자의 의혹과 해명, 검찰개혁이라는 말에 노출된 나로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없었다. 결국 이 책을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검찰을 어떻게 개혁해 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해결책을 얻으려는 목적으로의 독서는 이미 수많은 대체품들이 있기 때문에, 나와 같이 무미건조한 독서를 하지 않으려면 정치적인 조국이 쓴 책 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은 더 많이 보일 것이다. 그 중 어느 한 편에 서있는 사람은 그 반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할 것이다. 조금 더 과격한 사람은 이 책을 읽고 누군가에 대한 분노를 느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씁쓸하다. 어느 한 편에서 서야지 재미있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임을 알아버린 순간, 내가 이 책을 위해 지불한 17,000원이 너무나도 아깝고 후회가 되었다. 이 책이 몇 권이나 팔리고 얼마나 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아직 모든 것이 밝혀지지도 않았음에도, 이 책으로 인해 다시 갈라져 싸울 사람들을 생각하니 답답했다. 하루하루의 싸움에서 상처뿐인 승리만을 얻는 청년들이 다시 이 책으로 각각의 편에서 서로를 공격할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이 책은 적어도 지금 나오지 말았어야했다.




조국의 개인사는 확실히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자살하거나 공황장애가 올 수 있을만한 하루하루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일대기에서 넬슨 만델라나 전태일과 같은 고귀함과 거룩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과 저자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과거의 인물? 미치는 영향력? 아마 갈라질 대로 갈라진 청년들과 사람들에게, 마치 피 튀기는 전쟁 중 한 가운데 떨어진 보급처럼, 싸움에 지친 우리들에게 다시 싸워야 할 것이 하나 더 늘어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가 아닐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책은 매우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책이라 최대한 그런 점을 배제하였습니다

*그러나 논쟁과 다툼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는 있기에, 싸움은 제 글에서만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선수와 난봉꾼의 차이는 링 안에서만 싸우느냐 아니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갤러리에 떡밥이 지나치게 돌 경우 내리겠습니다. 항상 힘써주시는 관리자님께 감사와 죄송의 말씀 드립니다



출처: 독서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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