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캠핑 계획이 없었다. 주말에 비도 오고 강풍이 예보돼있었기 때문.
그런데 목요일 저녁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고, 여기저기 찾아보다 북한산 사기막 야영장을 예약했다. 위치를 보니까 산이 바람을 딱 막아주는 곳에 있더라고.
금요일 오전 근무만 한 다음 짐챙겨서 떠나려는 찰나에 야영장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예약을 이상하게 했다고 하는데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다가 사기막 야영장 이용 규정을 보고서야 내 능지가 처참하다는 걸 새삼 깨닳음.
사기막 야영장은 탄소제로컨셉으로 운영을 해서, 캠핑장 내부에는 전기차와 자전거, 도보로만 출입할 수 있다. 일반 내연차량은 외부에 주차를 하고서 셔틀버스를 타고 짐을 옮겨야 한다.
여기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전기차야영지와 내연차야영지가 따로 분리돼있고, 전기차 야영지에 예약한 경우 내연차주차장 사용이 안되고 셔틀버스 이용도 안된다고 한다.
난 금요일엔 전기차, 토요일엔 내연차 야영지로 예약을 해둬서 입실할 때 셔틀버스 이용을 못하게 된 것.
좀 난해한 규정이라 많이들 혼동을 했는지 예약할 때 따로 동의란에 체크를 하게끔 만들어 놨는데 대충 보고 당연히 셔틀 이용이 가능한 줄 알았음.
그래서 오토캠핑 세팅으로 꾸려둔 짐들 전부다 풀어 헤치고 브롬톤 가방에 전부 다 때려박았는데, 아이스박스는 어떻게 안되겠더라고. 결국 입구에 있는 식당에 임시 주차하고 아이스박스랑 테이블은 걸어서 갖다놓기로 함 ㅋㅋㅋ
내연차는 야영지에서 5km떨어진 북한산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한다. 야영객 한정 1일 주차료는 5천원.
자전거로 나머지 짐을 실어서 캠장으로 이동했다.
내가 이용한 사이트는 첫날은 a12 두째날은 a25 였음.
a12바로 바로 뒤쪽이 a25라서 이동설치하는 건 하나도 안힘들었다.
a25는 산을 등지고 있는데, 앞쪽 싸이트랑 고작 몇미터 차이밖에 안나는데도 바람 영향이 확실히 적었다.
새로 산 타프덕분에 비 걱정없이 우중캠 할 수 있었고 인센스는 야외에서 피우니까 모기향냄새 덜하더라. 나쁘지 않았음.
비그친 다음날 아침 숨은벽능선도 다녀와 봄. 사기막 야영장 입구쪽에 숨은벽 들머리가 있어서 금새 갈 수 있었다. 숨은벽 해골바위까지 2km 정도 되는 것 같았음. 왕복 2시간 30분 걸리더라.
5시 반에 출발해서 하산하니까 8시였음.
운해가 적당히 깔려서 멋지더라.
돼지불고기, 어묵탕, 라면 해먹음.
캠핑 짐 다시 꾸릴때 정신줄 놔버려서 찹스테이크 밀키트 빠트리는 바람에 도중에 라면사서 라면만 두번 먹음.. 이거 근데 소고기 다진거 넣고 끓이니까 국물 죽이더라.
이 캠핑장 명당은 a13, 14, 27번임.
여기민 숲속 데크라서 경치도 좋고 비바람 영향도 적음.
그리고 이쪽 싸이트 따라 한 300미터쯤 올라가면 분리수거장 나오는데 그 길이 되게 이쁘다 중간에 다릴랑 계곡도 있음.
사진에 보이는 철창은 멧돼지용이라고 함..
동물친구들 만남.
이상하게 고양이가 없더라? 개 큰 딱정벌레, 길잃고 헤메는 뀡, 나무가진 줄 알았던 민달팽이, 귀요미 두꺼비 만났다.
철수할땐 셔틀 타고 철수함.
버스기사님 개친절하고 운전 안전하게 하셔서 좋았다.
철수하는 길 날이 너무 좋아서 하루 더 있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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