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가 항공사중 하나인 얼리전트 항공. 로고만 보면 오렌지를 대규모로 키우는 농업회사같지만 항공사다.
특징으로는 저가 항공사도 아닌 초저가 항공사를 표방하는데, 그 때문인지 미국의 다른 저가 항공사들에 비해(southwest, jetblue 등) 요금이 저렴하다. 거기에 결제 시 여러가지 할인 옵션을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장점은 이게 다다. 우선 요금, 즉 티켓값만 쌀 뿐이지 기내에 들고 타는 짐에서 돈을 추가로 뜯어가는데
이렇게 가방의 세세한 사이즈까지 규정해놓고 한 치의 오차라도 발생 시 가차없이 추가 요금을 징수한다. 난 손가방인줄 알고 탔더니 요금을 추가로 뜯기는 황당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
이렇게 돈을 뜯기고 비행기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기만 해도 다행이다. 왜 다행이냐고?
이 지도는 얼리전트 항공의 미국내 노선을 정리한 것이다.
겉보기엔 초저가 항공사 주제에 촘촘히 노선망을 깔아놓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내가 일리노이 주의 시카고를 간다고 하자. 시카고엔 가장 큰 국제공항인 오헤어 국제공항이 있다. 그럼 나는 이곳에 내리는가? 절대 아니다. 애초에 초저가 항공사인 만큼 대형 공항의 착륙료, 기름값, 주기장료를 전부 내기엔 수지타산이 안 맞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사실 오헤어 국제공항은 시카고의 도심 부분까지 가기엔 뒤에 소개할 2번째로 큰 공항보단 조금 멀다.
그럼 난 시카고에 어떻게 가는 것인가?
시카고의 2번째로 큰 공항은 남서부에 위치한 미드웨이 국제공항이다.
시카고의 제일 큰 공항인 오헤어 국제공항보단 작지만, 지도를 보면 시카고 도심과의 접근성이 오헤어 국제공항보다 더 뛰어난 부분이 있다. 또한 이 공항엔 다른 저가 항공사들이 앞서 설명한 도심과의 뛰어난 접근성이라는 이점을 노리고 취항 중이기도 하다.
그럼 난 이곳에 내리는가?
아니다. 우리의 얼리전트 항공은 명실상부 초저가 항공사를 표방하므로 이런 공항에 착륙하는 것 또한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계절편으로 찔끔 착륙하기는 한다.)
초저가 항공사로써 시카고에 착륙하면서도 수지타산에 맞는 공항은 바로 록포드(Rockford) 국제공항이다.
이 공항은 시카고 도심과는 약 130km 떨어져있는데, 실감이 안난다면 아래의 지도를 보자.
이곳이 바로 록포드 국제공항의 위치이다. 오헤어는 양반이고 미드웨이라도 내려주면 될 걸 최대한의 수익성을 위해서 접근성 따위 포기한 것이다. 이곳에 내린다면 시카고 도심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되며, 이 미친 접근성을 한국으로 치자면 서울(김포)가 목적지라 해놓고 청주공항에 내려주는 꼴.
이런 막장 듣보잡 공항셔틀 행위가 이 노선만이라면 다행인데, 얼리전트 항공은 최대한의 수익성을 위해 다른 노선에도 이 짓을 저지르고 있다.
어쨌든 안전하게 착륙하기만 하면 다행인데, 얼리전트 항공은 그렇지도 못하다.(정확하게는 그렇지도 못했었다)
사진은 얼리전트 항공이 보유했던 구형 MD-80 기종이다. 싼맛에 잔뜩 굴린 얼리전트 항공의 대표 기재였으나, 부실한 기체 관리와 정비 품질에 대한 폭로로 인해 2018년까지만 운행된 후 퇴역 처리되었다. 만약 이러한 폭로가 없었다면 끔찍한 사고로도 이어질 뻔 했었던 아찔한 상황.
이 사건을 교훈 삼았는지, 이제는 안전 관리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신규 기종인 보잉의 737-MAX를 100대나 계약하기도 했다.
2. 라이언에어
유럽을 거점으로 운항하는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는 회사의 슬로건부터 범상치 않다. The low cost airlines - 저가 항공사
역시나 장점으로는 유럽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 답게 요금이 무지막지하게 저렴하다! 웹사이트에 프로모션으로 뜨는 저렴한 항공편을 잘 구한다면 6유로에 영국 - 노르웨이, 7유로에 핀란드 - 영국 노선을 구할 수 있다! 왕복으로!
장점은 역시나 이게 다다. 앞서 설명했던 얼리전트 항공은 양반으로 보일 정도로 기내의 짐, 수하물에 잔뜩 추가 요금을 붙인다.
위 사진은 2022년의 라이언에어 기내 반입 짐에 대한 규격 규정인데, 위 사진에서 단 1cm이라도 오버가 발생한다면 무조건 추가 수수료를 징수한다.
여기서 라이언에어의 정신나간 상세 규정을 확인할 수 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22인치 기내용 캐리어를 가지고 무턱대고 들어간다면 사진과 같이 기내 반입 캐리어의 최대 폭인 55cm = 21.6 인치를 초과해버려 추가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단 0.4인치의 오버로 인해서다!
이렇게 호되게 당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니, 이베이에선 라이언에어 전용 규격 캐리어를 파는 웃지 못할 상황도 볼 수 있다.
여기서 그치면 다행이지만, 라이언에어는 1명당 기내 반입 짐을 사진과 같이 무조건 2개로만 규정하고 있다. 이게 뭐가 문제인가?
라이언에어는 무조건 기내 반입 짐을 2개로 규정하는데, 문제는 이 짐의 종류가 어떤가는 따지지 않는다. 만약 내가 사진과 같은 규격의 짐을 잘 준비해서 오다 드럭스토어에서 음료를 구매하며 비닐봉지에 포장을 했다면 이 또한 짐으로 규정하고 무조건 추가 수수료(50유로)를 징수한다.

이 비닐봉지가 55cm 캐리어랑 동급이란 소리다!
이 사실을 모르고 기내에 멋모르고 탑승하다간 저렴하게 구한 항공권보다 추가 기내 반입 짐에 대한 수수료가 커지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 2018년부터 라이언에어는 항공권 구매 옵션인 Priority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사진 속 반입 규정에서 작은 손가방 하나만 허용된다. 만약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탑승한다면 작은 손가방 하나만, 캐리어 하나라도 있을 시엔 무조건 추가 수수료 징수이다. 악랄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험난한 수하물 규정을 통과하고 기내에 탑승했다 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라이언에어는 광고에 정신나간 유튜브마냥 앉자마자 기내 스피커를 통해 안내방송이 아닌 광고방송을 틀어주며, 이륙 직후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진 뒤에도 승무원들이 기내를 사정없이 돌아다니며 뭔가를 계속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행기 내에서 수면을 취할려 해도, 도시락 판매 시간인 점심, 저녁 시간에는 안내방송을 통해 큰 소리로 모두의 잠을 깨운 뒤 쉴 새 없이 판촉행위를 한다.
이런 항공사에서 어떤 기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한가? 우리나라의 제주항공은 김포 - 제주 노선에서도 승무원이 무료 물이나 오렌지 주스를 제공하지만, 라이언에어는 5시간을 넘는 비행 시간에도 물 한잔 공짜로 주지 않는다. 최근엔 무료로 비스켓을 제공하는데, 이 비스켓을 먹으면 엄청나게 목이 맥혀 물을 사게 만드는 미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비스 외적으로도 라이언에어는 아주 유명한 항공사인데, 긴 말 필요 없이 아래의 영상을 보자.
라이언에어의 착륙은 안 좋은 의미로 매우 유명한데, 그 이유가 착륙을 매우 하드하게 하기 때문이다. 당장 유튜브에 라이언에어의 Rya 만 입력해도
최상단에 ryanair landing - 라이언에어 착륙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하드한 착륙이 이젠 밈이 되어, 여러가지 드립이 쏟아져 나왔는데
위와 같이 라이언에어의 착륙은 하드하다는 공식이 서양에서는 확고하게 잡힌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라이언에어는 경쟁 항공사들을 비하하는 문구를 자사 항공기에 새겨넣기도 하는데
경쟁사인 이지젯(easyjet) 을 비하하는 문구를 새긴 모습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항공이 자사 비행기에 "잘가라 티웨이" 라고 새긴 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렇듯 지금까지 소개한 면만 보자면 희대의 막장 항공사같지만, 그래도 라이언에어는 앞서 소개한 얼리전트 항공보단 목적지(공항)를 양심있게 설정하며, 저가 항공사 치고는 정시성이 뛰어난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음엔 신기한 저가 항공사를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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