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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는 사람들

운영자 2019.10.14 10:11:56
조회 168 추천 1 댓글 0
북한 주민을 돕는 한 목사가 탈북을 한 늙은 여인의 얘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 할머니는 북한에서 손자가 두 명이나 굶어 죽었대. 손자가 먹지 못해 몸이 늘어져서 할머니를 올려다보면서 ‘할머니 나 배고파’하던 그 눈망울을 여기 와서도 평생 잊어버릴 수가 없다는 거야. 그 손자를 마당에 묻어주고 길을 떠났다는 거야.”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이 흐르는 한마디였다. 인간이 굶어 죽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내가 다니던 교회의 또 다른 목사가 말한다.

“제가 북한의 나진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의 책임자가 보육원을 가 보시라고 하더라구요. 가봤죠. 나무 한 그루 없는 민둥산의 산자락 움막 안에서 어린 아이들이 모여있는데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하겠더라구요. 돌아올 때 안내했던 책임자가 왜 사진을 찍지 않으셨느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나 보기도 처참한데 저 모습을 어떻게 세상에 내놓겠느냐고 대답했어요. 그 북한지역 책임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많은 탈북자들이 남쪽으로 왔다. 북은 주체사상을 고집하면서 미국을 적으로 삼고 고립을 자초했다. 국제적인 경제제재 속에서 북은 성문을 꼭 닫아놓고 봉건시대 같은 농성체제다. 성경을 보면 적에게 포위된 성안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마지막에는 사람까지 잡아먹는 일이 발생한다. 북한 같은 현대판 농성체제가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김일성 왕조의 체제를 위한 것이 아닐까. 북한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개혁과 개방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하지 않을까. 죽기 전 김일성은 그를 찾아간 남의 소설가에게 말했다.

“상황상 문을 열기는 열어야겠는데 너무 열어놓으면 자본주의의 날파리와 해충이 들어올까 봐......”

그들이 어떤 것을 두려워 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북한주민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풍요를 알고 민주주의를 알게 되면 그들의 왕조체제가 흔들릴 것을 우려한 것이다. 김일성은 그 소설가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도 했다.

“남조선이 유럽식 의회정치 수준에 오르고 그 안에 우리 조선노동당이 소수당으로라도 존재 할 수 있다면 선거전을 통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데”

김일성의 자신감을 표현한 말이었다. 주체사상은 겉으로는 민족주의를 표방하지만 그 속에 있는 ‘수령론’은 전제주의 왕을 의미한다. 북한의 왕은 국민들을 굶어 죽게 하면서 핵무기를 만들어 왕조 지키기에만 급급하다. 

 

2019년 7월 말경이었다. 서울 한복판의 동네에서 수도검침원이 꼭 껴안고 죽어있는 엄마와 아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죽은 지 두 달 만에 발견된 그들은 탈북민이었다. 그들의 통장잔고는 0원이었고 집안의 먹을거리는 약간의 고춧가루뿐이었다고 한다. 친척도 가족도 없는 곳에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죽어갈 때 그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외롭고 막막했을까. CNN기사는 이렇게 보도하고 있었다.

‘그녀는 북한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굶어 죽었다.’

남한의 사회 분위기는 얼음같이 차다. 현재 남쪽에는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학습한 사람들이 정권의 두뇌 부분에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가끔 전해져 오는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한의사의 진맥같이 ‘민족’이란 포장을 한 주체사상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들이 탈북민을 보는 눈길은 싸늘하기만 하다. 궁지에 몰린 납치범이 총기를 들고 위협을 하듯이 북한은 핵무기로 남한을 인질로 삼고 세계를 향해 독을 쏘아댄다. 겁에 질리고 두려움에 떠는 많은사람들이 한미동맹이란 썩은 새끼줄에 줄에 매달려 안전을 구걸하고 떠나가는 미군에게 제발 있어 달라고 무릎을 꿇는다. 육십만 대군의 장군들이 소수의 미군에게 작전지휘권을 넘기고 그 명령을 들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 스스로를 지키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염원이었다. 핵만 보유하면 미군은 다 가버려도 된다고 했다. 미국은 우리의 핵 개발 의지를 철저히 뭉개 버렸다. 북한 핵의 인질이 된 우리 정권은 스톡홀름 신드롬에 빠져 미국보다 북의 독재자에게 더 애정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같은 민족끼리’와 ‘평화’라는 관념에 빠져있던지. 현실에서 엄청난 정치적 에너지와 에너지가 부딪치고 있다. 광화문의 구름같은 태극기부대와 서초동을 불바다로 만드는 촛불부대가 증오와 증오로 부딪치고 있다. 모든 불행의 원인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있다면서 청와대 앞에 드러눕는다. 다른 쪽에서는 모든 책임이 한 계급에 있는 듯 목소리를 높인다. 총만 안 들었지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진 내전 상황 같다. 개개인의 영혼이 깨어나야 할 것 같다. 이념이나 사상으로 현실을 보지 말고 현실에서 함께 잘 살 수 있는 새로운 주의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 서로 싸우던 형제도 위기 앞에서는 힘을 합친다. 정치적 에너지가 공정하고 정의로운 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강한 전기같은 동력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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