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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나단

운영자 2021.04.05 1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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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나단




내가 사십대 초반쯤의 어느 수요일 저녁이었을 것이다. 저녁 어스름이 내리고 있을 때 나는 교회로 들어갔다. 젊은 전도사가 드문드문 앉아있는 교인들에게 설교를 하고 있었다.

“갈매기 죠나단은 다른 갈매기들이 배 주변에 모여 어부들이 던져주는 썩은 생선이나 쓰레기 통을 뒤져가며 먹는게 싫었어요. 한 토막의 생선을 먹기위해 갈매기끼리 싸우는 건 더 싫었죠. 갈매기 죠나단은 그들로부터 떨어져 나왔어요. 그리고 조금 더 높이 조금 더 멀리 나는 연습을 했어요. 쉬지 않고 매일 조금씩 비행연습을 했죠. 어느날 죠나단은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 높이 날아 올랐어요. 그리고 드넓은 바다와 세상의 진짜 모습을 보았죠.”

전도사가 하는 그 말에 가슴이 찔리듯 감동이 왔다. 이미 책을 읽어서 아는 내용이었다. 높이 나는 새만이 멀리 볼 수 있다는 문장이 머릿속에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특별한 느낌은 받지 않았었다. 기억의 책갈피 안에서 별별 내용이 다 펼쳐지고 있었다. 변호사는 부자들이 던져주는 썩은 사건 하나를 바라보며 꼬리를 치는 경우가 흔했다. 사회의 쓰레기통 속에서 악취를 풍기는 사건을 뒤져 먹고 살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얻는 밥 속에는 낚시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먼 곳에서 누군가 나의 아가미를 꿰어 끌고 가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갈매기 죠나단 같이 되고 싶었다. 주위의 변호사 떼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남없이 매달 수입지출 장부에 숫자를 써가며 과거와 비교하고 있었다. 주식에 투자하면서 매 순간을 숫자에 매달려 있었다. 그때 고교동기인 한 변호사 친구가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다.

“나는 아예 수입 장부를 만들지 않기로 했어. 그냥 돈이 들어오면 벌고 필요하면 쓰고 그렇게 일년 일 년단위로 살아왔어. 살아지는 건지도 모르지. 숫자가 들어찬 장부를 만들지 않으니까 엄청나게 마음이 홀가분해 지더라구.”

나는 그 변호사 친구의 말대로 그때부터 수입지출 장부를 더 이상 만들지 않았다. 갈매기 죠나단이 매일 조금더 높이 조금 더 멀리 가는 비행연습을 하듯 나는 어떻게 나의 영혼을 단련할까 하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 무렵 ‘만다라’라는 소설을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승려 출신의 소설가가 쓴 수도 생활을 형상화한 작품이었다. 그 소설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도 두 번이나 보았다. 승려들이 부처가 되기 위해 손가락을 불에 태우는 고행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칼바람이 계곡의 눈을 휩쓸어 올리는 얼어붙은 암자에서 참선을 하기도 했다. 수도 생활의 처음은 있어도 끝은 없어 보였다. 도를 통하겠다는 그 자체가 또 다른 변형된 욕망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높이 나는 방법을 이번에는 성경 속에서 찾아보았다. 처음부터 신비주의가 구름같이 깔려 있었다. 하나님의 영이 직접 예수에게 내려왔다. 예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는 말이 그 자신의 것이 아니고 속에 계신 하나님이 하는 말이라고 했다. 제자들이 그들에게 하나님을 보여달라고 했다. 예수는 자신을 보는 게 하나님을 보는 거라고 했다. 예수는 하나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수많은 밀이 나온다고 했다. 그렇게 자신이 죽으면 수많은 자신의 영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자청해서 십자가에 올라가 죽었다. 예수가 죽은 후 예수의 영인 성령이 제자들속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마스커스로 가던 바울에게도 나타났다. 그리고 수 천명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 성령이 인간의 영혼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새로운 존재로 변화한다는 것이 기독교의 본질인 것 같다. 수도생활은 인간이 절대자에게 가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길이고 성령은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보내신 방법이라는 것이다. 성령이 독수리 날개 같이 인간의 영혼을 태우고 하늘로 올라가게 한다는 것이다. 성경은 이런내용을 소위 지식인들이 들으면 당연히 비웃을 것이라고 적고 있었다. 나도 처음에는 무슨 귀신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코웃음을 쳤었다. 그러나 칠십 고개를 앞에 마주한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인간의 영혼과 마음과 몸을 지배하는 것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다. 인간은 성령이 아니면 악령의 지배를 받는 것 같다. 성경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제시하고 있다. 그걸 얻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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