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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네 영혼을 가져간다면

운영자 2021.05.17 1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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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네 영혼을 가져간다면




미국 이민을 가서 성공했다는 사람이 있었다. 죽도록 일을 해서 공장형 신발 매장을 만들었다. 환갑이 지날 때까지도 그는 새벽에 출근하고 밤에 퇴근했다. 그의 매장 진열대나 바닥은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했다. 어느 날 아침 매장의 문을 연 그는 뭔가 섬짓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스패니쉬 계통의 십 대 아이들 세 명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미국으로 건너와 개미같이 일만 하던 그는 잠시 후 두개골이 부서진 시신으로 엎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붉은 피가 질척하게 깔려 있었다. 그 동네의 불량소년들이 나이키 운동화를 훔치려고 들어왔다가 그를 보고 살해한 것이다. 허망한 죽음이었다.



내가 이십 여년 전에 만난 호주의 골드코스트 해변에 살던 한국인 남자가 있었다. 그는 호주에서 사업을 해서 성공을 했다. 육십에 가까운 나이에 호주로 건너간 그는 처음에 호텔 레스트랑의 주방보조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소년시절인 한국의 6.25전쟁 당시 미군 식당에서 하우스보이로 일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접시들을 먼지 한점 없이 깨끗이 닦던 경험을 되살려 호주의 백인식당에서 열심히 일을 했다. 그의 성실과 열정이 호텔을 우연히 찾은 호주 관리의 눈에 들어 그는 면세점 허가증을 받게 됐다. 그는 읍내에 융자를 얻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작은 면세점 가게를 냈다. 어떤 사람이든지 물이 흐르듯 지나가다가 편하고 자연스럽게 가게에 들어올 수 있게 했다. 그는 쇼윈도우에 진열한 상품들이 자기를 위해 도열한 병사들 같이 보였다. 그 병사들을 먼지 한 점 없이 반들반들하게 닦고 또 닦았다. 그는 부자가 됐다. 그리고 해변가에 최고급의 저택을 샀다. 내가 호주에 강연을 갔다가 그가 자랑하는 저택을 구경한 적이 있다. 집안까지 요트가 들어오도록 설계한 집이라고 했다. 방마다 한쪽 면을 차지한 넓고 투명한 창에 푸른 바다가 가득했다. 천국을 연상시키는 좋은 집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 집의 주방 싱크대에 음식을 해 먹은 흔적이 없었다. 물기 하나 없이 오래동안 말라 있는 것 같았다.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그 바닷가의 저택은 남에게 보이고 자랑하기 위한 것이고 자기는 가게의 뒤쪽 작은 골방에서 지내는 쪽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한번은 그가 서울에 들른 길에 나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한국 관광객이 와서 가져간 물품 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달라고 온 것이다. 그와 말을 하는 사이에 그의 지독히 인색한 성품을 발견했다. 호주에서 한번 얻어먹은 저녁값으로 변호사선임료를 대충 때우려고 하는 인상이었다. 최저의 선임료를 제시해도 그는 돈을 줄 의사가 없었다. 대신 그가 입던 빨간색 스웨터를 내게 선물했다. 나는 해변의 그의 넓고 좋은 집을 한국에서 이민간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고 예배하는 장소로 잠시 빌려주는 건 어떻냐고 제의했었던 적이 있다.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나는 그의 소송 부탁을 사양했다. 철저한 비즈니스맨인 그에게는 비즈니스로 대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 이년 쯤 후였다. 호주로 간 이민자 출신의 한 잡지사 사장이 그가 암으로 죽었다고 했다. 그렇게 부지런하고 철저했던 그가 사 놓은 해변가의 저택과 그의 가게 그리고 돈은 무엇이었을까 의문이었다. 성경을 보면 열심히 돈을 번 부자가 큰 창고를 만들면서 앞으로 그 창고를 다 채우고 인생을 즐겁게 살자고 마음먹는다. 그를 보면서 하나님이 말한다. 내가 오늘 밤 너를 데려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미국에 이민을 가서 오랫동안 고생을 한 고교동기가 있었다. 치과의사를 하다가 중풍이 와서 몸을 쓰지 못하고 한동안 고생이 심했던 친구였다. 그가 운전을 하는 차 안에서 나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이민을 와서 살아 보니까 돈이 있어야겠어. 그리고 그걸 지키려면 총이 있어야 하겠더라구. 그래도 불안한 이민생활이야. 나는 이제야 깨달았어. 돈과 총 보다도 예수를 믿는 강한 신앙이 있어야 평화를 누리고 잘 살 수 있어.”

그는 어떤 본질에 접근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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