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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남편이지? 2

운영자 2010.01.15 16:09:39
조회 563 추천 0 댓글 0

      젊은 판사의 그 힐난에 방청석에서 ‘푹’하고 폭소가 터진다. 얼굴을 바짝 들고 되바라지게 말하는 데 대한 젊은 법관의 일침인 것이다. 

      “남편이 회사의 실질적인 소유자라도 증인은 명색이 대표이사로 일년이나 있었는데 아무런 장부도 보지 못했어요?”

      “경리가 장부 몇 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대강 봤지요. 그런데 채무에 관한 장부는 보지 않았어요. 전  남편한테 여기저기 가서 돈을 꾸어다 준 것밖에는 없어요.”

      여자는 얄밉게도 조금이라도 책임을 질 부분은 잘도 빠져나간다.

      “받을 돈은 부부가 유리알 같이 알고 있고 줄 돈은 장부도 없고 기억이 전혀 없다는 말씀이지요?”

      “저는 갚을 돈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어요.”

      그 여자는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기로 작정했나 보다. 받을 돈은 철저히 받고 줄 돈은 재판정에 나와서까지 부인해야만 잘 살 수 있는 세태인가보다. 너무나 자기 입장만 우기는 그 여자를 바라보는 젊은 재판장이 얼굴이 불그스레해진다. 눈 한번 깜짝이지 않고 거짓말하는 증인이 미운 눈치다.

      “증인! 지난번에 오빠가 증인으로 나와서 내 여동생이 사업자금을 여기저기서 꾸어왔기 때문에 정확히 안다고 했었는데 그렇다면 오빠나 여동생 둘 중 한 사람은 분명히 위증을 한 거네?”

      “!”

      “돌아가세요.”

      판사는 입맛이 쓴 듯 그 여자보고 나가라고 말했다. 그 여자는 그 자리에서 낭창하게 무릎위에 놓여 있던 고급 모피코트를 천천히 입고 유유히 법정문 밖으로 궁둥이를 흔들면서 걸어 나갔다.

      잠시 후 법정문 밖에서 찢어지는 듯한 여자의 날카로운 금속성 비명이 난다.

      이어서 다른 여자의 한 맺힌 악다구니가 법정 안의 정적을 깨며 요란스럽게 흘러 들어온다.

      “이 나쁜 년! 내 돈 가져가고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판사 앞에서까지 주둥이를 놀려? 이년 어디 한번 너 죽고 나 죽자. 너 같은 년은 법도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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