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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곰실]마음 모아서 완성된 밥상-라스트 포 원 팀들과 함께

강곰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10.11 00:01:58
조회 4186 추천 0 댓글 48

예고편까지 방송하면서 노래부르던 그 손님네들이 드뎌 오던 날.
가을하늘은 드높고, 자칭 오뎅바를 운영하는거라고 말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그저 디따 큰 솥에 오뎅국물 끓여서 문어다리, 은행,
곤약, 어묵, 무를 말아내는 까스렌지 언저리를 말하는 그거,

한꺼번에 손님이 밀려드니, 떠다 날라주기 바빠서 사진이 한장도 없고나...

스무명 남짓 될 줄 알고 시작한 손님초대는 삼십명으로 확정되자
거의 특급 미션처럼 되어서, 이 할망구 밤으로 누웠다가도 잠이 안와서
벌떡 일어나, 담아둔 장아찌의 간장국물 따라내어 팔팔 끓여서 식혀놓곤
잠시 들어가 눈 붙이고... 멸치 대가리랑 내장 다듬고...
사다둔 어묵과 곤약, 유부...그런거 조용조용히 소리내지 않으려 조심하면서
꼬지에 궤고...그래도 잠이 안오면...물 끓여서 기름 제거하고...
낮엔 기존의 스케줄대로 볼 일 보러 댕기고...

시방 공치사를 하자는 것이 아니란건 다 아시쥬?
기다림의 미학을 말하고자 하는것이죵~~~ㅎㅎ

군에 간 아들들이 단체로 휴가받아 오는것 마냥 그리 뭔가
엄마 냄새 나는걸로 해먹이고 싶더란 말입니다.
몇일 남았구나, 몇일 남았구나...하루 하루 손꼽아가면서...


동치미도 알맞게 익어서 맛이 들었고,
전복장아찌도 맛들었고, 송이도 짜지않게 참 잘되었고...
엄마의 기다림으로 만든 음식은 실패가 없습니다.
뭐든지 다 맛나게 되어서 오히려 고마울 지경...


장안에 빨아 뒀던 밥상보를 꺼내다 깔고, 냅킨도 꺼내고...
일부러 넓게 쓰기위해 소파를 들어낸 거실엔 밥상을 펴고...
그간 준비한 음식을 어떻게 담을것인지 빈그릇부터 꺼내놓고 생각에 잠깁니다.

너무 오래 생각에 잠길 순 없고...아주 잠깐...ㅎㅎ

그리곤, 공들인 장아찌와 밑반찬부터 담습니다.
다른 음식들도 담습니다.

저 그릇들엔 음식만 담는게 아니라, 엄니의 마음도 같이 담지요.
그래야 먹어도 쉬이 배가 고프지 않는단 말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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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넓지도 않은 집에서, 도우미 아줌마도 없이 혼잣손으로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걸 , 우찌 우찌 알게된 주변분들이...
한가지씩, 자발적으로 해서 들고 와주셨습니다.

중요한건, 그 음식들도 모두 직접 만들어 오신것이란 점이지요.


잡채도 들고 오시고,
사람 수가 많다고, 케잌을 세 판이나 궈 오신분도 기시고...
라조기를 해서 따끈하게 들고 와 들여놔 주시고...
과일을 넉넉히 사서 보내주시기도 하고...

이거, 도대체 곰실님이 주최한 잔치가 맞긴 하우?? ㅎㅎㅎ

그렇게 마음들을 모아서 차린 밥상이니 더 빛이 나는가 봅니다.
손님 오기전, 스탠바이하면서 음식들은 대충 찍었는데...
정작 손님들이 한꺼번에 들어오자...그때부턴 카메라 꺼낼 정신이 어뎃노?

아들애랑 친구가 카메라 담당이었는데, 얘들이 오뎅 솥을 담당하면서
정신없이 써빙하느라고...오뎅은...사진이 한장도 음따~~~
그보다 더 아쉬운건...손님네들 사진이 딸랑 두 장뿐인데,
한장은 어수선한 전체샷, 한장은 그나마 사람 사진도 아니고
현관에 벗어 놓은 신발들 사진...ㅠㅠ

그러나, 서로 서로,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기계가 전달하지 못하는 정을 마음속 필름에 남겨두는지라...
상관없어~~ 상관없어~~
없는건, 오뎅 사진뿐 아니고나...라조기도 없어...바삭 달콤 매콤했는데...
잔치가 끝난후엔 집에 늘 먹을게 풍성하지요. 끝잔치해도 될 만큼...ㅎㅎ

그보다도 밥상마다 놓았던, 맨드라미와 국화꽃이 담긴 컵들이 집안 곳곳에서
시방 가을이야~~~~하고 속삭입니다.
수수대와 찔레꽃덩굴, 꽈리가지로 마른꽃꽂이를 해주고간 항아리도
나, 가을이야...라고 말하네요.

기쁘게 만나서, 즐거이 놀다가, 아쉽게 헤어진 손님들을 축복하는 마음.
그 손님들이 무대위에서 공연할때 협연했던,
숙명여대 가야금 연주곡, 캐논과 비틀즈곡들을 틀어놓았더니
음식을 담으러 식탁 주위에 왔다가 모두 깜짝 놀라면서 반가워합디다. ㅎㅎㅎ

아, 나으 이 쎈쑤~~ㅋㅋㅋ

그 씨디를 엄니한테 사주고 지금은 군에 가 있는 작은애가 좋아하는 사람들.
작은애 휴가때 공연장으로 함께 오시라고 초대도 받았습니다.
애고, 신나라... 이 행복들, 독일에 있는 게뷔르쯔님과 함께 나눠도 될까요??
고마워, 게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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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올려놓고 다시보니,
사진찍는 동안 건조해진 음식들 표면...

손님오셨을땐, 김치국물, 간장국물, 자체 양념들을 끼얹어주고,
땅콩조림은 뒤적거려서 속의 촉촉한 것이 나오도록 했슴다. ㅎㅎ
수분크림 마사지한것처럼 감쪽같이 됩니다요...윤기나게...ㅎㅎ



좋은 주말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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