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이야기 인데

대학생인 여자친구가 있었어

나랑 사귀고 약 1년 후에

간혈적으로 머리가 심하게 어지럽다 하고,  자꾸 겨드랑이와 가슴쪽에 고통이 있다는거야

알고보니 유방암 이더라 27살에 유방암이라고 하니

난 처음에는 너무 어이가 없고 뭘 어떻게 말해줘야 하고 행동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겠더라

한 2주 동안 정신이 혼미하고 머리가 혼란스러워

어느날 반차를 내고 공원에 갔어.

땅만보도 무작정 걷기 시작했어

주변 소리도 듣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그저 계속 땅만 보고 계속 빨리 걸었어

걷다보니 2시간 넘게 걸었더라.

그때서야 힘이 들더라고. 공원에 도착한 이후 2시간만에 땅을 보지않고 주변을 둘러봤는데 휠체어 탄 할머니가 있었고 그 앞에는 할아버지가 한분 계셨어

노부부... , 할아버지는 휠체어에 탄 할머니에게 정성스럽게 호박죽을 한수저 한수저 떠서 드리고 계셨다.

그때 문득 생각났어 내 여자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툭하면 호박죽을 먹자고 본죽으로 달려갔던게 생각났어

일주일에 4번은 호박죽을 먹었지

부드럽고 달고 호박향이 좋다고 자주 먹었어...

난 그 노부부를 보고 결심했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기로

여자 친구의 병명을 듣고나선 병에 걸린 사람보다 더 힘없이 무의미하게 형편없이 2주를 보냈던 내 모습이 한심해지더라고


저 할아버지도 저렇게 미소를 지으며 할머니에게 최선을 다하는데 ..젊은 나는 뭘 했는가...

그래서 퇴근 후 열심히  어머니,인터넷 , 요리책등등 모든걸 참고하고 배우기 시작했지.

처음 내가 만든 호박죽을 여자친구에게 건내주었는데 정말 맛있게 행복하게 먹더라

그렇게 퇴근후 다음날 점심에 건내줄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고

1년 동안 배운 음식이 꽤 많더라고

여자친구는 힘겨운 고통을 잘 이겨냈고 결국 완치를 했지

난 여자친구에게 힘들었을텐데 정말 잘 견뎌줘서 고맙다 라고 말했어

여친이 날 보면서

사실 고통이 너무 심해 죽고싶다는 생각이 컸었어 ,근데 너의 음식을 먹으면 너무 행복했어, 이 행복을 평생 느끼긴 위해선 참고 견디는게 최선이였다고. 날 살린건 너야

라고 말해주는데 정말 통곡하면서 울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너무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