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갤문학] 한 프갤러의 기억: ±0. 혼잣말
*본 문학의 내용은 허구이며, 실존하는 특정 인물이나 단체와는 연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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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월을 기억하는 자
“갑자기 2월 달이 생각난다.”
뜬금없는 얘기가 나왔다.
“아? 갑자기 왜?”
“뭐, 그냥 그 때 프갤은 참 좋지 않았나 싶어서.”
그 말을 듣고 보니 한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하긴, 그 때 가장 큰 욕이 ‘넌 정말 나쁜 놈이야!’ 이였었으니.”
“아, 그 땐 쿵푸팬더2 관객 수 넘었다고 프갤러들 단체로 막 주모 찾고 그랬었는데. 기억 나?”
“맞어 맞어. 그 때 막 다들 프뽕 한 사발씩 들이키곤 했었지.”
“막 엘사 두부멘탈이라고 두부엘사라고 부르기도 했었지.”
“그래서 막 이디나 멘젤을 두부나 멘젤이라고 부르기도 했잖아.”
“아, 비글안나라고 부른 것도 2월 중순쯤 이였던가?”
“아, 맞아! 막 엘끼도 연재하고 그랬었잖아!”
“LIG 손해보험을 Let It Go 손해보험으로 봤다는 개념 글도 있었지.”
“그런 일도 있었나? 넌 진짜 2월 달의 프갤에 대해서 빠삭하네?”
“2월 달의 프갤은 참 좋았었지.”
한은 그렇게 말한 후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 땐 참으로 좋았었는데. 하루하루 설렘 속에서 살아갔으니까.”
왠지 이러다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2월 달의 얘기가 계속해서 튀어나올까봐 급히 화제를 돌렸다.
“넌 그 때 뒤늦게 막 코엑스 메가박스 M2관 간다고 난리쳤었잖아.”
“얌마, 넌 여의도 CGV 3관, 일산 CGV IMAX, 영화의 전당 가느라 돈 다 썼었잖아.”
“그 때 아렌델 시민권을 포토티켓으로 뽑길 잘 했어. 이젠 그렇게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들잖아.”
그렇게 각자 2월 달의 얘기를 했다. 화제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안도감이 돌았다. 그러다 문득, 난 한숨을 쉬며 얘기했다.
“그나저나 벌써 9월인가. 마지막 대관도 끝났고, 이제 대관은 없겠구나.”
“그러게 말이다. 이제 각자 바쁘게 지내야겠네? 아, 맞다! 내가 이번에 프갤에 새로 연재할 문학 초안인데 한 번 읽어봐.”
한은 내게 여기저기 잉크가 조금씩 번진 스케치북을 보여주었다.
‘참나, 이 녀석 아직도 모나미 펜으로 스케치북에 글 쓰는 습관은 못 버렸구나.’
내용은 대충 심-쿵과 프뽕이 현실화 되어버린 세상에서 주인공의 꿈으로 단서를 찾아 원인을 추적한다는 내용이었다.
“뭐, 나쁘진 않네. 다만, 이거 잘못하면 장편문학이 될 것 같은데. 감당할 수 있겠어?”
“아무래도 그 때 그 때 프갤 떡밥을 반영할까 싶었는데, 그냥 쓰기로 했어.”
그 말을 마친 한은 내게 조언을 구하였고, 난 그냥 웬만하면 짧게 끝내라고 했다.
그 녀석, 단편문학을 써서 프갤 개념 글에 올라간 적이 몇 번 있었다. 그게 벌써 7개월 전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단편은 무난하게 쓰는 데 반해, 장편은 항상 애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리 설정을 짜고, 나름대로 기승전결을 갖춘 후에 마무리까지 구상하는 것까진 완벽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시작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았다. 어찌어찌 억지로 시작한다고 해도 그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가지 못하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것이 걱정이었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1편까지는 개념 글에 무난히 탑승했고, 웬일로 제대로 이어가나 싶었다. 하지만 3편까지만 쓰다 말았다.
3편의 조회 수, 댓글 모두 1편에 비하면 과도하게 적었다. 시기상의 문제가 아니었다. 2편부터 갑자기 내용이 이상해져 버린 탓 일거다.
공교롭게도, 그 프갤문학이 연재되는 시점부터 한에게 연락이 되질 않았다.
같은 대학에 다니지만 전공이 다른 탓에 서로 수업 중에 볼 일이 없었다. 그래서 한이 수업에 멀쩡히 나오는 지 아닌지의 여부는 알 수 없었다.
나도 당시엔 그저 팀플 하랴 전공수업 들으랴 이것저것 바빴기 때문에 한에게 연락이 안 되는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느덧 10월 말이 되었다. 낙엽이 바닥에 수북했고, 중간고사가 끝나서 잠깐 짬이 났다. 여전히 한으로부터의 연락은 없었다.
한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끝내 받질 않았다. 한에게 연락이 되질 않는다는 사실을 좀 더 일찍 깨달았어야 했다.
한은 분명히 나와 친한 친구였지만, 난 그의 자취방 위치조차 몰랐다. 항상 바깥에서 만난 탓이었다. 갑자기 학기 초에 한과 했던 대화가 생각났다.
‘2월 달의 프갤은 참 좋았었지.’, ‘그 땐 참으로 좋았었는데. 하루하루 설렘 속에서 살아갔으니까.’,
‘아, 그 땐 쿵푸팬더2 관객 수 넘었다고 프갤러들 단체로 막 주모 찾고 그랬었는데. 기억 나?’,
‘LIG 손해보험을 Let It Go 손해보험으로 봤다는 개념 글도 있었지.’, ‘막 엘사 두부멘탈이라고 두부엘사라고 부르기도 했었지.’,
‘아, 비글안나라고 부른 것도 2월 중순쯤 이였던가?’
그 땐 ‘정말 2월 달의 겨울왕국 갤러리를 좋아했구나.’ 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나 상세한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나도 참 둔하기도 하지. 아 진짜 답이 없네, 답이 없어. 하아, 왜 내가 눈치 채지 못했지? 그렇게나 수많은 떡밥이 있었는데! 아으, 젠장!”
그렇게 한동안 좌절감과 죄책감에 빠져 스스로에게 화를 냈다.
“잠깐, 어쩌면 한이 썼던 프갤문학에 뭔가 단서가 있지 않을까?”
이 생각이 들자마자 화내는 것을 멈추고 겨울왕국 갤러리에 들어갔다.
“거의 보름 만에 들어오는 건가? 그나저나 제목이 뭐였더라? 그......”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의 갤로그 닉네임을 검색했다. 하지만 7월에 썼던 질문글 하나가 그의 마지막 글이었다.
갤로그에 들어가 보았지만, 분명히 보름 전까지만 해도 멀쩡히 있던 문학이 사라졌다. 마지막 단서마저 사라진 것 같았다.
내겐 이제 단 한 올의 실마리도 남지 않은 것 같았다. 결국 난 자문자답 형식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았다.
“자, 어떻게 할래? 현재 친구는 보이지 않고, 행적을 알 수 있는 힌트는 하나도 없어.”
“너 바보냐? 지금 처한 상황을 되감기해서 정리하고 재생하면 되잖아.”
생각보다 빠르게 해답이 나왔다. 나는 내게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그 후, 무슨 상황인지 정리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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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2. 한의 흔적
안은 한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한이 소속되어 있던 학과사무실을 찾아가게 된다. 거기서 안은 생각치도 못한 사실을 듣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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