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를 하고 왔다. 그는 내 존재를 몰랐을 것이 분명하지만 나는 '팬 여러분'으로 호명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어렸을 땐 그의 미소가 좋았다. 그룹을 탈퇴한 뒤에도 그 미소를 잊은 적이 없다. 언제나 당당하고 행복하길 바랐다. 그게 내가 정의하는 팬심이었고, 무대 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웃는 그를 보며 나도 행복했다. 그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할 때에도 그의 미소를 바랐다. 아프고 힘든 일 없기를, 아픈 감정 털어내고 다시 행복하길 기원했다. 이제 그의 미소는 사진 속에만 있다.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울음을 터트린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을까.

 국화 한 송이를 손에 쥐고 그의 환히 웃는 얼굴 앞에 내려두며 무릎을 꿇었다. 스쳐가는 순간들 -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내가 멀리서 바라봤던 그의 모습들이 엊그제봤던 것처럼 생생한데 이제 그는 없다.

 눈물을 멈추기가 괴로웠다. 고맙고 미안한 당신에게 눈물 흘리며 전한 한 팬의 메세지를, 부디 그곳에서 읽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래요. 

 이제 가슴 속에 당신이란 별을 묻고 내일을 살아갈게요. 당신을 잊을 수 없겠지만 나름대로 웃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