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다녀왔고 너무 인상깊었기에(대사 하나하나마저도)기억에 단단히 박혔습니다.

얼마전 올라온 게이휴게텔에 관한 내용을 보고 궁금해서 다녀왔습니다.

 게시글에서는 '논현동 블랙'을 추천해주셨지만 다리가 아플 것 같은 관계로(...)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갔었습니다. 

입구에서 민증을 체크 할 줄 알았는데 안하더군요. 

"아저씨 여기 저처럼 20대도 많이 오나요?" 했는데 아저씨 갸우뚱ㅋ

사실 저는 게이는 아닙니다만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격 탓에 호기롭게 들어갔으나

입구전경

신발을 장에 넣고 들어가니 마치 사람을 품평하듯 슈퍼스캔하는 눈초리의 아저씨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했나요. 마치 아나콘다 앞의 캐피바라가된 느낌 나가고는 싶은데 아보크의 뱀눈초리를 맞은 꼬렛 마냥 꼼작할 수 없었습니다.

후회가 들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속으로 피카츄라이츄♩파이리꼬부기♬~로 시작되는 만화주제가를 부르면서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습니다.

알바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가 이용안내를 부탁하자

"샤워하시고 그냥...음.. 있으시면 될거에요" 라고 하길래 이번엔 내가 갸우뚱ㅋ

불친절한건 아닌데 뭔가 직접적으로 말해주는걸 꺼리는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키를 받고 라커로 갔습니다.

하필 지정된 라커 위치가 제 뒷모습을 노출 시키는 자리여서 부담스러웠는데 아니나다를까

윗옷과 바지를 벗고 팬티를 내리자 예의 그 슈퍼스캔의 눈초리들이 제 엉덩이를 훑고 지나 종아리에 시선이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진심 졸라 무서웠습니다. 분명 내가 내팬티를 내렸지만 다른사람이 강제로 내린것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아저씨들은 무시하고 쇼타스러운 미소년을 핀포인트로 저격하면 되는거야...)라며 본연의 목적을 상기시켰습니다.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그런말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래서 나무가 되기로 했습니다.

(몰아일체. 나는 그들과 하나다. 이런곳에 온 이상 그들과 다를게 없다. 동화되는거다.)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어떤 사람이 저의 허벅지를 쓰다듬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나이가 어떻게 돼?"  "네?!ㄴ네. 스물다섯이요.."

초면에 반말이라서 기분이 나쁘다던가 그런 문제를 생각할 경황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저 산탄총에 저격된 다람쥐였습니다.

(목적만을 생각해서 잊고 있었어. 나 역시 저격 당할수 있다는 사실을.)경솔한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젊네. 난 캐말라스타일이 좋은데 요즘 잘 없더라구. 키,몸무게 몇?"  "71에 47이요..(캐말라가 뭐지? 캐피바라 같은건가??)"

정신차려보니 상대의 거침없는 리드에 저는 신검장에 온것마냥 어느새 신상정보를 술술 불고 있었습니다.

역공(?)에 나서고자 "저.. 아저씨께서는요?"하고 물어보자

"응? 77에.."  "아니, 나이요"(푸짐해 보이는 뱃살 때문에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   "아아 39인데"

궁금해서 물어본게 아니라 뭔가 말을 해서라도 마음을 안정시키고 싶었습니다.

"음..죄송하지만 저는 아저씨 스타일이 아니라서요ㅎㅎ;"  마치 여자가 되버린느낌이 들었습니다.

"아 거 내 스타일인데 아깝네, 요즘 젊은 사람들 비싸. 이따 생각있으면 건드려." 하고는 아쉬운듯 쩝쩝거리는 아저씨.

겨우 마음의 안정이되어 슬쩍 엿보니 뱃살에 비해 나쁜 인상은 아니었고, 비유하자면 느슨한 부소대장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후우..하고 한숨을 살짝 내쉬고 주위를 둘러보니 내또래쯤 되는 청년이 기집애처럼 도도하게 상대와 떠들고 있었고

20대 후반쯤의 형들과 50대가 넘어보이는 아저씨들이 보였습니다.

(으으... 중고생들은 안오는거야?)하고 대실망. → 그냥 쫄깃하고 참하고 예쁘장한 사람으로 계획변경.

아까부터 기집애처럼 떠드는 애가 얼굴은 반반했지만 시끄러워서 비호감이므로 패스.

20대 후반 형들은 댄디해보이긴 하지만 난 예쁜사람이랑 응응하고 싶으니 패스.

그러고 있다가 퍼득!

(아, 나도 사람을 슈퍼스캔하면서 품평을 하고 있었구나!)

무릇 근묵자흑이요 근주자적이라하니 내가 그렇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었지만 아무하고나 거사를 치루어서도 안되니깐 패스.

몇몇이 수작 작업을 걸어왔지만 취향이 아니니 패스

생각해보니 나야말로 취향을 타게 생긴거 아닐까? 하고 자아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필을해도 나처럼 빼빼마른 사람을 좋아할까? 얼굴은 또 너무 창백하고 계집애처럼 생겼는데...

게이는 남자를 좋아한다 ->근데 난 남자답지않음  ->그러니깐 너는 게이 세계에선 폭.탄.

아주 논리적인 삼단논법으로 명확해지자 급 시무룩해졌습니다... 

그러기를 2시간.

앳되고 순하게 생긴, 선이 가는 애가 들어왔습니다.

(쟤 정도의 얼굴이라면 왠지 거부감이 없을 것 같아, 용기를 내보자!)

나머지는 2편에 계속.

문제의 락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