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모국을 위해 봉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항공대를 세계 유수의 항공관련 대학으로 육성하겠습니다.”

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로 ‘심해저 탐사용 로봇’ 개발로 미국 대통령상을 수상한 여준구(48·사진) 전 하와이대 교수가 14일 오후 경기 고양시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센터에서 제5대 항공대 총장에 취임한다.

‘세계적인 로봇공학 전문가’로 불리는 여 신임 총장은 지난 8월 말 항공대 총장에 선임됐다. 그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미 오리곤 주립대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18년간 하와이대 교수로 재직했다. 1991년 ‘심해저 탐사용 로봇’ 개발로 미 대통령상을 수상했는데, 한국인으로선 두 번째였다.

“항공대는 국내 유일한 항공우주 특성화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이미지나 평가는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유수의 항공관련 대학이나 기관과 적극 협력해 지속적인 학술·기술정보 교류 등을 가져야 합니다. 항공대를 세계속의 대학으로 키워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여 총장은 항공대를 세계 최고의 항공우주 관련 과학기술대이자, 이 분야의 유일한 특수종합대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1차 목표는 최근 미국 수출에 성공한 민간항공기 ‘반디호’ 개발과 같은 굵직한 성과들을 내는 것이다. 또 본인의 전문분야를 살려 무인비행기와 인공지능형 첨단공항시설 등에 대한 연구도 활성화시킨다는 목표도 세웠다.

“항공대는 기계·운항·물류·관계법 등 항공우주 관련 프로그램을 다 갖추고 있어요. 이런 대학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죠. 항공산업의 미래를 놓고 보더라도 항공대의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그는 학교 발전과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에서의 모든 경험과 인맥을 총동원할 생각이다. 공식 취임 전부터 미 항공우주국 아시아 지역팀이 대학을 방문하도록 협의까지 마쳤다.

여 총장은 “일단 항공우주국 현지 견학프로그램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공동연구, 채용과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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