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곤의 만행 2권까지
- 사부인 다 죽어가는 노인을 업은 남자. 망나니처럼 살다가 사부 덕에 사람이 되었다는, 죽는 게 차라리 나을 법한 수련을 했다는 남자. 우연히 만난 소녀. 그리고 사부의 유언, 사부의 관을 지고 세상에 나와 사부를 썩지 않게 할 빙정을 얻기 위해 싸움을 거들고 싸움의 배후에 있던 문파가 달려오고 싸움에 다친 놈이 속한 문파가 오고 하면서 일이 커져가고. 남자는 사부의 유지를 풀기 위해 길을 감.

별 생각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예상 밖으로 괜찮음. 글빨도 안정적이고 주인공도 딱 명확하고 나오는 인물들도 각자 맛이 있고, 이런 식으로만 계속 간다면 꽤 괜찮은 소설이 될 거란 생각까지 들고 있음. 하지만 2권까지 좋다가 말아먹은 소설이 얼마나 많던가 하는 게 걱정.

기갑마병 엑시온
- 묵향 식 타이탄 어쩌고 물.  내공 과 무술 비슷한 거 수련한 주인공이 그것 때문에 검술 수련은 못하고 뒤쳐지다가 마법도 쓸 수 있게 되고 고대 문명의 유산인 타이탄도 얻고 하는데, 비밀을 가진 여자애를 돕게 되면서 사건에 휘말리고 무술과 마술로 싸우는 타이탄으로 다른 놈들 격파하면서 싸워가는 내용.

이런 소재 좋아한다면 나쁘지 않을지도.  소재나 줄거리 같은 건 나쁜 편 아니다 싶지만 허성완의 글빨은 묘하리만치 내가 읽기 불편.

아로스건국사
- 행정관 하던 주인공이 몬스터 많아서 아무도 안 가려는 영지 가서는 몬스터 막고 유민 끌어들이고 행정기구 중심으로 통치하고 병사 키우고 황무지 개척하고 전쟁 나가서 승리하고 결혼하고 땅 커지고 작위 올라가고. 나중에 가면 나라도 만들고. 

3년동안 준비했다는데, 이계의 지식 어쩌고로 안 하는 건 그래도 맘에 든다만 별다른 건 모르겠음.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영지물 좋아하는 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듯. 그러나 저런 식의 전개는 좀 질리는 판이라.  


이계독존기
- 건축학도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운운하는 뒷표지 소개부터 뭔가 냄새가 난다 싶더니, 현세계 인간이 강호로 떨어지는데 떨어지는 곳에 드래곤이 있어서 드래곤하트로 내공 가득, 그 다음 전장 다니며 사람 죽이면서 수련한 후 힘 센 놈들하고 붙으며 깨 가다가 천하제일고수한테 패배한 후 그한테 배우다가 천하제일고수도 죽고 이제 주인공은 드래곤이 남겨놓은 재산으로 커다란 장원에서 띵가띵가한다, 라는 것 까지가 초반 네 페이지 정도의 내용.

주인공은 힘 숨기고 유유자적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강호 세가의 여식 하나와 엮이고 언제나 그렇듯이 주인공 무시하다가 당하는 여자가 나오고 언제나 그렇듯이 세가의 사람인데 모욕당한다고 하다가 당하는 놈들이 나오고 언제나 그렇듯이 주인공 이용해 보려다 사라지는 조직이 나오고 언제나 그렇듯이 언제나 그렇듯이.

어디까지 가나 보자 싶어 페이지를 넘기는데 태희 소희 은혜 어쩌고로 여자 이름들이 나오는 걸 보고 있으니까 글쓴이가 출판한 책으로 자위행위를 하고 싶었던 건지 여자 이름 짓기가 귀찮앗던 건지 모를 판. 점프 어쩌고 하는 식의 지문들이 있는 건 애교

마신 뇌신 이런 류 좋아한다거나 태희 소희 은혜 이름 가진 여자들이 주인공이 덮쳐 주기만 기다리는 내용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