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리뷰 : 들어줄 수 없는 당신의 부탁

이응(175.203) 2017.05.24 17:51:35
조회 1917 추천 37 댓글 21
														

[ㅍㄹㄹ] 포롤의 {15회 명주한테 다녀온 이하...}과 {기밀유지서약서에 싸인하는 강쌤 마음}을 소재로 줍하였음을 밝힙니다.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0841066d28c61666c5f7db2eeb

시진이 떠난지도 벌써 3개월이 훌쩍 지났어.

계절이 바뀌고 있어. 그가 올 때가 이미 지났는데 아무래도 조금 늦어지나봐.

일을 어찌나 열심히 하는 남자인지, 계절이 바뀔 때쯤 온다더니 그녀와의 약속을 그 남자는 또 어겼어.


모연은 그래도 괜찮아.

자신에게 유리한 부당함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명주가 시진이 곧 올 때가 됐다고 말해줬으니, 이제 곧 정말 그가 오는거야.

늦은건 때려주고 싶게 밉지만 그래도 어떡하겠어.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9a0d8034d5e5140aba6bf9464dfd7e296727ef8ff48ac2

 

그렇게 또 건강하게 돌아온 시진과 미뤄뒀던 영화를 볼 생각에 모연은 또 설레기도 해.



명주가 올 때가 됐다고 했으니 열흘 안에는 올까? 아님 조금 더 걸려서 2?



정말 시진이 돌아올 때가 가까워오자 모연은 점점 행복해져.

 


그가 오면 무슨 말을 해줄까.

정말 어떻게 연락 한 번을 못 하게 하냐고, 당신이 속해있는 그 군이라는 곳 정말 융통성 없는 집단이 확실하다고 삐쳐볼까.

계절 바뀔 때쯤이면 온다더니 이미 바뀐지 오랜데, 당신 또 늦었다고 토라져볼까.

그리고 그가 안절부절 못하며 그녀를 달래주면 못이기는 척 넘어가서 그를 안아줘야지.

군에서도 그 정도면 긴 '백화점'이지 않나? 얼굴이 많이 상했을까?

어디 다치진 않았겠지. 다친거 숨기다가 걸리면 조금만 때려주고 안아줘야지.



지금 이순간 모연의 연인은 반군의 총에 맞아 죽어가고 있었지만, 모연은 조금도 알지 못했어. 참 서글프게도...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9a0d8034d5e5140aba6bf9431afa798d8e4cc8005d843430

 

그가 오길 기다리며 온갖 행복한 상상을 하던 모연은 군용지프가 병원 앞에 서있는 것을 보고 뛰어나왔어.



그가 온거야! 유시진이 돌아왔어!

문자 한 통, 전화 한 통 없이 그녀를 놀래켜주려고 병원 앞으로 바로 찾아왔나봐.

모연이 수술에 들어가 있었으면 또 줄창 그녀를 병원 앞에서 기다려야 했을텐데, 전처럼 시진은 그녀를 마냥 기다리려고 했나봐.



그를 볼 생각에 모연은 쿠당탕탕 뛰어나왔어.


그런데 지프 앞에 서있는건 그가 아니야. 시진과 같은 군복을 입고 있긴 하지만 시진이 아닌 그의 팀원 중 한사람이야.



그와 함께 '백화점'에 갔을 줄 알았는데? ! 시진이 보낸걸까?



시진이길 기대하며 어린아이처럼 뛰어나온 자신의 모습에 민망해하며, 모연은 우근에게 인사해.

 

 

"최중사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뭐가요?"
"...작전지에서 전사하셨습니다."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9a0d8034d5e5140aba6bf91249a578fb1463d4ec1447f1e7

 

"...뭘해요? 아우... 난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떡하지...?"

 

 

..........?

뭘해? 그가 뭘해?



모연은 순간 멍해져.



[전사]. 전사? 전사, 그게 뭐지?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지?

전사... 그 낱말의 뜻 중에 내가 모르는 것도 있나?



방금 전까지 모연의 뇌리를 맴돌던 온갖 생각들이 휘발되고, 게슈탈트 붕괴라도 온 것처럼 그저, [전사]라는 낱말만이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것 같아.

 

온통 눈물로 얼룩져서 세상이 다 일그러져 보이는데 그 중에 오직 하나, 모연의 눈에 분명하게 보이는 흰 봉투 한 장.


{강모연 선생에게}


그의 필체야. A4가 가장 무섭다더니 그래서인지 약간은 악필인 유시진의 필체가 분명해.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9a0d8034d5e5140aba6bf9104afe2e0a14f92132f27aae

 

{작전 나가기 전에 우리는 유서를 씁니다. 결코, 이 편지가 강선생에게 전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여 만에 하나 지금 강선생이 이 유서를 읽고 있다면 난 약속을 못 지켰습니다.}

 


그가 그녀에게 오래 전 써둔 편지야.

이 편지는 그동안 어디에 덩그러니 놓여있었을까?


그의 이름이 새겨진 군복 사이? 아니면 그의 사무실 서랍속? 그것도 아니면 그의 상관의 책상 속이었을까?


확실한 건 요 며칠 사이에 쓴 편지가 아닐거라는 것.

그는 이런 유서...를 남길 시간도 없이 떠났을 거라는 것만이 모연에게 알고 있는 가장 확실한 사실이야.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504f57687bcf4063c5f7db2eeb

 

{걱정하지 말라는 약속, 다치지 않겠다는 약속, 죽지 않겠다는 약속,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 난 하나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시진은 끝내 모연과의 모든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


걱정하지 말라더니 그와의 지난 모든 시간을 모연으로 하여금 걱정하게 했고.

다치지 않겠다더니 그의 다친 모습마저 모연에게 보여주지 않고 떠났고,

죽지 않겠다더니 이런 무섭고 끔찍한 편지를 남겼고,

꼭 돌아오겠다더니 돌아오기는 커녕, 그녀만 남겨두고 절대 돌아오지 못할 강을 혼자 건너갔어.


그렇게 모연은 시진없이 혼자 남겨졌어.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9a0d8034d5e5140aba6bf9441ba478ef2e630fd08a23da57

 

{미안합니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원하는게 아닌데, 시진은 매번 모연에게 사과만 해.

모연은 평생토록 시진에게 사과는 듣고 싶지 않아.

그의 입에서 나오는 미안하다는 말은 이미 평생치를 다 들었다고 해도 좋을만큼 많이 들었어.

그런데 이남자는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 뿐이야.


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하는 것도 모연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야.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5240003c29cd4230c5f7db2eeb

 

{강선생이 있는 곳은 언제나 환했습니다.}

 


그녀가 있는 곳이 환했던 이유는 유시진이 함께 있기 때문이었어.

그가 함께 있어주지 않았다면 빛나던 강모연은 현실에 얼룩져서 잿빛이 되었을텐데, 유시진은 아직도 그걸 모르고 있나봐.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0143553b2acf1862c5f7db2eeb

 

{그런 당신을 만났고, 그런 당신을 사랑했고, 그런 당신과 이렇게 헤어져서, 정말 미안합니다.}

 


모연은 이 모든 일을 믿을 수가 없어.



어딘지 모르지만 아주 먼곳에서 온 전달이라 뭔가 잘못 전달된 걸지도 모르잖아.

그래, 명주한테 물어보면 명주는 뭔가 알아볼 수 있을지도 몰라.

시진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줄 수 있을거야.

내가 명주와 명주 아버지한테 직접 물어볼거야.

이런 편지 한 통으로는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어.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b77a16fb3dab004c86b6fdc843afe757eec57bf7119fc22eedda6a671783b3f71d5633fd4d71fc13c7357fedd01137417ff85 


 

그의 군부대로 차를 몰고가면서도 모연은 울지 않으려고 노력해.

고개를 흔들어 자신을 진정시키고, 눈을 꼭 감고 눈물을 짜내.


아직 울 일이 아니야.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어.

그녀의 눈으로 확인한건 아무것도 없어.


모연 자신이 직접 확인해 보기 전까지는, 모연은 아직 울고 싶지 않아.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064504652ec91831c5f7db2eeb

 

"왜 이러고 있어. 왜 울어. 니가 이러고 있으면 난 어떡해."
"..."
"내가 아무것도 못 물어보잖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니가 이러고 있으면 나 어떡하냐고!"
"..."
"자기 아빠 높은 사람이라며. 다 확인한거야? 잘못 안 걸 수도 있잖아. 오진일 수도 있잖아! 다 알아보고 우는 거야?"

 

 

모연도 알아.

질환에 대한 오진이면 몰라도 사망진단에 대한 오진이라니, 있기 힘든 일이지.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잖아. 사람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뭔가 잘못 안걸지도 모르는 거고.

그런데 명주는 울기만 할 뿐, 아무 대답이 없어.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9a0d8034d5e5140aba6bf9441cfd725e79efa59f4f96f041

 

"진짜야? 진짜, 안 와? 나 진짜 이제 그 사람 못 봐? 정말 안 온대, 그사람?"

 

 

명주가 지금 이 상황들에 대해 뭔가 모연과는 다른, 더 나은 대답을 갖고 있을 줄 알았는데 모연은 이제 그런 희망마저도 모두 사라져버렸어.

정말 그가 없는거야. 이제 모연이 사는 이 땅 위에 유시진이라는 남자가 살고 있지 않아.

그제야 모연은 현실을 깨닫고 무너져내려.

그가 걸어준 목걸이는 여전히 반짝이고, 그가 사랑하는 강모연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데 유시진만이 없어져버렸어.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9a0d8034d5e5140aba6bf9171bac2e956dda6953c27cbc

 

{염치없지만, 너무 오래 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연은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기억이 안나.

정신을 차려보니 집이었고, 그와 함께 앉아 있던 소파에 그녀 혼자 누워있었어.



너무 오래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게 무슨 말이야. 이게 어떻게 가능해. 내가 울지 않길 바랐으면 당신이 그렇게 가버리면 안되지.

무슨 짓을 해서든 돌아왔어야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한테로 돌아왔었어야지.


어떻게 당신의 마지막 모습도 내가 볼 수 없게 하냐고...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0545006f279c4566c5f7db2eeb

 

{딴 놈이랑 살 거면 잘 살지 말라고 했던 말, 취소합니다. 누구보다 환하게 잘 살아야 해요.}

 


누구 맘대로 취소야. 내가 동의 안했는데 제 맘대로 취소한다는게 말이 돼?

내가 아무리 의사여도 애인의 죽음까지 익숙하진 않은데, 어떻게 환하게 잘 살아.



어떻게 살아야 잘 살 수 있는지 모연은 조금도 알 수가 없어.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0713066c7ac81061c5f7db2eeb

 

{그리고, 나를 너무 오래 기억하진 말아요. 부탁입니다.}

 


유시진이 머리 좋다는 건 누가 한 헛소리야.

당신은 다 잊어버렸나봐.

내가 분명히 난 뭘 잘 못 잊는다고 말해줬는데, 그 말은 다 어디로 듣고 이런 말도 안되는 걸 써.

온갖 인상적인 말, 인상적인 행동을 해선 사람 혼을 다 빼놓더니, 이제 와서 자길 오래 기억하지 말라고?

이걸 부탁이라고 하는거야?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5714576c2f9d4067c5f7db2eeb

 

며칠 밤낮이 지났는지 알 수도 없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모연은 거실 한 구석의 소파에 누워 눈물도 나오지 않는 텅빈 눈으로 마음속 소리를 떠들어댔어.


더이상 그녀의 수다를 감당해주지 않는 시진의 편지에 대고...


그녀가 감당하겠다고 한 것 중에 적어도 유시진이 강모연 옆에서 없어지는건 영원토록 없기를 바랐는데, 모연이 그동안 눌러두었던 불안과 공포가 결국 현실이 되어서 모연을 찾아왔어.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52455c6878c71067c5f7db2eeb

 

그 남자의 상관이 찾아왔어.

 

그 언젠가 모연에게 윽박을 지르고, 시진에게 징계를 주었던 그의 상관이 모연의 집을 찾았어.


모연은 엉망인 얼굴로 그를 맞았지만, 도대체 이 분이 왜 그녀의 앞에 와 있는지 솔직히 잘 감이 잡히지 않아.

 


"대위 유시진과 상사 서대영의 죽음은 훈련 간 교통사고로 마무리됩니다. 보안 규정상 기밀유지서약서에 싸인을 해주셔야 합니다.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그의 상관이 내미는 서류. 맨위에 적힌 글자, [기밀유지서약서]

 

 

그의 조국은 끝까지 모연을 슬프게만 해.



내가 아는게 뭐가 있다고 나한테까지 이런 서류에 싸인을 하래?

내가 아는 거라곤 당신'백화점'에 갔다가 전사했다, 그것 뿐인데.

당신이 무엇 때문에, 무엇을 지키려고 그 일을 하러 간건지, 어디로 간건지, 정확히 언제 돌아올 예정이었는지,

그 외에도 당신의 일에 관해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아는게 없는 나에게 당신의 상관은 무슨 비밀을 지키라고 이 서류를 내미는 건지 유시진씨 당신은 알아요?

 


절망하던 모연은 이내 궁금해져.



이렇게 자신의 죽음까지 명예롭게 남겨주지 않는 조국이 명령한 일을 하러간 당신은 끝까지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떠난 걸까?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df51d652d4e81003b86696414fa5150940073f2b9f1737c5f7db2eeb

 

" 사람의 죽음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 사람의 죽음이... 어딘가의 평화를 지켰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 사람의 죽음이... 조국을 위한 일이었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의 조국은... 이 서류에 싸인을 시키는 거네요."

"...죄송합니다."

 


시진은 이것조차 알고 있었겠지.

그가 충성을 바치는 조국이 그가 떠난 후에 이렇게 정리한다는 것을 전부 알고도 시진은 그 일을 했던 거겠지.

유시진은 그런 군인이니까.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84da8c440190969f39a0d8034d5e5140aba6bf9134dad7f8758aa85416c10f4

 

"뭐 이래 당신은... 마지막까지 뭐 이런 삶을 선택해? 죽음까지 규정상 비밀이냐고, 당신은...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당신이 원하는 일이길 바래요, 유시진씨..."

 

 

결국 모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려내려.

그의 상관이 내민 서약서를 보고서야 정말로 이제 유시진이 돌아오지 않는다는게 실감이 났어.


그는 정말 '죽은거야'.

모연이 의식적으로 그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기를 꺼려했지만, 그는 정말로 '죽었어'.



이제 당신은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아, 영영.

 

 


모연은 그 서류에 싸인을 하면서도 시진의 죽음에 대한 설명을 조금도 듣지 못했어.


그가 왜 죽어야 했는지, 무슨 일을 하다가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대답은 고사하고,

그의 사인(死因)이 뭔지, 그의 주검은 어디에 있는지, 왜 그의 주검조차 연인인 그녀가 확인할 수 없는지조차 모연은 들을 수가 없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연은 서약서에 싸인을 해.

그는 이런 죽음으로 마무리 되더라도, 그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백화점'에 간 거였으니까.


모연은 그의 명예를 지우고, 가리는 일에 동의한다는 싸인을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기어이 해냈어.


부디 이것이 그가 원하는 일이기를 바라며...



 




이어지는 글 : 잊고 싶지 않은 기억

viewimage.php?id=26bfc335f0dc&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615a48d4da8c4401909695f4969823fa96f22d7c9f58de6349e92d0bf876ed7d3b4fc

추천 비추천

37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공지 ●☆●☆●☆● 태양의 후예 갤러리 통합공지 ●☆●☆●☆● [30] 태양의후예(112.161) 16.10.18 9384 86
공지 ●☆●☆●☆● 태양의 후예 갤러리 단어장 ●☆●☆●☆● [33] 태양의후예(115.23) 16.07.20 15859 85
공지 ●☆●☆●☆● 태양의 후예 갤러리 가이드 ●☆●☆●☆● [35] 태양의후예(115.23) 16.07.18 13075 104
공지 태양의 후예 갤러리 이용 안내 [6] 운영자 16.03.02 32911 28
380503 ##### 4월 짤털머회 불판 정리글 ##### [8]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0 1058 14
379970 헐 머박 드뎌 올라옴 [24] 대갈오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07 7964 42
379820 ##### 기부증서 최종과 관련 소식!!! [21]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2.28 802 31
379756 2019년 한.류.실.태.조.사에서 드라마부문(+추가) [14] ㅍㄹ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2.26 796 22
379663 [3년째현창] 기부머회 노리터 시간표! [13]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2.24 382 14
379660 ☆●☆● 태후갤 3주년 기부 완료했습니다 ●☆●☆ [23]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2.24 642 39
378701 ### 잠시 후 12시에 태후갤 3주년 기부 캠페인 저금통 오픈 ### [10]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26 1016 21
378470 ¥¥¥¥¥ 태후갤 기부 머회 2번째 불판 정리글 ¥¥¥¥¥ [14]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15 365 17
378060 ※※※※※ 태갤 3주년 기부 캠페인 저금통 짤은!! [10]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06 263 22
377812 인도네시아 매체 선정 가장 사랑받은 한국 드라마 [9] ㅇㅅㅇ(175.223) 18.12.29 713 30
377741 ### 태후갤 3주년 기부 캠페인 첫번째 불판 정리글 ### [13]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2.27 261 23
377568 ※※※ 기부머회 첫번째 불판 27일 오후 9시 30분 ※※※ [14]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2.24 161 20
377381 세계 1위 스.포티파/이 2018 Best OST [13] ㅇㅅㅇ(121.173) 18.12.19 642 35
376970 ☆●☆●☆● 12월 랜단머회 만남의 광장 ●☆●☆●☆ [19]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2.08 345 11
376902 ###### 12/8 랜단머회 노리터 시간표 ###### [62]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2.07 356 11
376233 ☆●☆● 12월 랜단 머회는 12월 3일부터 7일까지 포로링 ●☆●☆ [17]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1 182 14
374466 ######## 6일 노리터 시간표 ######## [15]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0.05 389 10
372646 ☆●☆● 10월 1, 2, 4, 5일 랜단머회 퍄퍄 ●☆●☆ [23]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6 295 18
370779 ☆●☆●☆● 8월 랜단 머회 만남의 광장 ●☆●☆●☆ [15]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18 433 10
369867 ☆●☆●☆● 13, 14, 16, 17일 랜단머회 ●☆●☆●☆ [12]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09 275 15
363482 ## 2주년 기부 결과 보고서에 관해서 (필독) ## [36]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25 698 36
363277 [800일휴가] ## 랜단 머회 상품 만남의 광장 ## [15]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23 383 13
362139 ¥¥¥¥¥¥ 랜단 머회 노리터 시간표 ¥¥¥¥¥¥ [21]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6 383 15
360989 ○●안주블파정산●○ [29] 도른09총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7 574 17
360488 한국인이 사랑하는 봉숙이드라마 1위 [24] ㅍㄹ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1 1820 77
360334 ●☆●☆ 제 1차 6월 랜단 머회 불판 정리글 ☆●☆● [21]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31 309 22
359145 ●● 6월 머회 뭐할지 툽하자 현창들아 [37]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23 332 22
358995 ○●안주블파.입금해.짝●○ [27] 도른09총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21 547 24
358680 ☆●☆●☆● 5월 글댓싸기머회 만남의 광장 ☆●☆●☆● [20]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19 338 13
358149 ○●감격. 얼마만의 09인가●○ [30] 도른09총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17 1021 20
357115 ¥£¥£ 글댓싸기머회 19일 노리터 시간표 £¥£¥ [23]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14 403 20
355310 ¥¥¥¥¥ 내일 머회 끝나면 인증짤 올리자 ¥¥¥¥¥ [28]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12 237 12
352874 ●●●●● 글댓싸기머회 기간 ~13일 일요일까지로 변경 [25]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10 196 12
351652 ¥¥¥¥ 태갤 2주년 기부 증서 전달 완료 ¥¥¥¥ [35]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08 517 22
350763 ¥¥¥¥¥ 태갤 기부 증서 포장 인증 및 정산 ¥¥¥¥¥ [39]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04 580 18
350401 ¥¥¥¥¥ 5월 글댓싸기머회 불판 정리글 ¥¥¥¥¥ [15]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02 286 16
349993 ¥¥¥¥¥ 5월 1일 화요일 밤 9시 30분 불판 ¥¥¥¥¥ [10]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30 203 13
349892 ¥¥¥¥¥ 포장 관련 여러가지 총정리 ¥¥¥¥¥ [26]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29 443 25
349779 ¥¥ 오늘 밤 8시에 스틱허에 관한 불판 진행 예정 ¥¥ [71]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29 290 17
349476 ¥¥¥¥¥ 기부 증서 포장 관련 불판 정리글 ¥¥¥¥¥ [16]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27 289 19
348848 ¥¥¥¥ 기부 증서 관련 불판 목요일 9시 30분 ¥¥¥¥ [19]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23 216 18
348116 ※※※※※ 5월 머회 관련 찬반 툽 진행 ※※※※※ [33]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19 318 17
347239 [세번째봄] □■□■□■ 만남의 광장 ■□■□■□ [15]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14 457 14
347004 ¥¥¥¥¥¥ 4월 도른짓 머회 시간표 ¥¥¥¥¥¥ [20]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13 370 18
346747 ¥¥¥¥ 태갤 도른짓 머회 툽 폼 도착!!! ¥¥¥¥ [16]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11 329 21
346586 ※※※※※ 포롤들의 도른짓 145번 - 280번 ※※※※※ [14] 도른태갤머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4.11 364 15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