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또 자는거에요? "

"...."

2020년 9월 4일.

담원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던 젠지 이스포츠를 4강에서 무너뜨리고

결승을 진출한 DRX의 감독. CVMAX가 방에서 나오지 않은지 벌써 나흘째가 되는날이었다.

"냅둬, 뭔가 생각이 있으시겠지"

한창 솔로랭크에 열중하던 현준이 말했다.

저녀석은 늘 그런식이었다.

게임의 승패에는 전혀 연연하지 않는,

내리 2세트를 내주고도 속편하게 잠이나 잘수있는 그런 녀석.

내 프로생활은 마치 촛불같았다.

촛불이라 함은 본디 심지가 다 사라질때까지 타올라야만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촛불들은 무언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꺼지고만다.

그 심지가 다 타기도 전에.

내가 결실을 맺기도 전에.

지난 3년간 늘 그래왔다.

5번의 LCK를 치르면서, 내 촛불은 한번도 마지막까지 타오르지 못했다.

내 촛불을 끄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 원인을 늘 다른곳에서 찾았지만, 이젠 명확해진다.

여러멍의 후보가 있었지만. 모두 떠나갔다. 이젠 한 사람뿐이다.

그 긴시간동안 내 곁에 있는 단 한사람.

인내심의 한계가 다다르는것이 느껴진다.

롤드컵을 우승할거라느니, 우리는 지지 않는다느니

마치 설탕같은 달콤한말로 순진한 선수들을 유혹하고서는.

자신이 모든것을 이뤄줄수있을것처럼 말하고서는.

결국 아무것도 이뤄주지 못했다. 모든것을 앗아가버렸다.

"이번엔 다를거라 생각하고 여기까지 따라왔는데"

그렇게 생각이드니 쌓여왔던 분노가 봇물터지듯 차오른다.

망치를 가져와서 방문을 부수기 시작한다.

'쾅'

망치를 한번 두들길때마다 분노가 더해진다.

'쾅'

"뭐하는거야 지훈아!!! 그만해!!"

창현이 말린다. 허나 내겐 들리지 않는다.

대체 그안에서 뭘하고 있는걸까.

얼마나 대단한걸 또 준비하고 있길래 나흘밤낮동안 아무소식도 없는걸까.

곧 문이 부서진다.

문 앞에는 그 남자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서있었다.

"지훈아, 우승할 방법을 찾은것 같다"

그날밤, 지훈은 모두가 잠을 청한후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훈은 자신에게 4번의 실패를 안겨준 그 남자를 믿고.

마지막 촛불을 켜보기로 했다.

2020 / 09 / 05 PM 17 : 00

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ummer

FINAL

DWG vs DR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