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플레이


박상수 


 

 꼭 밟아야 할까? 

 
 기억 안 나? 스파게티를 말면서 동기 1이 말했어 총회 때 걔만 안 왔지 우린 뭐 가고 싶어 그런 델? 동기 2가 끄덕였어 동기 M.T.도 걔 때문에 망쳤지 삽질하러 다닐 시간에 페북 프로필이나 바꾸랬어

 
 잠깐, 그거 내가 너한테 해줬던 말 아닌가?

 
 뭐가 중요해, 누구든 들은 건 들은 거, 중요한 건


 걔 때문에 남자애들이 싹 빠졌다는 거, 아이들은 10초간 숨이 멎어버렸다 흡입해, 흡입하라구! 그런 애, 살쪄서 완전 무너졌으면! 피클을 찍어올리며 3이 중얼거렸어 지난번엔 나랑 리포트를 같이 썼잖니 내 자료랑 책이랑 공유해줬더니……

 
 아이들 귀가 더 뾰족해졌어 커피라도 샀어? 없지 없었겠지? 2의 말에 3은 그대로 얼굴을 파묻었어 점수도 걔가 더 나왔단다, 애들이 탁자를 잡고 흔들었어 어떻게 그래?! 어떻게?! 애들은 3에게 몰려 앉았지 다치지 마 3아, 다치지 마! 등을 쓰다듬으며, 걘 남자 선배들한테만 커피를 사는 애야!

 
 '술은 혼자 마셔야 제맛, 하지만 때로 사람이 그리운 날……'

 
 이거 봐, 왜 맨날 혼자 술 마시는 사진 올려? 풀 메이크업에 머리 세팅까지, 아, 이런 앤 제발 꺼지라고! 폰을 들여다보던 1,2가 합창했어 입술을 부르르 떨다가 드디어 나를 봤지 넌 걔랑 어울렸잖아 걔 뭐야? 왜 우릴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대?


 잠깐 딴 데를 봤어
 고개를 가로젓다가 깊게 한숨을 쉬었지

 
 처음엔 진짜 몰랐거든? 그런데……

 
 스르르,
 울던 애까지 일어나서 내 입을 보기 시작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