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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단편소설]주계식당모바일에서 작성

암똘곰(175.208) 2021.12.31 06:52:12
조회 14977 추천 474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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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김재혁, 전국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 헤메이는
자칭 '맛부랑자'이다.


숨겨진 맛집을 발견하고 개인 블로그에 평가를 남기는것이
내 소소한 즐거움이자 맛집 찾아 행군한 퉁퉁 불은 다리의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진통제이다.


허름하고 낡아빠진 간판 아래에 한옥과 비스무리하게
지어진 식당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약간의 짜릿한 느낌이 뇌를 스쳐 지나감을 느끼고 내 다리는
문을 향해 걸어가고 내 손은 문을 열었다.


문을 열었더니 천으로 가려진 식당 내부에서 점잖게 들려오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나를 멈추게 했다.


"이 식당은 하루에 한 명. 예약으로만 손님을 받으니 다음에
오시게나"


하루에 한 명?! 예약제?! 이 허름한 식당에서?!


매우 달아오른 흥분을 애써 감추고 예약하는 명부로 보이는
종이에서 요구하는 정보들을 망설임없이 적었다.


3일 뒤,

'드르륵'



"...어서오시게"


문을 밀고 천을 헤치자 보이는것은 한 눈에 다 보이는 아담한 주방
그리고 수려한 나무로 꾸민 인테리어,단 하나의 좌석이었다.



"...앉으시게나"


안내와 동시에 연륜이 넘쳐보이는 주인장은 다 해져버린 붉은색의 앞치마를 둘렀다.


단 하나 뿐의 좌석에 앉은 나에게 메뉴판을 내밀며 주인장이 말했다.


"천천히 골라보시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주   계   식   당




불백덮밥

짜장면

수육

폭포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의외로 선보이는 음식들은 많지 않았고 단 3개만이 전부였다.


"하루에 한 명만 예약제로 받으신다면 오늘 하루는 제 마음껏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게 맞습니까?"


"...정확하시오"


이 날을 위해 아침에 점심까지 생략하고 입장한 나는
이 식당의 모든 메뉴를 맛보기로 결심하였다.


"우선 불백덮밥 먼저 주문하겠습니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시고는 주인장께선 곧바로 요리를 시작하셨다.


요리를 하시는 도중 나는 이 식당과 주인장에 대해 너무나도
알고싶어졌다.


"선생님 주계식당에서 주계의 뜻이 뭡니까?"


"별 뜻은 없소. 내 군대시절 식사하던곳을 부르던 명칭이
'주계장'이었는데 거기서 '주계'를 따온것이오"


"하필 주계란 단어를 따오신 이유가 뭐죠?"


"그 당시에 난 주계병이였고...옛 전우들이 생각나서..
주계식당이라고 이름을 지었었지.."


"그럼 그 전우분들도 이 식당을 자주 방문하시겠네요?"


"헐헐헐..글쎄올시다..그렇다면 얼마나 더 좋을게 있겠는가
내 정들었던 전우들은 베트남 전쟁 당시 이 세상을 떠났소."


주인장은 잠시 칼질을 멈추곤 떨린 목소리로 말하였다.


"...사실 먼저 간 전우들과 함께하지 못하고 살아남아 있는것
그것에 대한 속죄로 주계식당이라고 지은것이오."


그 대답 뒤에 더 이상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아 꿀먹은 벙어리
그 자체가 되어 굳어버리고 말았다.


"...여기 불백덮밥 나왔습니다."


눈보다도 더 새하얗게 빛나는 고슬고슬한 쌀밥 위에는
해병대의 붉은 정열을 비추는듯 선명한 붉은 빛을 띄는 불백
탄매에 검게 그슬린 군인의 얼굴과 같아보이는 김
그 중앙엔 전장의 혹독함에 떨어지는 땀방울같던 노른자


맛을 안봐도 굉장히 훌륭해보이는 외견상으로도 매우 기똥찬
불백 덮밥이 내 식탁위에 올려졌다.


맛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최고의 맛이었다.


"다음 수육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인장은 마찬가지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바로 요리를 시작하셨다.


"선생님 갑작스럽지만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진 정해라고 하오 참 진  뜻 정  바다 해  "


"...바다와 깊은 연관이 있는 성함이시군요"


"...단지 내가 태어나 자라왔던곳이 바다와 가까이에 있으니
바다와 뜻깊게 지내라는 의미로 부모님께서 작명하셨지"


"그 이름에 걸맞춰 해병대에 들어갔으나 돌아온건 전우를
지켜내지 못하고 눈 하나를 잃은 채 눈물만 삼키던 약골이
되어 돌아왔네"


옅은 조명에 주인장의 얼굴이 살짝 비춰졌고 오른쪽 눈에는
검은색 안대로 가려져있었다.


"..여기 수육 나왔습니다."


젓가락으로 누르자 육즙이 흘러나오는 탱탱한 수육
황갈색 빛이 살짝 감도는 비계층
겉보기에도 시원해보이는 썰려진 배추김치


정신없이 먹어치우고 마지막 하나남은 음식을 주문했다.


"짜장면...주문하겠습니다"


주인장은 곧바로 뒤를 돌아 춘장을 손에 집었다.


"선생님께선 키워온 자식이 있으십니까?"


"있지...나를 닮아 요리하기를 굉장히 즐겨했던 멋진 아들놈이 하나 있다오"


"우연찮게도 짜장면이 내 아들놈의 최고 중의 최고로 잘 만들던 요리였는데..기막힌 타이밍에 자식 얘기를 꺼내시는구려.
으하하하하하!"


"아드님께선 지금 어디에서 뭘 하고 계신가요?"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면서 아버지를 따라 주계병으로 군생활을 찬란히 빛내보이겠다고는 해병대로 입대를 하여 주계병
으로 복무 중에 있다네..매일마다 다치지는 않았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오"


"자랑스러운 아드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떡팔이라고 하오 진떡팔"


"어렸을적에 정말 짜장면만 좋아하던 짜장귀신이었는데...
군대에 가선 짜장을 먹을 수나 있을련지...이 짜장면의 짜장도 우리 아들놈이 개발하고 간거라오 드셔보시게나"


이내 그릇엔 잘 볶아진 면과 더불어 고소한 냄새를 자랑하는
투박하게 썰어진 돼지고기와 양파가 춤을 추는 짜장면이
식탁에 올라왔다.


갓 뽑아내어 삶아 볶아진 면은 쫄깃하며 찰졌으며
아드님이 개발한 위에 부어진 짜장소스는 천하일미였다.


세 가지 음식 모두 술과 함께하지 않으면 일평생 후회할
천상의 맛을 자랑했다.


그리고 내 눈엔 '폭포주'가 눈에 들어왔다.


"폭포주..그리고 수육 한 접시 부탁드리겠습니다."


눈 깜짝할 새에 수육은 내여왔고 폭포주만 남았다.


"선생님 주문했던 폭포주와 함께 먹을려고 합니다만..."


"......폭포주. 지금 당장 내어드리겠소"


식탁에 자그만 술잔을 하나 놔주시고는


주인장은 갑자기 입고있으셨던 옷을 찢어발기시는 이해가지 못할 돌발 행동을 하셨다.


모든 옷이 찢어져 흩날리고 주인장은 속옷도 걸쳐지지 않은 해괴망측한 모습을 내 앞에서 보여지고 계셨다.


"선생님...! 대체 뭔...!"


주인장은 묵직한 술병을 들더니 말을 꺼내셨다.


"여기... 폭포주 나왔습니다."


이내 주인장은 자신의 쇄골을 기점으로 몸에 술을 졸졸졸
흘려보내셨다.


비좁은 술병안을 벗어나 밖으로 나온 술은 주인장의 몸을
타고 흘러 가장 튀어나온 부분에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에
흐르기 시작했다.


정신나간 미친 광경에 나는 황급히 짐을 챙겨 도주하기 위해
의자에서 몸을 뗐다.


"아쎄이 원위치!!!!!"


주인장의 엄청난 고함에 거울의 유리마저 금이 가버려
깨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버린 나는 주인장 쪽으로
조심히 시선을 옮겼다.


뚝 뚝 몸을 타고 흐르던 술은 작은 술잔을 가득 채웠고
옆에는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수육이 김을 뿜고 있었다.


"충분히 놀랄 수 있다는거, 나도 잘 알고 있소. 하지만 나가기
전에 우리 주계식당의 최고로 꼽는 자부심이니 한 모금만
하고 나가주시겠소?"


매우 진지한 주인장의 표정에 맛부랑자로써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말이었다.


가다듬고, 의자에 착석해 술잔을 손에 들었다.


"....탁월하고 현명한 선택이시오"


눈을 질끈 감고 나는 한 모금 들이켰다.


.......!!!!!!!


몸 전체의 혈관을 타고 퍼져나가는듯한 청아한 바다향기
두 손과 발이 구름으로 바꿔치기 한듯이 가벼워지며
놀란 가슴으로 가파르게 뛰던 심장소리가 차분한것이 들리고
어렴풋이 떠오르는 군복을 입었던 그 때 나의 모습


폭포주는 내 모든 오감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식사를 마저 하시겠소?"


라는 주인장의 질문에 나는


"폭포주 하나 더..부탁드립니다"


홀린듯 주문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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