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여 들리는가 해병의 목소리
전우여 보이는가 해병의 눈동자~
굳이 긴 말이 필요한가?
화려한 수식어가 필요한가?
마치 북한군 장교처럼 쓸데도 없이 휘황찬란한 쓰잘데기 없는 훈장들을 가득 달아야만 하는가?
그럴 필요없다
이 사나이에게
적어도 황근출에게 그러한 미사여구 따윈 필요없다
"해병대" "전설" "신화"
이 사나이를 나타내는 대에 필요한 단어는 오직 저 세개로 한정된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해병대 헌법 제 1조 1항에 명시된 내용이기에
각설하고 대가리부터 박고 들어가자면 내가 좀 많이 바빴다
거진 2월 달부터 알바 자리 구하느라 면접만 보러 다니고
면접 떨어지고 울부짖으며 소주 들이키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해병으로서의 가르침과 해병정신 그 자체에 취할 수 있던 길고 긴 한 달이었다
그러나 겨울은 지나갔다
2월은 겨울이다
그리고 겨울은 지나갔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은 용맹이란 말로도 그 영광을 차마 담지 못할 '해병대 전설'
황근출 해병님과
3월의 봄바람뿐
작업은 순조로웠다
먼지가 내려앉았다
난 후회하지 않았다
이 먼지가 내려앉은 황근출 해병님의 얼굴을 향한 눈길을 돌리지도 않았다
묵묵히 지켜봤다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것이 '해병'이며
그것이 '해병정신'이기 때문이다
이 별것 아닌 쿠킹호일을 벗기는 순간
그 순간을 위해 난 지금 살아 숨쉬고 있다
이 쿠킹호일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쿠킹호일 너머에 있는 것이 팔열지옥인지 해병성채인지
전우여 보이는가
황근출 해병님의 얼굴이
전우여 들리는가
해병의 함성이
황근출 해병님이 하늘에서 몹시 매섭게 내려와
나에게 말씀해주셨다
"새끼... 기합!"
나는 그 순간
'해병정신에 취했다'
보다시피 완벽하게 도색됐다
급조한 물건치고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마치 위장크림처럼 나온 모습이
되게 마음에 들더라
이런 씨발새끼를 봤나 야이 씨발련아
(댕겅)
해병에게 긴말은 필요없다
눈앞에 있는 장애물에 "씨발련아" 한마디 박아줄 깡과 용기
그리고 자신의 행동과 과오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을 각오만 있다면
사람은 '해병'이 될 수 있다
그렇다
이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난 이미 한 사람의 어엿한 '해병'이란 사실을....
황근출 해병님이 몹시 노하여 들고 있던 벤치 바벨을
호랑이처럼 매섭게 나에게 던지셨다
난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황근출 해병님의 일갈을 똑똑히 귀에 새겨들었다
"새끼..."
"기열!!!"
"해병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넌 고작 내가 던진 바벨을 맞고 쓰러졌고 네가 쓰러지며 싸지른 똥오줌은 너의 동기와 후임들과 몇몇 선임이 치워야만 했다"
"넌 기열찐빠해병수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황근출 해병님은 단지 4글자
"새끼... 기열!" 이라고 말씀하셨지만
나에겐 저 그 4글자가 저 긴 문장들처럼 매우 뜻깊게 느껴졌다
해병정신에 취하며 난 계속해서
황근출 해병님의 일지를 써내리기 시작했다
ㄹㅇ 존나 잘나왔네
거의 해병대 훈련교관 급
황근출 해병님이
뒷짐을 지셨다
그 순간 황근출이 매우 노하여 전방에 힘찬 함성을 5초간 발사하니
군 부대 인근 500km 내의 모든 지역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괴성을 지르고 괴로워하며 해병대에 자진입대했다고 한다
이로써 백만 해병을 넘는
오천만의 해병민국이 만들어졌다
-해병신화실록
그러나 이것은 '황근출'을 나타내는 매우 기초적인
매우 기본적인 신화일 뿐이다
황근출 해병님은 악력기 대신에 체단실의 바벨을
종잇쪼가리 구기듯 접어서 던지셨다고 한다
그 악력은 측정불가하나 누군가 예측하기로
'전차의 장갑판을 손으로 잡아 뜯을 수 있을 정도" 라고....
황근출 해병님이
북파공작 임무를 부여받고
북한에 투입되어 북한 전차 4개 사단과 대치하셨을 때의 일이다
그 전차부대는 전차부대였다
그 전차부대는 몹시 매섭고 날랬으며 용맹했다
그 전차부대는 용맹함이 지천을 뒤덮는 부대였다
그 전차부대는 지나가는 모든 곳을 초토화시키며 평평하게 만들었다
그 전차부대는 틀림없는
전차부대였다
그러나 황근출 해병님이 몹시 진노하여
직접 완전군장을 풀어 헤치시고 적진에 달려들어
홀몸으로 전차를 제압하고
뒤이어 전차부대를 모조리 휘하에 복속시키셨다
그리고 황근출 해병님께서 말씀하셨다
"새끼...."
"기합!!!"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그곳엔
전차로 아령 운동을 하고 있는 황근출 해병님의 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여름이었다
제작소감....
일일이 길게 말할 생각 없다
황근출
그것은 해병의 이름이다
황근출
그것은 전설의 이름이다
황근출
그것은 신화의 이름이다
황근출
그것은 해병대 무적신화를 만들어낸 전설의 이름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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