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난 전역한지 한참이 돼가는 틀딱이다.
오랜 기억을 더듬어서 특이했던 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려 한다.
군대에서
애정결핍인데 조온나 잘생긴 놈이 있었음.
뭐 성인 된 이후로 군대 오기 전까지 여자친구가 8번 바뀌었다고?
ㄴ 원나잇 한 건 당연히 배제한 거고.

이렇게만 보면 알파인가 싶겠지만 마인드는 오메가에
가까웠음.


지 혼자 들떠서

막 나대다가 주변에서 피하고 싫어하니까 바로 의기소침해지고,

인사를 했는데 건성으로 받아줬다고 섭섭해하고

뭐 음식 시켜 먹을 건데 두번 밖에 안 물어봐줬다고 섭섭해하고
ㄴ아니 시발 두번 물어봤으면 됐지 시발아 보통 다 한 번씩만
물어보는데 대체 더 이상 얼마나 큰 배려를 바란 거노?

더 웃기는 건 어차피 걔 배불러서 치킨 안 먹었음ㅋㅋ
어차피 안 먹을 거였는데 걍 섭섭했던 거ㅋㅋ


어느날은
이상한 과대망상 걸려서
'오늘 000병장님이 내게 말을 안 걸어주셨다'고 슬퍼하고.
시발아 그 새끼 오후 내내 작업 나가있었으니 너한테 말을
걸고 자시고 할게 있었냐.


여튼 쓰다가 갑자기 혈압 올라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내가 원만하게 이 사람 저 사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라서
(다른 의미로는 감정쓰레기통 호구새끼였음.)

이 새끼고 저 새끼고 다 나한테 와서 상담하고 푸념하고
그랬다. 저 존잘 놈도 그 중 하나였다. 근데 얘가 애정결핍이라
그런지 내가 몇번 받아주니까

자긴 '어떻게든 전역 후에도 내 인간관계에 소중한 동생으로
남고 싶다'라고 오글거리는 소리도 하고 해서

솔직히 내가 좀만 어리광 받아주면 전역 후에
이득 좀 볼 수 있을 것 같았음.
완전 존잘이라 아는 여자는 많을테니 소개라도 받든가.


근데 딱. 한 가지 일로 오만 정이 다 털렸다.

임마가 그날도 여자 꼬신 썰 푸는 중인데
그 날은 두가지 썰을 들려줬음.

1. 자기 위해 이리저리 발로 뛰면서
막 스펙 쌓을만한 활동도 알아봐주고

혼전순결도 포기한 여친을 두고 딴 여자랑
양다리 걸치다 들켜서 헤어진 썰.

2. 남친 있는 여자 꼬신 후 즐기다 헤어지게
설득하고 지도 손절한 썰.

이거 듣는 순간, 아 이새낀 인간관계로 두면
존나 독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싸아 하고 들었다.

결국 손절함.

1번에서 의리없는 놈이란 걸 깨달았고
2번에서 상도없는 놈이란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