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되어야 한다고 본다. 국학은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와 밀착하고 있고
동양철학은 아직도 훈고학적인 연구방법과 전통회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양전통주의자들의 기본논지는 결국 과거 성현들이 펼쳤던 순수한
이상향이나 이념을 되살리자는 건데... 이미 현대사회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물질에 있어서, 정치와 사회체제에 있
어서 서구문물이 거의 대부분의 동양나라들을 지배하고 있는것도 사실이고
동도서기니 중체서용이니 하지만 도와 기라는게 그렇게 분리되어있는게 아니다.

그리고 이건 동양철학의 본질과는 관계 없는지도 모르지만 나타나는 현상에
있어서는 동양정신으로 회귀가 반서구 국수주의와 손잡고 공동체주의나 국가
주의 이데올로기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서구
민주주의나 개인주의는 서양의 타락이고 보편적인게 아니라고 해서 유교적 전체주의
성향으로 치닫거나 혹은 노장사상의 영향을 받고 서구 과학의 거부와 미신적인 성향을 띠게
되는것 등등도 동양전통주의 숭배의 부작용이라고 할수 있다. 현대사회에 맞는
동양정신의 정수를 선별해서 잘 활용한다는것..지식인에게나 대중에게나 쉽지 않은일이다.

하나 덧붙이면 동양의 문화적 단계를 서양의 관점에서 본다거나 동양철학을 서양식 방법론
으로 해석해본다거나 하는것 자체가 이미 서구적인 관점이다. 결국 현대사회를 살면서
서구 사상을 주입받고 서구식 문명의 이기를 쓰며 사는 우리로서는 동양정신을 완벽히
이해하는것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