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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09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15 16:43:59
조회 163 추천 2 댓글 2

시간을 약간 거슬러 한낮.

백화점에 출근해서 자잘한 오전 업무를 마친 지훈은 관리인의 아내에게 들은 집 주소에 도착했다.


지훈 '꼭 옛날 느낌 나는 골목이네'


골목길의 아담한 집.

팔구십년대의 아담한 향취가 풍겨오는 그 집은 그가 재대로 찾아왔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승재의 당시 나이와 홀어머니가 가족을 부양하며 살만한 집을 계산해보면 이런 집 밖에 안 나오니까.

낡은 문 옆에 있는 작은 초인종을 누르며 지훈은 머릿속 질문들을 정리했다.


띵동


지훈 "계십니까?"


문틈사이로 새어나오는 초인종 소리. 

잠깐을 기다리자 소란스런 인기척이 들렸다.


???? "누구세요?"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굉장히 어렸다. 

아주 잠깐 듣기만해도 말을먹는 것같은 앳되보이는 목소리. 

지훈은 재빨리 인터폰에 어린이용 미소를 지어주었다.


지훈 "혹시 거기 어머니나 아버지 있으시니? 긴히 물어볼게 있어서 그런데...."


지훈의 물음에 어린이가 답했다.


어린이 "아빠는 회사갔고 엄마는 모임나가셨는데요! 이따가 오신다고 했어요!"

지훈 "그래? 그럼 잠깐 아저씨가 들어가서 어머니 좀 기다릴 수 있을까?"

어린이 "안돼요. 엄마가 낮선 아저씨 문 열어주지 말랬어요!"


똑 부러지는 대답.

순간 벙찐다. 

그리고 웃음이 나온다.

요즘애들은 다들 이렇게 똑 부러지는건지.

그 모습이 꼭 한나같아서 귀여웠다.


지훈 '한나는 요새 뭐하고 있나 모르겠네. 바쁘다고 너무 연락을 안했나....'


지훈 "ㅎㅎ 그러면 어머니 전화번호라도 알 수 있을까? 아저씨가 물어볼 게 있어서 그런데"

어린이 "그건 괜찮은거 같아요. 잠깐만요!"


잠깐만을 외친 어린이는 뭔가를 가지러 갔는지 다다다다. 

스피커 너머로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이내 다시 가까워지는 다다다다.

뭔가를 보며 말하는지 또박또박 어린이는 지훈에게 하나하나 번호를 건내주었다.


그래서. 

지훈은 집을 뒤로하고 어린이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짧은 신호음, 그리고 소란스런 소리. 

이윽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 "여보세요"

지훈 "아. 혹시 십정동 열우물로 좌측 두번째 집에 사는분 맞습니까?"


지훈의 구체적인 말에 여자가 경계했다.


여자 "네. 무슨 일로 전화하셨나요?"

지훈 "다름이 아니라...."


지훈은 간략하게 설명했다.

지금 어머니께서 사시는 집, 그 집에 전에 살던 사람을 찾고 있다고, 

혹시 전에 살고 있던 분에 대해서 아시는게 있다면 모쪼록 알려주십사 하고 부탁을 하자 여자는 음.... 하고 생각을 하더니 

뭔가가 생각이 났다는 듯 술술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여자 "그 집. 우리 그이가 계약한거라 자세히는 잘 모르는데, 그래도 조금 알고 있는거라도 말해줄게요. 

      처음에 그 집이 나온게 한 이십년 전쯤인가 그랬을거에요. 당시에 그이 직장이 옮겨져서 가까운데 집을 잡으려고 했는데 

      하나같이 비싸서 여기저기 발품팔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부동산 아저씨가 약간 하자는 있는데 싼 집 하나가 

      나왔다고 해서 무슨 하자가 있냐고 물었더니 글쎄 애엄마랑 아이 둘이 살던 집이 있는데 애엄마가 죽어서, 친척들이

      아이 몰래 싸게 집을 판다고 하는 그런 집이 있다는거에요. 뭐 애야 불쌍하지만, 저희도 정말 어려웠었거든요 그때"

지훈 "아. 네...."

어머니 "아. 이 얘기는 아니고, 어쨌든 그래도 집이니까 계약할 땐 신중하자고. 저도 그이 따라서 갔었죠. 그래서 말미에 

        계약서를 보는데, 글쎄 그 죽은 여자 이름이 되게 특이하더라구요. 마야. 성이 마고 이름이 야 였어요. 되게 이상한 이름이죠?

        특이해서 잊히지가 않더라구요"

지훈 "마야 말씀이십니까?"


마야.

지훈이 다시묻자 어머니가 확언해주었다.


어머니 "네. 한자까진 기억이 안나는데 그래도 이름은 확실히 기억해요. 마야. 

        한국에 마씨가 있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다니까요"

지훈 "그리고요? 또 다른 건요?"

어머니 "에.... 그게 전분데요?"

지훈 "뭐 그 집 살면서 그.... 마야씨에 대한 소문이나 그런거 못들어보셨습니까?"

어머니 "네. 죽은 사람 이야기 하는거 아니라고. 사람들이 다 쉬쉬 하더라구요. 그 집 아들내미가 불쌍하단 소리는 몇 번

        들어봤어도, 마야씨에 대한 소문은 못들어봤어요"

지훈 "아...."


이름만 알아서는 너무 아쉽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단 나았지만 그래도 잔뜩 기대한 지훈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뭔가 아무거나 다른게 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그의 비탄을 어머니가 깼다.


어머니 "아. 혹시 이것도 관련있나 모르겠다"


지훈이 반응했다.


지훈 "예?"

어머니 "그.... 붙박이장에 티켓하나가 있었거든요. 분명히 친척들이 집을 다 치웠다고 했는데, 붙박이장 뒤까지는 못했는지 

        나중에 청소하다가 훓는데 티켓 하나가 나왔었어요. 그냥 버릴려고 했는데, 혹시 몰라서 가계부에 껴놨거든요"


티켓?

지훈이 반색했다.


지훈 "가계부요? 혹시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어머니 "음.... 원래 그이랑 얘기하기로는 그 아들 오면 보여주기로 했었는데...."

지훈 "그 아들. 제가 잘 압니다"


지훈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



여차저차, 이러쿵저러쿵해서 티켓을 받은 후. 

지훈은 백화점으로 돌아왔다.

이연을 관리하는 부서로 찾아가서 승재의 연락처를 얻어 다시 나오는 길.

얄굳은 우연인지 다혜를 마주쳤다.


다혜 "아. 정부장님"

지훈 "다혜씨 혹시 시간 되십니까?"


다혜를 보자마자 피어난 좋은 생각.

지훈의 물음에 다혜가 답했다.


다혜 "시간이요? 지금 딱히 일 없긴한데...."

지훈 "잘 됐네요. 그럼 같이 승재씨 좀 만나러 갑시다. 아무래도 처음보는 사람이 어머니 이야기하면 예민하게 반응할 지도

      모르니까 다혜씨랑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아서요"


다혜는 승재와 안면이 꽤 있으니까.

그러나 잠깐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일. 

비서일을 하는 다혜에게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다.


다혜 "승재씨요? 저도 가고 싶긴한데.... 근무 시간에 백화점을 벗어나긴 조금...."

지훈 "출장서는 시간 좀 걸리니까 그렇고. 대충 사유서 쓰고 나오세요. 점장님께서 알아서 처리해주실겁니다"

다혜 "그럴까요? 그래도 직접 말하는게...."


망설이는 다혜의 말을 지훈이 끊었다.


지훈 "어서요. 또 언제 사라질지 몰라요. 점장님 지금 하고 있는 일 있어서 바쁘시던데 만나서 한마디만 하려고 해도 한참 걸릴겁니다"


사라진다는 소리에 다혜가 깜짝 놀랐다.


다혜 "그럼 안되죠!"

지훈 "그리고 점장님이 맡긴 일이 토끼찾기였으니까 일을 벗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갑시다"

다혜 "네!"


다혜가 사유서를 쓰고 오는 사이.

지훈은 다시 한번 티켓에 대해 확인했다.

중유역 편도티켓.

중유역이라는 역이 대체 어딘지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았지만

마야가 살던 집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로 뭔가 의미가 있었기에 지훈은 의미없는 검색을 계속했다.


다혜 "뭘 그리 열심히 하세요?"


사유서를 쓰고 나온 다혜가 물었다.


지훈 "아. 이게 그 집에서 발견한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승재씨 앞에서 하는걸로 하고. 일단 다혜씨가 승재씨에게 연락해주세요"

다혜 "네"


지훈에게 전화번호를 받아 꾹꾹.

다혜는 승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승재는 처음에 다혜를 누군지 몰라했지만

다혜가 홍난에 대해 말할것이 있다고 하니 마침 이연에게 일이 없었던 날이였기도 하고 그래서 승재는 이내 만나는 것에 동의했다. 


다혜 "그럼 예장동 카페로 나와주세요"

승재 "예 알겠습니다"



----------------------------------------------------------------



승재 "예?"


카페 한 구석.

한산한 정적을 제친 것은 승재의 높은 목소리였다.


지훈 "네. 어머니요. 아무래도 홍난씨와 승재씨의 어머니. 마야씨께서 크게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훈의 입에서 나온 말은 믿기 힘든 말이였다.

홍난에 대해서 해줄 말이 있다기에 온 것 뿐이였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어머니에 대한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승재가 언짢아했다.


승재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지훈 "저희도 크게 믿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홍난씨 주변에서 자꾸 특이한 일이 일어나고, 그게 홍난씨가 만난다는 

      토끼. 마야씨가 일으키고 있는 일 같으니까요"

승재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단정하지 마시죠. 저희 어머니 아주 예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승재의 단호한 말에도 지훈은 계속 말했다.


지훈 "예 그렇죠. 근데. 따지고보면 홍난씨도 되살아난 케이스 아닙니까? 다혜씨가 협박 받던 날. 분명히 옥상에서 

      나석철이라는 폭력배랑 같이 떨어진걸로 아는데요? 그리고 그것도 정황상으로는 첫번째 죽음도 아니였죠? 

      영수선배랑 같이 돌아왔다는 걸로 봐선 그 이전에도 한번 더 죽었다는 것 같은데.... 이래도 승재씨 어머니가 돌아올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십니까?"

승재 "그래도...."

지훈 "이거 보세요"


지훈이 전에 작성해두었던 몽타주를 내밀었다.


지훈 "이거 저희가 승재씨 뒷조사 한것도 아니고 그냥 점장님이 토끼가 머리탈 벗었을때를 기억해내면서 그려낸 몽타주입니다. 

      정말 승재씨 어머니랑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몽타주는 승재의 어머니 얼굴과 비슷했다.

몽타주는 보통 약간은 다르다던데.... 

놀랍도록 일치하는 모습에 승재는 아연해했다.

설마 싶어서 핸드폰을 켜보는 그.

어머니의 사진과 비교해봐도 너무 똑같아서.

그는 말이 없었다.


지훈 "물론 닮은 사람일수도 있겠죠.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을 가지진 마십쇼. 다혜씨 봐서 알겠지만 홍난씨랑 엮인 사람들은

       전부 지독한 인연에 끈에 묶여있으니까"


맞는 말이다. 

홍난의 옆에 있으면 항상 그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 제길이 한때 홍난의 아우였던 것도.

제길의 요상한 꼬임에 빠져 이연의 매니저가 된 것도.

그리고 곧이어 홍난이 이연의 스타일리스트가 된 것.

모두 지독한 우연이자 인연이였으니까.

직접 겪었기에 승재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 못했다.



-----------------



한참의 침묵 후 승재가 다시 말을 이었다.


승재 "그래서. 그 토끼가 제 어머니다. 그거 하나 말씀하시려고 만나자고 하신겁니까?"


까탈스러운 말에 지훈이 답했다.


지훈 "그건 아니구요. 승재씨가 전에 살던 집에서 묘한 걸 발견해서요"


그리곤 티켓 하나를 내밀었다.

빳빳하니 꼭 새것같은 티켓을.

승재는 말없이 티켓을 집어들었다.


지훈 "중유역이라는 곳의 티켓이던데.... 혹시 아시는 것 있습니까?"


목적지가 적히지 않은 급행열차티켓.

승재가 눈을 가늘게 뜨며 기억을 되집었다.


승재 "글쎄요. 암에 걸려서 한참 힘들어 하실때. 언젠가 그런 말씀을 하신 적 있었어요. 꿈을 꿨는데, 

      꿈에선 이상한 역의 역무원이였었다고.... 평생을 디자인만 하셨었는데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역무원을 하는 꿈을 꿔서 

      신기하다고 하셨었습니다"


티켓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야기였다.


지훈 "역무원이요?"

승재 "네. 꿈에서 본 그 옷을 직접 만들어보시기도 하셨어요. 옷 만들고 입는거 좋아하셔서 회사는 인쇄소 였어도 옷 곧잘 만드셨었거든요"


승재가 역무원 옷을 입은 마야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 속 마야는 퀭한 모습이였지만 밝게 웃고 있었다.

쓰게 웃는 승재.

지훈이 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훈 "혹시나 해서 그런데 어머니.... 혹시 뭔가 특별한 능력 같은거 가지고 있지 않으셨습니까?"


지훈의 말에 승재가 어이없어했다.


승재 "아직도 그 토끼 이야깁니까.... 아뇨 없었습니다. 그런게 있었으면 애초에 돌아가시지도 않으셨겠죠.

      그리고 그 토끼가 제 어머니라면, 왜 제가 아니라 홍난이만 찾아오는 겁니까? 저를 먼저 찾아왔어야지...."

지훈 "그건...."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

어떻게 답을 할까 고민하는 지훈을 제치고 다혜가 대신 답했다.


다혜 "아마도 기억상실 아닐까요? 홍난이도 지금.... 기억하지 못하잖아요.... 승재씨 어머니도 같은 증상 아닐까 싶은데...."

승재 "하.... 하하...."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그러나 이번에도 승재는 다혜의 말을 무조건 반대하지도 못했다.

홍난의 예가 있었기에....


승재 "하아...."


최승재.

그가 침음을 삼켰다.



%%%%%%%%%%%%%%%%%%%%%%%%%%%%%%%%%%%%%%%%%%%%%%%%%%%%%%%%%%%%%%%%%%%%%%%%%%%%%%



정주행을 다시하고 있는데 드라마내에서 (상플과 아무 관계없이)


짠! 하고 설정 충돌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데서 충돌이 일어나서 멘탈이 바사삭.



충돌한 것도 잘 끼워맞춰서 상플을 써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으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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