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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상플)모바일에서 작성

청청(58.143) 2019.03.25 19:27:51
조회 332 추천 1 댓글 7


이거 그냥 내가 보고 싶은 장면 쓴거라 오잉? 뭐지? 하는 지점에서 끝날거야....아직 다 안썼는데 그냥 올려본다ㅠ 못쓴 글이라도 잘 보길 바라!

*****
"너.....송이연 건들였냐?"

홍난은 두 주먹에 힘을 꾹 쥔 채로 제 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약간 이상한 사람 같았다. 그가 방금 전 책상을 쓸어버린 탓에 온갖 서류와 물건들이 바닥으로 둔탄한 소리를 내며 떨어져서 더 그렇게 보였다.

"왜, 왜 그러면 안돼? 내가 남편인데."

  내가 바로 차재국이잖아.

재국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 같았다. 제 사무실에 들어온 홍난을 보자마자 화를 내며 쓸어버린 물건들 때문에 다친 손조차도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홍난은 그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 쏠린 머리를 뒤로 넘겼다. 미친새끼.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넌 남편이 아니라 전남편이지. 말은 똑바로 해라. 그 한 글자가 얼마나 큰 차이인지 잘 알잖아."

그에 대답한 홍난은 한쪽 입꼬리를 비죽 올리며 상처난 재국의 손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홍난이 잠시 말을 멈춘 그 순간, 사무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시계초침 소리도, 재국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작은 LCD판에서 흘러나오던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손가락 태핑을 하던 그녀는 정적을 끊어내며 말했다.

"그리고 차재국. 내가 누누히 말하지 않았나?"

송이연 한번만 더 건들면 그땐 가만히 안있을거라고. 씹새끼야.


*


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쇼파에 앉아 불안한 마음으로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문을 바라보던 사람은 그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다급한 발걸음으로 실내용 슬리퍼를 질질 끌어 도착한 문 앞엔 익숙한 사람이 서 있었다.

"홍난아......"

그 부름에 고개를 푹 숙이는 홍난이었다. 그러곤 갈라진 목소리로 송이연. 왜 아직 안잤어. 하고 말했다. 대답없이 서 있는 그녀의 발만 바라보던 홍난은 머리카락으로 제 얼굴을 가린 채 이연의 어깨에 기대었다. 어깨너머로 들리는 심장 소리에 홍난은 입만 작게 달싹였다. 입은 열렸으나 나오는 소리는 없었다. 나오지 않은 단어들에 눈을 꾸욱 감으며 이연에게 더 가까이 기대던 홍난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 강제적으로 얼굴을 들 수 밖에 없었다.

"너......울어? 아니 상처는 또 뭐야. 누가 그런거야? 나석철이야?"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이연을 보자, 알 수 없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나에게 넌 내 전부지만, 너에게 난 그저 한기탁의 동생일 뿐이겠지. 불쑥 튀어나온 생각에 고개를 저은 홍난은 베싯 웃으며 이연에게 말했다.

"넘어져서. 너무 아파서 그래."

여지껏 잘 버티고 있었는데 힘이 풀려서. 그 실수가 무서워서. 내가 넘어지면 다른 사람들이 다치는데 그걸 알면서도, 내가.

네가 욕심이 나서. 홍난은 마지막 말을 헛숨으로 삼키며 이연을 바라보았다. 상처를 손끝으로 가만가만 쓸어보던 이연은 홍난의 손목을 붙잡았다. 홍난의 눈썹이 약간 찌푸려졌다. 이연은 개의치 않고 그녀를 방 안으로 이끌었다. 너저분한 침대 위에 홍난을 앉히곤 이연이 말했다.

"너. 다른 곳도 다쳤지. 솔직히 말해. 안 그럼 다 벗겨버릴거니까."

다 벗겨버린다는 말에 흠칫 놀라며 무심코 고개를 끄덕인 홍난을 보자 이연은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이 잡아당겼던 탓에 구겨진 검은 정장이 제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연은 잠시 고민하다 어디서 넘어졌길래 그렇게 다쳤냐고 물었다.

"어......아. 나 계단! 계단에서 좀 굴렀어."

딱 봐도 티나는 거짓말을 하는 그녀의 머리를 이연은 살살 쓸어넘겼다. 침대 옆 협탁 위에 올려둔 구급상자를 멍하게 바라보는 홍난의 눈을 보자니, 이연은 답답해지는 기분이었다.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다친건지. 물어도 알려주지 않을게 뻔했다.

"계단? 그럼 온 몸이 다쳤겠네. 벗어."

그래서 작은 심술을 부려볼까 한 것이다. 이연은 교태롭게 웃으며 그녀의 정장 재킷을 붙잡았다. 당황한 홍난의 얼굴은 볼만 했다. 눈동자는 제자리에 있질 못하고 허공을 배회했고, 두 손은 차마 이연을 붙잡지 못해서 어정쩡하게 들고 있었다. 앞은 이연이 있고 뒤는 공간이 있으니 홍난은 뒤로 가기를 택한 모양이었는지 다리를 슬금슬금 움직였다.
쓴지 오래된 침대라 홍난이 움직일때마다 끼익 소리를 내며 약한 진동을 일으키던 그것은 어느 한 기점으로 소리도, 진동도 멈추었다. 이연이 붙잡은 탓이었다.

"이, 이봐. 송배우. 지금 뭐하자는거야?"
"내가 뭘. 치료해주겠다는데 왜 마다하고 그래."

그리고 여자끼린데 뭐 어때.

이연은 눈빛으로 홍난에게 벗으라고 말하면서 구급상자를 집어 들었다. 달그락 거리며 약을 찾던 이연은 천이 스치는 소리에 시선을 올렸다. 귀가 빨개진 채로 인상을 찌푸린 홍난이 겉옷을 벗고 있었다. 셔츠 단추 위로 손을 올려 하나하나 차례대로 풀어내는 행동을 보고 있으니, 이연은 제가 뭔가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 송배우. 나 다 벗.....었는데."
"......빨리 뒤 돌아."

더듬거리는 말투로 이연에게 말하던 홍난은 빨리 뒤돌라는 이연의 말을 들으며 몸을 움직였다. 멍하게 홍난을 바라보던 이연은 다시 끼익거리는 침대소리에 정신을 차리곤 약을 집었다. 손에 약을 뭍히고 홍난의 등을 바라보는데 상태가 가관이었다. 군데군데 멍자국이 가득했고, 생채기라 보기 어려운 것들이 곳곳에 나 있었다. 아무래도 물어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연은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열기를 참으며 물었다.

"한홍난."

너 제대로 말해. 무슨 일이야.

이번에도 거짓말하면 화를 참지 못할 걸 아는 이연은 이를 악물었다. 이연의 물음에 방안에 잠시 정적이 일었다. 오직 두 사람의 숨소리만 공기 중에 맴돌 뿐이었다. 홍난은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내려다보며 고민했다. 차재국이, 나석철이 그랬다고 하면 안되는데.

"그게......"
"더듬지 말고 말해."

이연의 차가운 목소리에 몸을 움찔거리며 홍난은 고개를 돌렸으나 이내붙잡혔다. 따듯한 이연의 손에 붙잡힌 턱을 흘끗 바라보던 그녀는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시선은 이연이 아닌 벽에 붙어있는 시계로 둔 채였다. 째깍째깍 움직이는 초침에 침을 삼킨 홍난은 양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렸다.

"아니, 내가 요새 복싱을 다니거든."

거기서 스파링하다가 요렇게 저렇게 맞다보니까......

팔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이연에게 시범을 보이던 홍난은 말을 멈췄다. 이연이 자신을 제 품으로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홍난의 시선은 시계를 지나 커튼, 벽, 천장, 그리고 마지막엔 화난 표정을 짓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연에게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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