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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22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07 03:42:54
조회 305 추천 2 댓글 2

쨍쨍한 오후가 지난 세 시 무렵.

은혜는 정신이 없었다.


살금살금 


이리저리 숨어도 자꾸만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험상굳은 남자들 때문에 그녀의 심장은 내내 조마조마했다.


은혜 "언제까지 쫒아다니는거야 대체...."


이제 반나절이 지났건만.

남자들은 아직도 그녀를 찾고 있었다.

포기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그들 때문에 은혜는 어두컴컴한 구석 한 모퉁이에서 무릎모아 쉬는 중이였다.


깨작깨작


급하게 나온다고 핸드폰도 못가지고 나와서 괜히 재킷의 꼬투리나 괴롭히기를 십수분.

그런 그녀의 눈앞에 매끈한 발목과 촌스러운 구두를 믹스매치한 여자가 등장했다.

등을 등지고 있어 알아보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유심히 보니 자신을 이 지경으로 오게 한 당사자, 다혜였다.


다혜 "하아하아.... 으.... 은혜씨 괜찮아요?"


헥헥거리며 안부를 물어오는 다혜.

같은 백화점 직원이라 이리저리 백화점 사람들만 아는 곳을 다 뒤진 듯 싶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착해보여서 은혜는 속으로 고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은혜 '다혜씨 욕해서 뭐하겠어.... 다 내 업보인걸.... 에휴....'


은혜 "네? 뭐가요?"

다혜 "여.... 여기 이렇게 혼자 계시길래요. 후우. 숨이야.... 은혜씨 오늘 오후타임 내내 비서실에 오지 않으셨잖아요"


아마도 다혜는 자신이 오후 내내 비서실에 없던 것을 이상하게 여겼나보다.

본인을 뒤통수치려다 이렇게 된 것인지도 모르고....

걱정하는 다혜를 위해 은혜는 대충 말을 돌렸다.


은혜 "아 그.... 저. 희진씨가 화 안냈어요?"

다혜 "네. 별 말 없으시던데요. 요즘은 비서실 업무가 없으니까 자리 비워도 딱히 뭐라고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은혜 "그래요?"


희진은 별달리 다혜에게 말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하기사 희진은 은혜가 수상쩍은 남자들에게 쫒겨 몰래 나가는 것을 보았으니.

찾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번 은혜가 지은 쓴웃음에 다혜가 걱정스레 은혜에게 물었다.


다혜 "진짜로 별일 있는거 아니죠? 은혜씨 표정이 너무 안좋아보여요"

은혜 "아. 아무 일도 없어요. 그냥 희진씨한테는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다혜 "그거야 은혜씨가 직접 말씀드리면 되지. 왜 전해달라고...."

은혜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래요. 너무 묻지말고요. 네?"

다혜 "네. 그렇게 전할...."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인기척이 나기 시작했다.

여긴 직원구역 구석인데....

대체 누군가 싶은지 다혜가 고개를 내밀었다.


남자 "아직도 못찾았어?"

남자 "이쪽에도 없습니다"


누구를 찾는 듯한 남자들의 목소리. 

다혜가 나가려고하자 은혜가 급히 그녀를 잡아 쉿쉿하고 입단속을 했다.

다행히 눈치있게 다혜는 가만있어 주었다.


....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뚱한 표정의 다혜가 은혜에게 물었다.


다혜 "혹시 쫒기고 있어요 저 사람들한테?"


숨긴다고 했지만 상황이 너무 일목요연해서 숨겨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은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은혜 "네.... 아주 악독한 사람들이라, 잡히면 어떻게 될지도 몰라요"

다혜 "백화점 경호원 분들 부를까요?"

은혜 "저 남자들 직원구역까지 거침없이 들어왔잖아요. 백화점 관계자라고 할게 뻔한데 경호원분들이 어떻게 막겠어요"

다혜 "대체 어떤 분들인데 관계자...."

은혜 "그건 설명하기가 힘들어요.... 아무튼 그래서 피해다니고 있어요"

다혜 "그래요....?"


은혜의 말에 곰곰히 생각하던 다혜가 갑자기 은혜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다혜 "그럼 여기서 이러고 계시지말고 따라오세요. 제가 좋은 데 알고 있어요"


좋은 데라니?

어디?

끌려가던 은혜가 물었다.


은혜 "좋은 데요?"

다혜 "네. 저 사람들이 하루종일 백화점 뒤져도 은혜씨 찾지 못할 곳이요"

은혜 "그런 곳이 어디...."


말대신.

다혜는 은혜의 손을 잡고 최대한 조심스레 움직였다.

아마도 남자들에게 걸릴까 그런 듯 싶어서 은혜도 더 따지지 않고 군말없이 따라가주었다.


또각또각

또각또각


지하까지 내려가니 그곳에는 비품창고가 있었다.

불이 꺼져서 적막만이 가득한, 백화점에서 행사를 할때나 아주 가끔 쓰는 물품들이 비치된 곳이였다.

다혜가 돌아보며 은혜에게 말했다.


다혜 "저기 마차 보이죠? 마차 뒤에 공간 조금 있거든요? 거기 숨으시면 아무도 모를거에요"


다혜의 말대로 소품마차 뒤에는 사람 한명이 간신히 들어갈만한 공간이 있었다.

은혜가 물었다.


은혜 "이런 곳은 어떻게 알았어요?"

다혜 "예전에 정말 자주 들렸던 곳이거든요. 힘들때마다"

은혜 "아...."


힘들때라니.

그때가 언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은혜는 다혜의 배려를 받기로 했다.


은혜 "고마워요 다혜씨"

다혜 "아니에요. 힘들때 도와야죠. 그 사람들 가면 제가 다시 올게요!"

은혜 "네!"


그렇게 은혜는 다시 혼자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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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훈은 내내 왕비서가 맡긴 인사 업무 서류를 보며 고심했다.

부정한 인사가 한둘이 아니였기 때문.

그는 리스트들을 보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


지훈 '괜히 점장님이 이사들을 내쫒지 않던게 아니구나....'


모든게 다 잘돌아가고 있다고 믿었었는데.

백화점은 사실 꽤 많이 곪아있었다.

재국은 이사들에게 손을 뻗쳤고 이사들은 다시 자기 아랫사람들에게 손을 뻗쳤다.

그 일이 반복되다보니 결국 말단사원까지 연결되어있는 경우가 있었고....

당연히 지훈이 얼굴을 아는 사람들도 꽤나 관련되어 있었다.

속을 태우며 고민하는 지훈에게 마부장이 다가온 것은 그 즈음이였다.


마부장 "무슨 고민하길래 그렇게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나?"

지훈 "아. 마부장님...."


마부장이 서류를 곁눈질했다.


마부장 "그건 왕진희비서님이 자네에게 맡긴 업무인가? 뭐가 문제인데 그렇게 죽을상인가?"

지훈 "아 그게...."


지훈은 회사에 부정한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을 최대한 둥글게 설명했다.

그런데 자초지종을 들은 마부장은 어쩐지 여유있는 표정이였다.


마부장 "그게 큰 문젠가?"


마부장의 반응에 지훈이 놀랐다.


지훈 "예?"

마부장 "정부장 자네야 워낙 일을 깔끔하게 해서 모를수도 있겠다만, 나같이 십년 이십년 근무한 사람중에선 

        콩고물 안먹어본 사람 없을걸세. 그리고 콩고물 조금 먹었다고 해서 크게 나쁜일을 한 사람도 많지는 않을거고"

지훈 "하지만...."

마부장 "이 사람들 치우면 이 사람들 빈자리는 누가 채우나? 거기에 점장님도 내가 콩고물 만진거 다 알고 계셨음에도 

        그냥 넘어가신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지훈 "그렇습니까...."

마부장 "그렇지. 점장님 믿게. 돌아오시면 다 알아서 하실테니"


사실상 해준에게 떠넘기는 말이였다만.

어차피 지훈 자신이 손대기 어려웠음으로 지훈은 마부장의 말에 간단히 동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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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준은 어제에 이어 다시 이연을 만나 이야기 중이였다.

쪼옥하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이연에게 해준이 물었다.


해준 "홍난이가 백화점에 취직했다면서요?"


어제 형사를 물먹이는 자리에선 몰라서 못물어봤던 이야기였다.

왕비서에게 홍난의 일을 들은게 그 자리 이후였으니 당연한 것이기도 했고.

다시 부르는게 찝찝하긴 했다만 그래도 그나마 제일 한가해보여서 이연을 부른 것이였다.


이연 "어. 홍난이가 말해줬어?"

해준 "아뇨. 왕비서님한테 들었습니다. 혹시 아예 몰라야하는 거였습니까?"

이연 "아니. 그럴거까진 아닌데.... 으음.... 왕비서님이 말해줬으면 뭐. 이점장도 알만한 때라고 생각했겠지.

      응. 홍난이 요새 백화점 다녀"


이연의 긍정에 해준이 질문을 더했다.


해준 "백화점에서 뭐하는데요?"

이연 "그냥 이것저것. 왕비서님이 그건 말 안해주셨어? 대충 잠입같은거라고 생각해"


그냥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했을 뿐인데....

잠입이라는 해괴한 말을 들으니 해준의 표정이 벙쪘다.


해준 "잠입이요? 흐음...."


잠입이라....

해준의 머릿속에 셜록 홈즈 옷을 입은 홍난이 그려졌다.

그것도 돋보기를 들고 비춰보는.....

굉장히 귀여울 것 같아서 실실 미소를 짓는데 그걸 바라보던 이연의 눈이 샐쭉해졌다.


이연 "뭐야? 그 못미덥다는 추임새는? 그 반달모양 눈은 또 뭐고?"


이연의 툴툴거림에 해준이 고개저었다.


해준 "아뇨. 못미덥지는 않은데요. 홍난이가 이미 한 건 했잖아요? 도움 톡톡히 잘 받았습니다. 그리고 눈은 그냥.

       평소에 뭐하나 궁금해서 그렇죠 ㅎㅎㅎㅎ"


해준의 말에 이연의 눈이 살쾡이처럼 뾰족해졌다.


이연 "그게 왜 궁금한데?"

해준 "음.... 좋아해서요?"


해준의 도발적인 장난. 

이연이 경기를 일으켰다.


이연 "캭!"


해준이 바로 정정했다.


해준 "장난입니다 ㅎㅎㅎㅎ"

이연 "캬악!!"

해준 "장난이라니까요 ㅎㅎㅎㅎ 진정하세요 ㅎㅎㅎㅎ"


표독한 살쾡이가 현신한 것만 같은 이연이였지만 계속 화내면 지는 것 같아서 흠흠하고 진정했다.


이연 "으으. 하여튼 봐. 언제 한번 내 홍난이 꼬시다가 걸리기만 해봐. 그날로 아주 사생결단을 낼테니까"

해준 "사생결단이요?"

이연 "응. 사생결단! 그 날이 오면 아주 소속사고 뭐고 그냥...."


꼬깃꼬깃 주먹을 쥐는 이연.

해준이 그걸보고 지적했다.


해준 "어째 주먹쥐는게 홍난이 닮아가십니다 점점?"


근데 이상하게 이연의 표정이 기뻐보였다.


이연 "애.... 애인이니까 닮는거야 당연하지!"

해준 "네 ㅎㅎ 그렇겠죠 ㅎㅎ"

이연 "뭐! 내 애인이다!"

해준 "누가 뭐랬습니까"


해준의 과도한 깐죽거림에 계속해도 손해만 볼 것 같아 이연이 고개를 저었다.


이연 "에휴.... 말을 말자. 됐고, 그래서 어제 그 난리 이후에 백화점 분위기는 어떤데?"

해준 "뭐 좋아졌죠. 직접 가보진 못했습니다만, 알만한 분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으니 한숨은 확실히 돌린 것 같습니다. 

       홍난이한테 물어도 잘 대답해줄건데.... 홍난이 백화점 취직했잖습니까? 이연씨야말로 홍난이한테 안물어보셨습니까? 

       혹시 애정싸움?"

이연 "싸움은. 하루종일 일에 시달리고 오는 애인데 집에서까지 일 이야기를 해야겠어? 홍난이가 먼저 말하기 전까지 

       그런건 묻는게 아니야. 이점장 센스 없다니까. 그러니까 인기가 없는거야"


이연의 너저리에 해준이 헛웃음을 지으며 능청스레 물었다.


해준 "제가 인기가 없어요? 음. 진짜로?"


이해준.

솔직히 인기없기 힘든 인물이라 이연이 찔렸는지 적당히 정정했다.


이연 "흐흠. 나.... 나에 비해서 인기 없으면 없는거지 뭐"

해준 "이연씨만큼 인기 있는 사람 찾아보라고 하면 그게 더 힘들텐데요?"

이연 "아 몰라! 됐고! 내가 물은거나 마저 대답해봐. 백화점 분위기 이야기하던거 있잖아"


이연의 말돌리기에도 해준은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해준 "백화점은 별 다른 일 없으면 천천히 압박하면 될겁니다. 형님이야 수완이 없으니 알아서 무너지겠죠"

이연 "그래? 그럼 홍난이 이제 살살 일해도 되지? 야근 안하고?"


실실 웃는 이연.

아무래도 이것 때문인듯 싶었다.

사실상 자기 애인을 야근에서 빼달라는 주문이였으니까.

해준이 이연을 놀렸다.


해준 "어째 속이 뻔히 보이십니다?"

이연 "보이면 어때. 다 홍난이 보려고 하는 일인데"


그러나 이연은 홍난에 관한 일에 대해서는 해준의 생각보다 더 뻔뻔했다.

그래서 해준은 공격의 방향을 바꿨다.


해준 "근데 야근까지 했어요? 걔가? 감동인데요? 그렇게까지 날 좋아했다니...."

이연 "아니라니까!"


한번 더 놀리니 단단히 삐친 이연.

해준은 그녀를 보며 뭐가 좋은지 실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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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어서 퇴근이 슬슬 다가오는 시각.

점장실에서 가지고 나온 책들을 대충 책상에 숨기고 근무를 하고 있던 나에게 지이잉 하고 언니의 톡이 도착했다.


이연 '홍나나~ 오늘은 일찍와 야근하지말구~"


야근하지 말라는 톡.

처음 받아보는 톡이라 언니에게 답톡을 보냈다.


홍난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이연 '아니 그냐앙~ 언니가 보고싶단 말이야 울 펑나니~'

홍난 'ㅎㅎㅎㅎ 안돼요. 부장님이 맡긴거 잔뜩 남았어요 ㅎㅎㅎㅎ'


오늘따라 더 귀여운 언니.

언니의 톡을 보고 있자니 괜히 내 양 볼이 달아오른다.

으아.... 언니 보고 싶다! 얼른 집에 가서 언니랑 꽁냥대고 싶어!

마음은 그렇게 잔뜩 부풀었다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내 옆에 부장님이 맡긴 서류가 동산처럼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홍난 "백화점 기사가 터졌다고 일이 이렇게 무지하게 생길줄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전혀 몰랐다. 

기사가 터진건 어제고 오늘 낮까지 나한테 딱히 일이 떨어진게 아니여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부장님 외 몇몇 직원들이 폭탄더미같은 일을 처리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고사리 손이라도 빌리고자 

오후 늦게 다른 직원들에게도 일을 나눈 거였다.

당연히 나에게도 일이 잔뜩 배달되서 덕분에 커피를 마시며 팔자에도 없는 일을 하게 되었다만....

속으로 푸념을 하는데 언니에게서 다시 톡이 도착했다.


이연 '무슨 일인데? 말해봐 언니가 도와줄게'

홍난 '엥? 언니가요? 어떻게요?'

이연 '다 방법이 있어. 믿고 말해봐 얼른'


그런데 갑자기 회사 일을 도와준다는 언니.

대체 무슨 수로 도와준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언니에게 대충 일의 가닥을 말했다.

최소한도로, 언니가 알아들을 수 있을정도로만.

그랬더니 잠깐 지나서 언니에게 다시 톡이 왔다. 

그것도 무척 희한한 톡이였다.


이연 '내가 일단 말해놓긴 했는데. 왕비서님한테 다시 말해봐. 너 오늘 야근 안해도 되냐구'

홍난 '네? 왕비서님한테요?'

이연 '토달지 말구~ 언니가 하자는대로 해봐'

홍난 '네'


솔직히 전혀 믿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언니가 뭔가를 했다는데 왕비서님에게 톡 하나 보내는게 어려운 일도 아니여서 나는 왕비서님에게 톡을 보냈다.

퇴근톡이니 만큼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이다!


홍난 '저.... 왕비서님....? 저기....'

왕비서 '아. 홍설씨. 오늘부터 일찍 퇴근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바로 대답이 왔다. 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마법사 언니.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걸까?

궁금했다.


홍난 '저.... 그래도 부장님이 맡기신 일이 많은데....'

왕비서 '조금 기다리시면 거기로 지원팀이 갈겁니다. 설이씨는 그냥 정시되면 나오시면 됩니다'

홍난 '그래두....'

왕비서 '미안해하지마시고요. 원래 설이씨 업무는 아니니까요'


왕비서님의 말이 대단히 탁탁 끊어져서.

물어보지 말라는 티를 내는 것 같아 나는 단념할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방향을 바꿔서 언니에게 직접 물어봤다.

물론 언니는 시원하게 대답해줬다.


이연 '아. 지금 이점장 만나는 중이거든. 너 회사 일 때문에 고생한다고 하니까 이점장이 바로 조정해준거야'

홍난 '해준이요? 해준이가 저 백화점에서 일하는거 알았어요?'

이연 '응. 왕비서님이 말해주셨대. 암튼 일은 언니가 다 치워줬으니까! 일찍 와 요즘에 언니가 너 얼굴 잠깐밖에 못봐서

      얼마나 서운한 지 알아?'

홍난 '밤이랑 아침에 보시면서....'

이연 '밤이나 아침이나 너무 짧잖아. 예쁜 홍난이 얼굴 하루종일 봐야하는데! 못봐서 언니 맘 다 멍들거든!'

홍난 'ㅎㅎ 엄살은~ 알았어요 ㅎㅎ'

이연 '일찍 와~ 언니가 침대커버 다 갈아놨어 ㅎㅎㅎㅎ'


톡에서 뚝뚝 떨어지는 꿀들.

어찌 그리 달콤한지 자꾸만 미소가 지어진다.

그나저나 침대커버를 갈아놨다니.... 오늘도 할 생각이신가?

정말.... 우리 언니는 못말린다.

어제도 밤에 잔뜩 했는데. 

오늘도 밤을 물들일 계획인가보다.


홍난 "에구구.... 힘도 좋지 우리 언니"


하기사 요즘 드라마가 클라이막스라고 조연의 분량이 줄어서 언니는 몸도 축나지 않고 시간도 많아졌다.

그리고 그 넘치는 힘으로 사랑에도 적극적이 되었다.

나야 회사와 언니, 둘에게 시달려서 조금은 피곤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언니가 너무 사랑스럽기에 매일 받아주고 있는 중이다.

뭐 나도 한가했던 시절에 언니에게 매일매일 졸랐던 죄가 있던지라 이제 와서 거절하기도 뭐하기도 하구.

어쨌든 간에 나는 언니를 기쁘게 하기 위해 퇴근 준비를 시작했다.

집에 가서 얼른 알콩달콩해야지! ㅎㅎ


부스럭부스럭


퇴근준비로 분주해진 나에게 안면만 살짝 익힌 직원분이 와서 물었다.


직원 "설이씨는 퇴근해요?!"

홍난 "네 ㅎㅎ 조금 있다 지원팀 온다고 하던데. 그래서 퇴근 준비해요"

직원 "진짜요? 부장니...."

부장 "다정씨는 안됩니다"


부장님의 빠른 방어에 다정이라는 직원분이 울상을 지었다.

흐음.... 이럴땐 권력의 힘이 좋다는걸 느낀다.

암암. 아무말도 안해야지.


직원 "힝.... 설이씨는 좋겠다....."


부러워 하는 직원 분 뒤로 다른 직원 분들의 따가운 눈총이 느껴지지만 어쩌겠는가.

우리 언니가 먼저인걸!

언니가 체면 무릎쓰고 해준이에게 부탁한걸 무위로 만들수 없었기에. 

나는 정시가 되자마자 살금살금 사무실을 나와 조용히 퇴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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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랑 지훈 파트가 너무 안써져서 시간이 오래걸렸어 ㅠㅠ


미안 ㅠㅠ


밑에 불씨 글도 있고  갤러리 추억하다보니 재밌는 거 많이 생각나네 ㅋㅋㅋ


포뇨홍연, 가찧마 같은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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