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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개발자 구보씨의 일일

아스카영원히사랑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5.26 14:09:23
조회 83 추천 0 댓글 0

  "..결혼 생각은 있는 거냐?"


제 바람을 은근히 투영한 어머니와 수저를 투닥거리며 아침을 깼다.


오늘도 어김없는 대선 뉴스만이 모자 사이의 침묵을 가른다.


"다녀오겠습니다."


마딱찮은 어머니의 안부를 뒤로 하고 길을 나선다.


코가 부러진 나는 병원을 향한다.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


코에 무언가 덧댄 나를 흘깃하는 승객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나는 프갤을 켠다.


개발자, 혹은 개발자 가까운 무엇무엇 사회인들이 모여 자신의 일상과 감정을 배설하는 곳,


그러려면 어떠랴.


스님도 절에 모여 도박을 즐긴다는 시대인 것을 하물며 중생이랴.


버스는 낙후된 도회지를 가른다.


-


도착한 병원은 마치 커다란 대리석 같아 15층 유리 빌딩을 전부 쓰고 있었다.


여기저기 깁스를 하고 앉아 있는 중생들.


기다란 RECEPTION 데스크에는 예쁘장한 언니들이 바쁘게 대기번호를 처리한다.


이런 조선식 신축 병원에 어울리는 강남식 얼굴들이다.


그중 한 언니는 딱 보아도 수술한 커다란 가슴에


허리는 어떻게 했는지 개미허리인데 그 형상이 매우 기괴하다.


천박한 수박 두쪽을 덜렁이며 복도 이곳저곳을 누비는 강남 성괴 언니.


흘깃하는 여러 시선에 우쭐함을 숨길지 몰라도,


사실 섹스하다는 감정보다 신기해서 바라보는 감정이 크다.


그보다는 간호실에서 생얼에 피땀 튀겨가며 붕대를 감아주는


자연산 a컵 점순이 누나의 은근한 브래지어가 더 꼴린다는 데스크 성괴들은 알까.


내 신부감을 맡는다면 필히 데스크 성괴 언니보다 점순이 누나를 고르리라.


-


그런 생각을 하며 마주한 의사는 수술을 권했다.


코는 자연히 붙는다는데 너무 일을 크게 하는 건 아닌지,


비용을 물어보니 일주일 입원에 언뜻 보아도 100은 넘을 듯하다.


이 녀석이 나를 환자로 생각하는지 돈더미로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


돈 벌어서 뭐하려고?


지루한 일상에 강남 이곳저곳 벌린 돈통에 제 잦이를 쑤셔넣겠지.


밀려드는 대기번호를 허겁지겁 처리하느냐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도 않은 채,


나는 수술은 생각해보겠다고 말하고 돌아선다.


돈다발 너머의 진심을 마주해본지가 언제인지,


언젠가 한번은 미국에 출장간 친구가 내게 통화 중 100만 원을 빌려달라 한 적이 있다.


나는 그 정도야 빌려줄 수야 있지만 뭐하는데 쓰는가 물었다.


친구는 라스베가스 가서 도박한다는 농으로 말을 얼버무렸는데,


사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 친구도 돈다발 너머의 내 마음을 시험해보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


다행히 통과한 듯?


-


점심은 버거킹을 먹는다.


당연하게도 구석에 앉아 씹덕 음악으로 두 귀를 틀어막는데,


뒷자리에서 누군가 소리 치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처음에는 좀 이상한 사람인가 싶다가


조금 뒤에 소리가 커지자 나는 에어팟을 빼고 가만히 상황을 주시한다.


아마 그녀는 말하자면 틱장애를 앓는 듯한 환자로


주변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자리를 옮기는 분위기였다.


잠시 측은하게 생각하면서도


그 짜증나게 무어라 무어라 소리를 지르는 표독한 여인의 말이 듣기 싫어


나는 그만 버거킹을 나선다.


저런 그녀도 자1지를 박아버리면 입을 앙다물고 꼼짝하지 못할까?


-


시끄러운 도회지의 소음이 싫다.


나는 다시 귀를 틀어 매고,


내 코를 흘깃하는 시선을 틀어 매고,


점점 사람들을 베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빠진다.


'베어버릴까? 마스터..?'


'침착하자, 아스카.


내 흑염룡이 울부짖으면 그때는 사람을 베어버리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아.'


천박한 실리콘 젖탱이를 베고,


늙은 의사의 잦이를 베고,


표독한 틱장애 아가리를 베고 싶다.


"아아, 세상을 베고 싶어졌다."


그늘을 찾아 마음을 진정시키자.


-


터미널에 들어선다.


터미널 이곳저곳을 거닐다 키오스크에 얼굴을 바짝 대고 곤란해하는 해병대 모자 할배가 보인다.


"도와드릴까요?"


망할 영감탱이 결재를 하고 카드를 넣어야지


결재를 누르고 qr코드 결재를 누르면 어쩌라는 거냐.


팬티를 내리면 잦이를 꽂아야지


다시 팬티를 올린 채로 잦이를 꽃아버리면 어쩌자는 말인가.


경기도 오산에 박아버릴 거라는 할배의 말


확인하고 나는 해병대 할배의 버스 티켓을 하나 끊어준다.


"고마워요. 젊은이."


고개를 숙이고 나는 다시 갈 길을 간다.


이런 병신 할배도 해병대 모자 쓰고 광화문에서 태극기 들고


잦이 좀 흔들면 뭐 영웅이라고 된 것 마냥 취할 수 있겠지.


인간이란 그런 존재니까,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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