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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보더랜드 4'가 보여주고 싶었던 가치는?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6.22 05:23:49
조회 6272 추천 6 댓글 6
														

 
언제부터였을까? 잘 쏘고 맞히면 그만이었던 슈팅 게임에 반복 사냥과 아이템 파밍을 통한 롤플레잉 게임의 성장 구조를 접목하여 만들어낸 게임 장르 '루트 슈터'는 최근 들어서 지나치게 고차원적인 행동양식을 주입받은 적들 때문에 '제대로 된 장비' 그리고 '극도로 효율화된 스킬(혹은 퍽)'을 구비하지 않으면 '플레이어가 역으로 사냥당하는 구조'로 인해 게이머들에게는 자유도가 낮은 게임 장르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상하기 짝이 없다. 루트 슈터라는 이름을 풀어보면 어디까지나 적을 때려 눕히고 '전리품(Loot)'을 챙기는 말초적인 즐거움이 핵심이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사격(Shoot)'일 뿐인데, 최근 루트 슈터를 표방하고 나오는 게임들을 보면 공략과 도전이 주체가 되는 '슈팅 롤플레잉(Shooting RPG)'에 가까운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루트 슈터 장르를 '보더랜드 시리즈'로 처음 입문한 필자는 지극히 꼰대스러운 근본론에 입각하여 대체제가 없음을 항상 아쉬워하고 있었다. '자잘한건 제껴두고 신나게 쏴제끼며 아이템이 마구마구 쏟아지는 루트 슈터 게임이 없을까?'라고
 
그리고 지난 5월, 딱히 휴가를 쓴 것도 아니지만 도쿄 시부야로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유는 간단하다. 개발사에서 '보더랜드 4'를 출시하기 전에 먼저 맛볼 기회를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 우리는 자유를 되찾기 위한 혁명을 시작한다!
 

 
보더랜드 4의 시놉시스는 행성 '카이로스'를 지배하는 독재자 '타임키퍼'에 맞서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플레이어 '볼트 헌터'들이 마음 가는대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던 보더랜드 시리즈답지 않은 진중한 스토리를 시도한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에 대주제는 다음과 같다.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하는 압제자놈들에게 '네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옥상으로 따라와!'를 시전하고 자유를 되찾자는 거다. 이 얼마나 명쾌한가
 
사실 보더랜드 시리즈는 항상 일반적인 선역과는 거리가 먼 주인공들이 더 나쁜 놈들을 때려잡는 피카레스크물에 가까웠고 그렇게 자기하고 싶은대로 볼트를 약탈하고 다니다가 거하게 친 사고나 여파를 수습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었다.
 
전작인 3편의 전개가 조금 유치하고 모양 빠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게임을 접할 때 스토리보다는 플레이 체험을 중시하는 입장이라서 목적성 없이 표류하는 메인 스토리에 대해서는 그렇게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고 그것이 게임 자체의 평가를 깎아먹는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개발사에서 스토리를 직접 개선해보겠다고 말한다. 심지어 시리즈 팬들이라면 소위 말하는 긁힘 포인트였던 릴리스과 관련된 서사를 다시 제대로 풀어낸다고 하니 이쯤되면 전작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 잠깐 무릎을 꿇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다.
 

 

 
 
■ 조금 더 어려워진 만큼 자유로운 움직임을 드리겠습니다
 

 
액션적인 측면에서는 템포가 확실히 빨라졌다는 인상을 줬다. 원거리에서 지형지물을 잡고 거리를 단숨에 좁히거나 기물을 당겨오는 그래플, 낙뎀 없이 비교적 먼 거리를 안전하게 날아갈 수 있는 활공 외에도 더블 점프와 같은 신규 기믹의 추가가 이뤄졌는데 당연히 그에 따라 적들의 행동양식도 해당 기믹으로만 대처할 수 있게끔 강화된 내용들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 수준이 과하지 않았고 간단하고 명쾌한 게임이라는 '보더랜드 시리즈'의 기조를 결코 벗어나지는 않았다. 초청 행사 당시 플레이해본 결과 보스전을 치러보니 얼추 패턴이라고 나오는 것들을 보면 '새로 주어진 액션 중 어떤 것을 사용하면 대응이 가능하겠구나'라고 생각하면 십중팔구는 적중했고 경파한 액션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오히려 새로 추가된 액션은 두 눈으로 볼 수 있고 그것이 구현된 장소라면 두 다리로 직접 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극초반부터 몰입도 높은 탐험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별도의 로딩이 없는 심리스 형태의 오픈 월드로 완성될 행성 '카이로스'를 돌아다니는 것이 벌써부터 기대될 정도였다.
 

 
 
■ 아무거나 골라잡는 맛이 있는 자유로운 무기 선택
 

 
다양한 제조사의 다양한 부품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라는 정체성은 잘 유지되고 있었다. 비록 현장에서 체험할 당시에는 제한된 플레이 환경으로 인해 이론상 만들어질 수 있는 수십억 개의 무기를 모두 찍먹해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지나가면서 이것저것 떨어지는 무기들은 수치상으로 표기되는 DPS가 기존에 착용하던 무기보다 낮게 찍히더라도 구태여 한번쯤 쏴볼만한 매력들이 충분했다.
 
무기 모드 변경이 단순히 사격 형식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속성까지 바뀌기 때문에 이와 상호작용하는 일부 볼트헌터의 고유 스킬과는 꽤나 재미있는 상호작용들을 만들어냈으며 이것이 단순 재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술적인 활용까지도 연계할 수 있어 소위 말하는 파고들기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더욱 확장된 느낌이었다.
 

 

 
기존의 중화기 시스템을 대체하는 오드넌스(Ordnance)도 눈길을 끌었다. 별도로 활용되는 중화기/수류탄/투척형 냉병기가 전부 한가지 슬롯을 공유하게 됐는데 여러가지 방법으로 소모된 탄약이나 개수를 채워넣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사실상 보조무기 슬롯을 하나 더 쥐어준 느낌을 받았다.
 
여러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플랜 B로서의 활용도가 높은 것도 있지만, 탄약 등의 자원 관리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편의성 증대가 있었기에 본작으로 게임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을 꽤나 배려했다는 인상이었다.
 
 
■ 확실한 개성으로 자유도를 확보한 볼트 헌터 선택지
 

 
이번에도 선택 가능한 볼트 헌터로는 4명이 주어졌다. 초청 행사에서 체험 가능한 볼트 헌터는 둘뿐이었고 그 중 하나는 시리즈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렌' 클래스였지만 아니나 다를까 기어박스는 힙스터 기질을 십분 발휘하여 또 변조를 주며 좋은 의미에서 뒤통수를 쳤다.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다크 사이렌 '벡스'에게 주어진 기본 능력은 '페이즈 퍼밀리어'다. 사이렌 클래스의 플레이 방식이 위상 능력이 군중제어 또는 물리력을 발휘하는 형태로만 운용되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는 메크로맨서나 비스트마스터 클래스처럼 고양이과 맹수처럼 생긴 소환수 '트러블'을 중심으로 플레이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초반 구간을 벡스로 플레이해보니 생각보다 트러블의 인공지능이나 호전성이 좋아서 적당히 강화 또는 회복을 제공하는 액션스킬을 사용하면 수월한 진행이 가능하여 전작들에 비해서는 사이렌 클래스가 굉장히 초심자 친화적이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지만, 나중에 살펴보니 능동성은 비교적 줄어들지만 정확하게 지시된 행동만을 수행하는 분신들을 생성하는 '데드 링어'나 소환수 운용을 포기하는 대신 위상 폭발을 비롯한 직공 능력들을 강화하여 본체의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인카네이트'도 준비되어 있어 같은 캐릭터라 하더라도 여러가지 빌드를 실험할 수 있어 마냥 심심하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현장에서 플레이한 또 다른 클래스 엑소 솔저 '라파'의 경우 3가지 능력이 모두 애드온 파츠 형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피스브레이커 캐논'의 경우 액션 스킬을 발동하면 지속 시간 내에 크로스헤어로 조준한 적에게 추가 사격을 가하거나 적 처치시 미사일을 뿌리는 연쇄 작용으로 학살쇼를 벌이는 매우 공격적인 능력이었으며 비록 선택은 불가능했지만 받은 피해량이나 에너지 충전량을 기반으로 높은 전격 피해를 입히는 암캐논 애드온인 '아포피스 랜스', 칼을 뽑아들어 백병전 모드로 전환 가능한 '아크 나이브스'의 내용을 확인하고 나니 하루라도 빨리 다른 능력으로도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필자는 샌드박스 게임과 같이 '무인도에 떨어뜨려놓고 도구만 쥐어준 채 알아서 방법을 찾아 탈출하라'는 종류의 '자유로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즐길거리를 알아서 찾으라고 떠넘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보더랜드 4'는 독특한 방식으로 '자유를 추구한 게임'이었다. 
 
미디어 시연회라는 특수한 환경을 위해 준비된 빌드를 플레이했기 때문에 분명 완성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플레이 가능한 콘텐츠도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름 넉넉하게 주어진 플레이타임이 찰나로 느껴질만큼 몰입감이 있었으며 전작으로부터 6년이라는 기다림은 충분히 보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가능성이 보였다.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했다. 머리를 비우고 신나게 달리고 쏴제끼며 전리품을 긁어모으는 '루트 슈터'라는 장르의 근간을 잘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여기서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 흔적이 보였고, 플레이어가 그 어떤 막나가는 방식으로 플레이하더라도 어떻게든 진행이 가능하게 만들어놓은 절묘한 설계가 돋보였다.
 
그래서 '보더랜드 4'의 '자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
 
 "당신을 무인도에 떨어뜨려 놓겠지만 비행기, 모터보트, 잠수함을 다 드릴테니 한 번 원하는 방식으로 탈출해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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