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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책으로 포장된 개신교의 이권사업들
대한민국 헌법은 국교를 인정하지 않고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교 분리 원칙은 1948년 헌법이 제정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 정책이 특정 종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개신교 일각에서는 기독교 정당을 창당해 스스로 정치 세력이 되는가 하면, 선거 때마다 정당의 후보자들을 움직여 개신교계의 입맛에 맞는 국가 정책을 만들어 내려 합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건입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맞춰 작성된 이 문건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개혁신당에 전달됐습니다. 문건의 작성자는 권순철 전 동부지검 차장 검사.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인 그는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지난 2012년 한국기독교총연합과 교회연합, 장로교총연합회 등 수천 명의 개신교 목사들이 설립한 로비 단체입니다. 인터넷 홈페이지 소개란에 "기독교의 가치관을 담은 정책을 국회와 정부에 제안하여 정책화하는 일을 하는 단체"라고 명시할 정도입니다. 협의회는 이번 대선에 개신교계가 요구하는 열 가지를 공약에 반영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생명존중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청소년들이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지원정책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협의회가 제시한 정책 제안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선명상 프로그램처럼 개신교계에 큰 이득을 줄 수 있는 사업도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 사례는 돌봄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제입니다. 협의회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예산과 시스템이 미흡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 자율 돌봄 공동체에 바우처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특히 "교회 등 종교 시설을 활용한 돌봄 시스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학부모 자율돌봄공동체의 대표 사례 중 하나는 충남 당진동일교회 측이 운영하는 비전스쿨입니다. 비전스쿨의 교육 철학은 개신교의 경전, 즉 "성경을 중심으로 가르칩니다." 비전스쿨의 비전은 "믿음의 리더를 만들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수강료는 1인당 월 30여만 원. 영어로 예수님을 찬양하는 노래와 성경을 배우고, 악기 교육도 받을 수 있습니다. 매달 수강료를 내고 짜여진 시간표에 따라 교육을 받는 학원과 다를 바 없습니다. 때문에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지난 2021년 비전스쿨 대표 A씨를 학원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습니다. 이에 A씨는 공동 육아를 위한 엄마들의 공동체이자 돌봄 단체라고 항변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학원법 위반이 맞다며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개신교계의 요구대로 교회 등 종교 시설을 활용한 돌봄 시스템을 확대하고 바우처를 지원할 경우, 선교와 개신교계 리더 양성이 목적인 비인가 시설에 정부 예산이 지원될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돌봄 교육이 이권과 전혀 관련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개신교계에서 교회 시설을 활용한 돌봄 사업은 이미 이권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개신교계 최대 교파 중 하나인 예장합동은 올해 1월 '총회미래교육원'이라는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총회미래교육원은 전국 교회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돌봄 사업을 도입할 수 있게 돕는 조직입니다. 초대 원장을 맡은 최광염 목사는 돌봄 교육이 교회 재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달 중순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행사를 주최한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와 교육정책 협약서에 서명한 뒤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미션스쿨은 설립 주체가 개신교 계열인 학교를 말합니다. 뉴스타파가 한국교육개발원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개신교 계열 학교는 유치원을 포함해 모두 533곳. 천주교와 불교 등 다른 종교가 설립한 학교보다 배 가까이 많지만, 전체 학교 수가 2만 개가 넘는 것과 비교하면 고작 2.6%에 불과합니다. 대선 후보가 미션스쿨의 역할을 강조할 만큼 비중이 크진 않습니다. 뉴스타파는 김문수 후보가 서명한 교육정책 협약서를 들여다봤습니다.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고, 학교와 교사의 자주성을 증진하며, 종교계 사립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한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데 적극 협력한다고 돼 있습니다. 얼핏 보면 협약 내용에 큰 이해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제안한 10대 정책의 세부 내용과 비교해 살펴보니 문제투성이었습니다. 우선 '학교와 교사의 자주성을 증진하는 교육정책'이란 교원 임용 시 공정한 경쟁 절차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교원 임용 비리를 막기 위해 지난 2022년 사립학교법을 개정했습니다. 각 시도교육청이 공정하게 필기시험을 주관하고, 응시자의 순위를 매겨 최대 10배수까지 각 학교가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필기시험 강제 위탁 조항이 사라지면, 학생 지도 능력에 상관없이 학교 법인의 입맛에 맞는 교원이 강단에 설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대해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 측은 다른 종교인이 미션스쿨에서 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종교를 이유로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모든 국민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 제15조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또, 종교계 사립학교, 즉 종립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한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종교적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상당수 종립학교는 반강제적으로 학생들을 종교 행사에 참여시킨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종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종교 행사에 원하는 학생만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6명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종립학교에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에서 더 컸고, 특히 대도시 일반계고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교육정책은 개신교계 대안학교 등에 대한 예산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입니다. 이 경우, 탄핵 반대 집회에 학생들을 동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개신교 대안학교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우리나라 개신교는 독재 정권을 찬양하고 미화하며 성장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1952년 이승만 정부 당시 한국기독교연합회는 정, 부통령 선거에서 대책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조직적으로 개입했고, 박정희 정권 때는 1966년부터 1979년까지 대통령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매년 열었습니다. 12.12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전두환에게도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 개신교계가 전두환을 기도회에 처음 초청한 것은 1980년 8월,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광주 시민들이 흘린 혈흔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습니다. 교회가 법 위에 설 수는 없습니다. 개신교계는 이제라도 정치권과의 결탁을 끊고 교회의 공공성과 신앙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뉴스타파 황일수입니다. https://youtu.be/TYfT5qLRbh0?si=vT76Kavm1TV1PMiR 국가정책으로 포장된 개신교의 이권사업들 - 뉴스타파대한민국 헌법은 '국교를 인정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정교분리 원칙은 국가 정책이 특정 종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개신교 일각에서는 '기독교 정당'을 창당해 스스로 정치 세력이 되고자 하는가 하면, 선거 때마다 ...youtu.be
작성자 : Conservative고정닉
아일라를 여행하는 위붕이를 위한 안내서 - 2일차(2)
- 관련게시물 : 아일라를 여행하는 위붕이를 위한 안내서 - 2일차(1)증류소 견학을 마치고 마침내, 어쩌면 내가 이번 아일라 투어에서 가장 기대해 마지않는 곳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NO.1 VALUT, 즉 '1번 숙성고'는 증류소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존재했던 저장고인데, 해수면보다 아래에 있어 위스키의 증발이 다른 곳보다 천천히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블랙 보모어 등 이름난 보모어의 제품들 역시 여기서 잠을 청했다고 한다.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다들 서늘하고 춥다는 얘기를 하는데, 오히려 2월에 가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오히려 바깥보다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마치 젓갈을 보관하는 광천 토굴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괜스레 친숙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내부에는 오래된 연식답게 오크통이 많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나같이 찍혀있는 문장들은 실로 놀라웠다. 퀸 엘리자베스의 문장, 애스턴 마틴의 문장, 산토리 회장의 미즈나라 캐스크까지... 겉보기에는 통도 작으니 긴빠이라도 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았다. 이브의 말에 의하면 이곳에는 정말 오래된 개인 주문 오크통이 하나 존재하는데, 본인이 생각했을 때는 캐스크 주인의 가족들이 그 존재를 까먹거나 모르지 않을까 짐작한다고 얘기하였다. 아쉽게도 그 병입년도는 그녀가 끝내 기억을 하지 못해 알 수 없게 되었다. 한 50년 정도 지나면 소유권이 없지 않은가? 어쩌면 회사는 그때를 노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마침내 VALUT SECERT TOUR의 최종장, 시음 시간이다. 보모어에서 이역만리까지 온 손님들에게 대접하고자 고른 캐스크 3종을 꺼내 먹은 다음, 자신의 마음에 가장 크는 캐스크의 원액 100ml를 본인이 들고 갈 수 있는 것이다! 통에서 원액을 추출한 것은 라가불린에서도 했지만, 발린치(캐스크에서 내용물을 소량 뺄 때 사용하는 스포이트 방식의 긴 구리관)를 이용하여 통에서 꺼내어 먹는 것은 보모어에서가 처음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깊게 느껴졌다. 우리는 버번캐스크 19년 핸드필과 세컨필 샤토 라그랑쥬 와인캐스크 1999년 통입, 그리고 올로로소 셰리캐스크 2001년 통입의 시음 기회를 제공받았는데, 세 제품 모두 오크통 널빤지를 보여줌으로써 그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세심함이 나의 보모어에 대한 선호도를 더욱 높여준 이유이기도 하다.보모어의 버번캐스크 핸드필은 그 자체로 탄성이 부르짖는 맛이었다. 처음에는 망고와 같은 열대과일이 팡팡 터지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 시간이 지나가면서 과일들이 좀 더 세분화되지 시작하였다. 파파야 같은 진득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가 중반부에서는 키위의 청량한 느낌이 실로 농밀하게 밀려들어 왔다. 피트감은 그다지 존재하지 않은데 기저에는 분명 소금기가 있어 본인이 아일라 출신이라는 것을 입증해 주었다. 후반부에서는 사과의 진득한 맛이 혀에 감돌다가 이윽고 배의 향이 길게 여운을 남겨주었다.우와 이게 버번캐스크를 사용한 피트 위스키라니. 통상적으로는 강대강의 조화를 위해 쉐리피트 조합이 더욱 익숙한 편이다. 물론 독립병입 바틀에는 버번피트 조합이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필자에게 있어 버번피트 조합은 강대강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옥토모어라는 괴수의 경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게 아일라에서 만들어진 위스키라니! 아무리 여리여리한 보모어라지만 이건 너무 심하지 않은가? 내가 시음하면서 계속해서 강조하며 적은 키워드는 이것이었다. '상쾌함', 이 한 단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다음은 보모어의 와인캐스크이다. 내가 알기로 보모어의 보르도 와인캐스크의 경우에는 샤토 라그랑쥬에서 전량 받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샤토 라그랑쥬는 보르도 지역의 그랑 크뤼 3등급에 속해 있는 와이너리로, 1983년 산토리 사가 소유권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 와이너리의 와인은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도 소개가 된 적이 있는데, 맛을 본 적이 있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딸기향이 엄청 피어오르나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무너진다는 평을 내렸다. 사실 나는 일전 바에서 이 와인캐스크에서 숙성된 보모어 21년을 먹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훗날 산토리 보모어가 역사책에 오른다면, 수작이라고 언급될 바틀'이라는 평가를 적었다. 그렇다면 물을 타지 않은 그 원액은 어떨까. 의도치 않게 비교 시음을 할 수 있게 해 준 대구에 위치한 모 바 사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이브의 말에 의하면 고숙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종의 '방어막'이 있는데, 그것이 없어 유달리 이 캐스크의 경우에는 증발량이 많고 알코올 도수가 낮다고 한다. 향을 맡아보면 벌써 새콤달콤한데, 엄청 고급스럽게 만들어진 빨간약의 느낌이 느껴진다. 비싼 위스키 전문 모 유튜버가 달모어 50년을 먹고 "졸라 고급진 판콜, 부루펜 같은 맛"이라는 말을 남겼는데, 같은 궤에서 뜻하는 것일까? 참고로 필자는 텐텐 같은 인상이 더 느껴졌다. 알코올은 전혀 스치지 않는다. 맛에서는 포도 껍질의 탄닌감과 함께 조신한 피트 느낌, 부드러운 초콜릿의 느낌이 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갱지 같은 향이 났는데 특이하게도 잔향에서는 발포형 와인 같은 뉘앙스가 꽤나 길게 풍겨졌다. 전반적으로 생기 있으면서도 조신한 느낌이 드는데, 나는 이에 대해 대학 문화를 어느 정도 섭렵한 1학년 된 귀족가문 규수라는 평가를 남겼다.끝으로 보모어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이다. 지금도 설왕설래 말이 많지만, 보모어와 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김성모식 표현으로 한다면 중국집과 오토바이와 같은 관계이다. 블랙보모어, 바이센티너리, 딥앤컴플렉스 등의 바틀들이 그 역사를 반증해 준다. 그렇기에 여전히 보모어의 고숙성 셰리 캐스크는 이름에 걸맞은 가격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보모어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셰리캐스크, 그것도 21세기의 싱글 캐스크는 어떤 맛일까?처음부터 들어오는 향은 무거운 느낌의 초콜렛이다. 이윽고 고소한 향이 나는 견과류가 꾹꾹 비집고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전반적인 향은 고풍스러우면서도 따뜻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맛에서는 정말 화려하다는 표현 밖에 들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쉐리밤이 때려 들어오는데 여태껏 먹어본 보모어 중에서는 가장 진하다는 인상이 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뭔가 고급스러운 발사믹 식초가 연상되는데 아무래도 올로로소 쉐리캐스크의 영향이지 않나 싶다. 피니쉬는 청량감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특히 잔향에 짠 느낌이 황홀할 정도였다. 내가 이 한 잔의 드램에서 느낀 것은 중후한 느낌의 나인이었다. 사극 드라마를 보면 대비전에서 주상과 왕후의 곁을 보필하는 깐깐하고 품위 있는 궁녀. 왜 보모어에서 같은 동네에 있는 집사가 떠오르지 않고 이역만리 조선 땅의 여인이 떠오르는 걸까? 술에 대한 인상은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다.오랜 고민 끝에, 필자는 올로로소 쉐리 캐스크를 택했다. 맛도 맛이고 보모어가 쉐리 위스키의 명가라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 위스키가 통입된 년도는 필자가 태어난 년도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 역시 지인을 통해 2001년 통입한 라가불린 DE를 한 병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솔직히 말이지, 경우가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은가?무라카미 하루키는 보모어에 대해 '보모어 위스키는 사람의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느껴진다'는 유명한 표현을 한 바가 있다. 하지만 감히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무라카미가 - 그 역시 생빈을 직접 뽑아 먹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지만 - 보모어에서 자신과 동갑인 위스키를 만났을 때의 찌릿함을 느껴봤냐고. 이역만리에서 똑같은 연도에 태어나 세월을 거쳐 마침내 자신의 손으로 밝은 빛을 향해 만남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보모어에서 뜨거운 동지애를 느꼈다. 싸지방이라는 매체를 통해 계속해서 접하고 갈망하다 마침내 그 미궁에서 조우했을 때의 순간, 약동하는 혈맥의 꿈틀거림을 느낄 수가 있다. 상봉의 만남을 가진 순례자들은 분명히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내가 이걸 언제 꺼내 먹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결혼식? 자식 출산일? 회갑? 어쩌면 임종 직전일 지도 모른다. 허나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절대로 리셀하지 않고 죽기 전에는 까서 마실 것이라는 것을. 사실 술을 컬렉팅만 하고 다시 경매에 붙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정말 혼이 나야 할 일이다. 인간이 먹으려고 만든 존재를 굳이 조명이 비치는 유리관에다가 전시를 해서 보관하고 싶은가? 그렇게 박제를 해서 언제 먹으려고 하는가, 지구 멸망하기 한 시간 전쯤에? 하긴 아노미 상태에서 한 잔하면 네로 같은 황제 놀음을 즐길 수 있기는 할 것 같다. 근데 그때는 일억짜리 보모어 부케나 구멍가게에서 산 참이슬 한 병이나 비슷한 맛이지 않을까나.핸드필을 담으며 이브와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현재 산토리 휘하의 보모어에 대한 직원으로서의 의견을 물어보았는데, 그녀는 산토리 사가 보모어에게 권한을 주지 않으면서 관심은 그다지 쏟지 않으냐고 바로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하였다. 특히 자신은 어려서 잘 모르지만, 모리슨 체제에서 범지구적인 산토리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보모어 지역에 사는 주민들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지금도 익숙해졌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최근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보모어의 품질이 갈수록 떨어져 가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 자신은 가이드 직원이기에 잘 알지는 못하지만, 분명히 핵심 직원들 역시 그 문제에 대해서 인지를 한다고 설명하였다. 특히 쉐리 캐스크의 공급 문제에 대해서 보모어는 와인 캐스크를 가지고 타개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산토리와 계속해서 강구하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다.보모어에서는 증류소를 다 돌고 나면 타지에서 온 이방인이 열심히 돌아다녔다는 보상으로 이렇게 맛돌이인 술들을 내어준다. 한국에서는 한 잔이 기본 몇 십만 원씩 하는 놈들이 이렇게나 숨풍숨풍 진열되어 있다. 솔직히 한국에서 먹었더라면 향과 맛이 어떤지에 대해서 진짜 몇 시간씩이나 죽치고 앉아 빙빙 글라스를 돌려 댔겠지만, 놀랍게도 내 노트에는 오직 23년 숙성한 포트 캐스크만이 민트 느낌의 초록색의 인상이 존재한다고만 쓰여 있을 뿐이다. 이걸 본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위붕이 점마 완전히 맛 갔다. 꽐라 되어 가지고 저 비싼 술들을 그냥 질탕 마시기만 했다고.다시 글을 적기 위해 노트와 사진을 대조하며 상고했을 때, 솔직히 나도 이놈 진짜 미쳤냐는 생각을 했었다. 저런 술들을 그냥 퍼먹기만 했다고? 하지만 글을 적으면 그때 당시의 기억과 감정을 천천히 톺아보니, 그게 실로 당연한 일이었다. 술의 제1법칙은 바로 즐기라고 하는 데에 있다. 향이나 맛이라는 요소는 부가적인, 다시 말하자면 쓸데없는 존재일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자본주의의 압제로 인해 그 좋은 술의 제1법칙을 무시하고 단순히 교조적으로만 접근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맛 좋고 비싼 술들을 언제 이처럼 헤실헤실 웃으며 뇌 뺀 상태로 즐겁고 기쁘게 마실 수 있겠는가? 그래도 이런 술을 이렇게 먹는 건 좀...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겠다. 당신은 정녕 이런 웃음을 가지고 위스키를 즐겨본 적이 있는가?위스키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게 높은 모 유튜버가 보모어에 대해서 '망가진 전 애인' 같다는 표현을 하였다. 모리슨 시절의 보모어가 너무 출중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산토리가 보모어를 인수하고 근 25년이 지난 이후 필자는 보모어를 접했다. 필자가 처음 입문한 피트 위스키로, 짠맛과 단향, 고소한 향이 모나지 않게 잡혀있는 그 밸런스로 인해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증류소가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보모어를 꼽을 정도다.SNS를 보면 과거 전 애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남자 혹은 여자 측의 부정적인 과거를 상대에게 폭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결혼까지 생각한 자신의 연인을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사랑으로 품어내는 경우 역시 존재한다. 왜 갑자기 이런 경우가 연상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과거와 계속 결부되는 사랑은 결코 지속될 수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원죄 없이 잉태된 인간은 존재하지 아니한다.보모어에서의 즐거운 견학과 시음을 마치고, 우리는 다음 증류소인 부나하벤으로 떠났다. 부나하벤(Bunnahabhain)은 게일어로 강의 하류라는 뜻을 지닌 증류소인데, 역설적이게도 이곳은 아일라에서 최상단에서 위치한 증류소인데,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부나하벤 앞으로는 버스 정류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보모어는 아일라의 7시 방향에 있는데 부나하벤은 1시 방향에 있어, 필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택시를 이용하였다.사실 군대에서 아일라에서의 일정표를 짤 때는 보모어에서 부나하벤까지 자전거를 이용하여 가려고 생각하였다. 1시간 10분 동안 주위 들과 강을 보면서 가면서 누이 좋고 매부 좋지 않냐는 나름대로의 환상적인 계획이었다. 그러나 숙소의 여주인은 필자의 계획을 듣고 나더러 마약했냐는 상큼한 답변을 건네었다. 안 그래도 2주 전에 독일에서 여행 온 젊은 여성이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다가 강풍으로 인해 팔이 아작 났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그런 강풍 따위는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지만, 고향에서 늘상 자식 걱정하는 모친을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계획을 접었다.하늘이 흐리다가 별안간 맑아지더니 이윽고 아름다운 무지개가 창공을 가로질렀다. 택시 기사는 북쪽 지역에서는 드물게 보이는 일인데 이국에서 온 사람들이 보는 것은 행운이며, 당신네들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 얘기했었다. 1년이 지난 후에야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 나에게는 크나큰 행운이 찾아보게 되었긴 하다.+) 근처에 아드나호 증류소도 있는데 거기는 왜 가지 않았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아 추가적인 설명을 보충하도록 한다. 사실 나 역시 아드나호를 부나하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난 다음으로 계획 일정을 잡았었다. 그러나 별안간 첫째 날 루프트한자의 파업과 함께, 아드나호의 증류소 투어 불가 통보가 날아왔다. 증류소 비지터 센터 재개장으로 인해 문을 닫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만든 지 1년도 안 된 증류소가 갑자기 비지터 센터 재개장? 더러워서 안 간다고 했고 그 해 5월 아드나호의 첫 릴리즈가 출시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밉지라도 않지, 치사해서 안 먹고 만다.그렇게 도착한 부나하벤 증류소. 간혹 다니는 바의 주인장의 말에 따르면, 부나하벤이나 글렌킨치를 주문하는 손님의 경우 긴장을 한다고 한다. 그 속에 있는 맛을 캐치하기 쉽지 않기에 '어 임마 뭐고?'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부나하벤에 대해 저녁에 편하게 먹는 위스키라는 언급을 본인의 저서에서 남긴 바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외강내유의 위스키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힘깨나 쓰게 생긴 선장이 턱 하니 선두에 서 있고 칠흑의 검은 병에 붉은 씰이 둘러진, 어지간 사람들은 가라!라고 외치는 강렬한 인상의 위스키. 그러나 속에는 피트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짠기가 돌며 달달하고 쫀쫀한, 그야말로 단짠단짝의 정석. 마술사들이 사용하는 암막 속의 요술상자가 연상되는 그러한 증류소이다.보모어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부나하벤에서도 증류소 투어 후 스근하게 시음까지 진행을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부나하벤의 증류소 투어는 타 증류소에 비해 그 배차 간격이 많지 않다. 하긴, 사람들을 불러 모을 생각이었다면 애저녁에 포트 아스케이크를 넘어 자기네 증류소 앞에다가 버스 정류장을 설치해 두었겠지. 나름대로 낭만 있는 곤조인 셈이다.부나하벤의 NO.1 저장고라고 할 수 있는 Warehouse 9에서 숙성된 캐스크를 꺼내먹는 활동을 진행하는 사람은 놀랍게도 콜린 씨다. 아일라를 온 첫째 날 밤, 자전거로의 모험을 포기하고 택시 예약을 위해 여러 업체들에 연락을 돌렸었는데 공교롭게도 그중 한 사람이 이 사람이었다. 사실 나는 원래 콜린 씨에게 부나하벤에서 보모어로 돌아가기로 약속을 했는데 동행하는 파트너가 생기고 계획의 수정을 위해 당일 예약을 취소하였다. 이런 곳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나 너님 암'이라고 얘기를 들었을 때 야박하게 굴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였다. 괜스레 지금 봐도 그의 안질이 심상치 않다.웨어하우스 NO.9은 보모어의 그곳보다는 밝은 전등이 설치되어 있지만, 단층이 매우 낮고 김이 서릴 정도로 한기가 돌았다. 그리고 다른 위스키 증류소의 경우 오크통 옆면에 낙인을 찍거나 색을 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의 경우 단지 라벨만 붙여놔 다소 밋밋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런 밋밋한 증류소의 외관,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이번 투어에서 진행되는 웨어하우스 NO.9 투어의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2007년 모스카텔 와인캐스크 숙성 53.9%, 2) 2014년 올로로소 쉐리 캐스크 60.1%, 3) 2004년 페드로 히메네즈 캐스크 53.3%, 4) 2011년 모인 꼬냑 캐스크 59.8%. 위갤에 상주하는 위붕이면 다 알겠지만, 모인이 무엇이냐고 묻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다. 모인(Moine)은 게일어로 피트를 뜻하는 말인데, 피트 처리를 하지 않는 기존의 부나하벤과는 달리 이 제품은 초창기, 그러니까 19세기 부나하벤의 감성을 살려 제작된 것이다.우선 모스카텔부터 논해보도록 하자. 모스카텔의 경우 보통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 것답게 밝고(brightly!) 하얀 꽃의 인상이 느껴졌다. 맛에서는 부나하벤스럽게 짠기와 캬라멜이 공존하였는데, 끝맛에서 미드스러운 뉘앙스를 받았다. 정말 정석적이게도 맛있는, 범생이 같은 위스키였다. 다음부터는 이상하게도 사진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추워서 못 찍었는지 아니면 술맛이 기막혀서인지, 꽐라가 되서인지는 알 수 없다.올로로소 캐스크의 경우 1,500 파운드를 호가하는데, 쉐리는 강하지만 짠맛도 동반하여 든든하게 동반한다고 적혀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동반한다는 것을 두 번이나 강조해서 적은 것을 보면 분명 그 조화가 대단해서일 것 이다. 또한 플로럴한, 상쾌한 쉐리의 느낌이 퍼진다고 했는데 그래서 후술하겠지만 쉐리 캐스크를 한 병 사가지 않았나 싶다.이상하게도 페드로 히메네즈 캐스크는 전혀 서술되어 있지 않다. 어지간히도 쓸데없는 것까지 써놓은 이 노트에서 가장 중요한 술맛이 작성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직까지도 가장 큰 미스테리로 남겨져 있다. 어지간히 맛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맛있어서 그랬던 것일까? 이 술에 대한 정보는-최소한 나의 식견으로 본 상황에서는-로스트 미디어로 남게 되었다.끝으로 모인 꼬냑 캐스크에 대한 평가다. 아무리 내가 글씨를 개떡같이 쓴다고 하더라도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그래도 적은 글씨를 한 10초 정도 보고 있으면 뭐라고 적었는지 해독할 수 있는데 이건 도저히 못 하겠다. 영화 <황산벌>의 암호 해독가의 심정이다. 죽어도 못 하겠심더. 이래서 승정원일기가 완역되는데 몇 십 년이나 걸리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도 악필이라서 웬만한 글씨를 알아보겠다는 분이 계신다면 꼭 연락을 주시길 바란다.후반부에 들어 정신 차린 나는 콜린에게 조금 더 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줄 수 없다고 했다. 어쩐지 눈빛이 싸하다고 했더니 이럴 줄 알았다. 이래서 세계사에서 나오는 사건의 절반은 영국에서 발생한다고 하는 거지, 에잉. 그나마 내 잔에는 모스카텔 와인캐스크가 꽤나 남아있어 그것을 바이알에 옮겨 담았다. 마침내 사촌동생이 2007년생이라 성인된 기념으로 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봄 유혹을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결국 그걸 먹고야 말았다. 미안하다 동생아, 더 좋을 걸로 사줄게.비지터 센터로 돌아온 나는 웨어하우스의 기억을 더듬어 쉐리 캐스크 핸드필, 그중 아몬티야도 캐스크 제품을 구매했다. 얼마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웨어하우스 투어 덕분에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이 바틀은 아일라에서 가져온 전리품 중 최초로 완병한 것인데, 이 제품은 리뷰글을 남긴 바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hiskey&no=1208460&page=1 BUNNAHABHAIN 1999 AMONTILLADO HANDStory:부나하벤만큼 19세기 위스키 업계에 만연한 낙관적 분위기를 대변해주는 증류소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외진 곳에 증류소를 지을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없으니깐요. 블렌디드 위스키용 원액을 공급하기gall.dcinside.com부나하벤 증류소에서의 활동을 마치고 나오니 세상은 온통 파랗게 물들어 있다. 바다와 하늘이 합심하여 산을 푸른색으로 희롱한 것이다. 산도 끝끝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하얀색 홍조를 띤다. 소설 <피를 마시는 새>에서는 술이 무엇인지 모르는 인물에게 한 도깨비가 이렇게 답변한다. "차가운 불입니다. 거기에 달을 담아 마시지요." 내 눈앞에 저 전경이 펼쳐지는 그 순간, 나는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도깨비의 비범한 한 문장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어쩌면 앞으로 내게 부나하벤의 맛은 차가운 불에 달을 블렌딩한 맛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번외.숙소로 돌아와 짐을 풀고 증류소 투어를 진행한 분과 외국인 남녀와 함께 즐거운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둘은 부부로 남자는 스코틀랜드 출신 영국인, 여자는 홍콩 출신 영국인이었는데 그들 덕분에 식사 후 정말 귀중한 바틀들을 맛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 역시 보답으로 그들에게 한국의 전통주의 우수성과 다양성에 대해 홍보하였으며, 특히 외국인들이 봤을 때 가장 신기해할 만한 술인 이화주를 추천해 주었다. 하단에 있는 위스키들을 판매하는 곳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좀 더 길게 후술하도록 하겠다.저기 있는 술들 중 아직까지 내 기억에 남는 것은 브룩라디 발린치 1992 칼바도스 캐스크와 롱로우 2010년 루비 포트 캐스크 두 가지밖에 없는데, 전자의 경우 역대급 상쾌한 사과와 사이다의 향이 느껴졌고 후자의 경우 역대급 어렸을 때 먹던 빨간 시럽의 감기약의 맛이 진하게 느껴졌다. 왜 내가 아직까지 그 두 가지의 바틀만 기억하는지는 여러분들도 대충 짐작 갔으리라 생각한다.저녁 식사는 포트 앨런 쪽에 위치한 <SEA SALT>에서 진행하였다. 아일라를 순례하는 사람들은 지나가다 한 번쯤은 봤을 유명한 식당인데, 실제로 맛도 제법 괜찮은 편이다. 영국에 왔으면 영국이 자랑하는 음식(?) 커리는 한 번 정도 먹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인도 출신-확실치는 않다-웨이터가 상당히 위트 있게 음식을 추천하고 서빙해 주었다. 음식은 아니지만, 접객만큼은 그가 아일라에서 제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두 영국인 부부와 새벽 3~4시까지 있으며 위스키, 지리, 외교, 시사 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들과 대화하면서 왜 한 번쯤은 외국, 특히 서방세계로 나가봐야 될지 알 것 같다고 느꼈다. 특히 홍콩계 영국인인 아내의 경우 초반에는 말이 없다가 점차 분위기가 풀어지면서 나와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특히 그녀는 한국인들의 소통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녀는 홍콩에서 태어났지만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호주에서 성장했으며,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현재 재무 관련 직종에 종사한다고 하였다. 특히 자신이 성장하던 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여전히 백호주의 정세가 강해 항상 위축 들어 생활했는데, 왜 동양의 문화, 특히 한국의 소프트 문화가 강해진 최근에도 한국인들은 90년대의 본인처럼 활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그녀는 한국인, 더 나아가 동양인들이 좀 더 당당하고 서양 사람들과 같이 좀 더 정력적으로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사실 나 역시 아일라를 활보하며 꽤나 소극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다. 처음으로 구라파를 가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괜스레 어글리 코리안 소리 안 듣게 행동하자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물론 나 역시 그녀의 말에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녀의 얘기는 꽤나 나에게 강심제로 작용되었다.추가적으로 스콧 베일리스라고 하는 그녀의 남편은 음악가인데, 뮤즈나 U2 등 유명 밴드와도 협연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그는 현재 Ibibio Sound Machine이라는 밴드의 세션(?)을 맡고 있는데, 아프리카 민속 음악과 현대 음악이 가미된 다소 독특하고 컬트적인 음악이 특징이다. 필자는 Protection From Evil이라는 곡이 가장 인상 깊은데, 신선한 느낌의 음악을 원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한다.
작성자 : 헤르메또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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