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이던 그날 밤 (번외)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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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이던 그날 밤 (번외) 에필로그

엘사는 요새 부쩍 몸이 뻑적지근하다는 생각을 해. 사람들도 요새 자꾸만 엘사더러 아파보인다는 말을 하고 잠도 오고 나른하고. 오늘은 평소보다 더 심해보이나봐. 보다 못한 팀 막내가 약도 사다줬지만 엘사는 그냥 내버려두었어. 원래 사제 약은 안 먹거든. 늘 의사였던 언니가 진료를 보고 준 처방전으로 약을 해 먹었어.

주기가 오려고 해서 그런걸까? 엘사는 슬슬 주기, 히트싸이클이 올 때가 되었단 생각을 해. 달력을 보면서 제 주기를 체크하는데 삼일 정도 지나있어. 요새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주기가 밀렸나? 그래서 이렇게 몸이 불편한 걸까 싶지. 아침에 옷을 갈아입을 때도 가슴이 찌릿찌릿하면서 아팠고, 속이 메스꺼웠어.

오늘은 정말 이상해. 이것저것 짜증이 안 나는 게 없어. 점심때도 스스로도 납득이 안 가지.

“왓슨 과장, 나 좀 보지.”

결국 부서 리더인 메가라가 엘사를 자신의 방으로 호출했지.

“집안에 우환 있는 거 아니지?”

제법 엄한 말투에 엘사는 아무 말도 못하고 죄송하다며 일관해. 그런 엘사는 메가라는 계속 내려다 보았고.

“니 밑으로 전부다 눈치 보느라 일 못하고 있어.”

그럴 법 하지... 엘사는 진심으로 미안해져서 고개만을 푹 숙였어.

“오늘은 퇴근해. 영 아니면 내일도 쉬고.

“아닙니다... 부장님.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선배 말 잘 듣더니, 졸업했다 이거지? 이거 섭섭한데.”

그 얄썅한 손이 엘사의 백금발 머리를 헤집었어. 선배가 걱정되서 하는 소리니까 들어가. 메가라가 끝까지 제게 부장으로서 명령했다면 모를까, 엘사는 죄송하단 말을 마치고 퇴근하며 밖으로 나왔어.

회사 밖으로 발을 디디자 마자,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어.

“어, 엘사. 아직 근무 시간인데 어디가?”

외근 나갔다 들어오는 듯한 벨이야. 벨에게 엘사는 희미한 미소를 보이며 몸이 안 좋아서 미리 퇴근한다고 말했지. 빨리 나으라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벨이야. 그녀의 손이 몇 번 허공에 뜨다가 갑자기 멈춰. 킁킁 대면서 냄새를 맡던 벨이 의아하다는 눈빛을 내보이자 엘사는 소리 없이 왜 그런 표정을 짓냐고 물었지.

“어... 너 나랑 주기 비슷하지 않아? 근데 이번엔 무슨 약을 먹었길래 이렇게 냄새가 안나?”

안나? 안난다고? 엘사는 머리가 혼미해져가. 생각지도 못했던 걸로 모든 생각이 귀결되었거든. 무의식적에 깔려있던 생각이 수면 위로 올라왔어. 대충 친구의 약이라고 둘러대던 엘사는 벨을 올려보내고 뛰기 시작했지. 근처의 약국을 향해.

-

약국 근처의 화장실. 까만 봉지에 수두룩하게 든 이미 사용된 테스터기를 바라보다 엘사는 주저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무릎에 힘이 풀리는 기분이었지.

원래는 아침에 일어나 첫 소변으로 해봐야한다는 데 엘사에겐 지금 그런 걸 따질 새가 없어. 이미, 저 많은 테스터기가 똑같은 결과를 말하고 있었거든.

두 줄.

클럽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가서 알파들을 농락하는 걸 좋아하는 엘사라 관계까지 가지 않으니. 저 것의 범인은 한 사람이었지.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