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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좆같은 이웃 05

EAO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4 21:06:56
조회 881 추천 42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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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같은 이웃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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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설주의



집 안으로 들어온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정말 무슨 저런 미친 년이 다있냐고 허공에 소리쳤다.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사과를 해도 도통 제대로 듣지도 않고 받아 줄 생각도 없는지, 정말 질릴정도로 정신나간 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저런 년이랑 3년이나 같은 학교에? 으, 존나 짜증나!"


나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은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두고 침대에 일자로 뻗어 누워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내가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런데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다양하게 생각을 해봐도 결론은 똑같았다. 그런 방법은 이 세상에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돌아버리겠네."


정말 미쳐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지내야 하나 싶었다. 아무리 봐도 엘사가 내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 하는 존재 같았다. 안그래도 이미 엘사 때문에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선 적이 있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싸우기만 하면서 지낼 수는 없었기에 다시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다시 찾아가서 사과를 할까?"


근데 아무리봐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았다. 안그래도 오늘 사과를 해서 엘사의 그런 반응을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보고 두 귀로 똑똑히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찾아가서 사과를 한다고? 으으, 내가 그런 짓을 하면 엘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뻔하고 뻔할정도로 안봐도 비디오였다. 보나마나 내가 찾아가서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면 화를 내면서 그런 사과는 하지 말라며 나를 내쫓으려 하겠지.


"후…."


한숨이 절로 나온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다. 도저히 갈피가 잡히지 않아서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나는 조용한 방안에서 흐르는 이 지겹고 따분한 분위기에서 깨어나기 위해 내가 이러다가 어느 날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죄다 그 엘사 쌍년 탓이야. 라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중얼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우선 나는 교복을 벗어 던지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다음에 답답한 방 안에서 나왔다.


나는 일단 1층으로 내려와서 욕실에 들어가 손 먼저 깨끗하게 씻은 다음에 냉장고를 열어 그 안에 있는 초콜렛을 꺼내 들었다. 초콜렛을 감싸고 있는 비닐을 벗겨 입 안에 던져놓고 천천히 녹여먹으며 입 안 전체를 감싸는 달콤함을 여유롭게 음미했다.


"역시 스트레스엔 달콤한게 최고야."


나는 초콜렛 하나로는 스트레스를 완전히 풀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냉장고를 열어 초콜렛을 하나 입에 더 털어놓고 나서야 기분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 내 입 안에 가득 맴도는 초콜렛 향과 달콤한 맛을 마음 껏 만끽하면서, 이런 작고 사소한 것에 대한 기쁨을 감사히 여겼다. 조용한 집에 조금이라도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서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딱히 이 시간에 볼만한 것은 없어서 그냥 TV를 끄고 조용히 소파에 앉아있기로 했다.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문득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걱정되었다. 나는 결국 1년동안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내기 위해서 엘사와 결판을 짓기로 결정했다.


"지금이라도 사과하면 받아주겠지?"


내가 편하려고 엘사한테 사과하기 위해서 일단 대책없이 무작정 집 밖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만큼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고민도 잠시, 나는 최대한 당당한 발걸음으로 엘사의 집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고, 엘사는 그 소리에 빠르게 문을 열고 나왔다. 물론 문 앞에 있는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잔뜩 정색하긴 했지만, 나는 그 문이 닫히기 전에 얼른 사과를 하기로 했다.


"화는 좀 풀렸어? 그게… 아까 일은 정말 미안했어. 그러니까 용서 좀 해줄래?"


나는 최대한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사과했다. 자신을 미친 년 마냥 물어뜯던 사람이 두번씩이나 이러니 엘사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엘사는 잠시 조용히 있더니 꽉 깨물고 있던 입술을 풀며 내게 조용히 말했다.


"사과 하지마. 그리고 나는 용서할 생각도 없어."


나는 고개를 숙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엘사가 이런 반응을 보일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역시는 역시구나. 예상대로의 반응이라 별로 느껴지는 감정은 없었다. 나는 우선 숨을 천천히 가다듬으며 마음을 가라 앉혔고, 고개를 들어 엘사와 눈을 마추며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사과를 했다.


"화 좀 풀고… 나는 정말 진지하게 너에게 사과하고 싶어서 그래."


"넌 내 말을 듣기는 하는거야? 사과하지 말라고 했잖아!"


아무리 사과를 해도 들어보려는 시늉 조차 하지 않다니, 엘사는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훨씬 더 피곤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세번이나 사과를 거절받으니 기분은 기분대로 좆같고 내가 뭐하러 이런 썅년한테 용서를 빌러 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솟아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시발 너는 대체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거야!"


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엘사는 살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고, 나는 쉬지 않고 계속해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세번씩이나 찾아와서 사과를 하면 조금이라도 받아줘야 하는거 아니야?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여서 기껏 집까지 찾아와서 사과하는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어? 네가 뭔데 나를 그런 취급 하는거야, 이 시발년아!"


나는 속사포처럼 그 많은 말을 순식간에 뱉어버리고 씩씩거리며 엘사를 째려봤고, 엘사는 그러거나 말거나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그런 가식적인 사과는 필요없어! 그러니까 저리 좀 꺼져!"


"그래, 그럼 관둬 씨발! 니 마음대로 살아라 이 좆같은 년아!"


나는 아직도 화가 나서 꼴에 차가운 척 하는 그 상판대기에 하고 싶은 말이 한가득 이었지만, 여기서 말싸움을 더 해봤자 엘사는 내 말을 한 마디도 듣지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뒤도 안돌아보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미쳤지, 저런 시발 것이랑 친하게 지내려고 이런 짓을 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저런 애랑은 친하게 지낼 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으, 머리아파."


엘사 집 앞에 그렇게 오래 있지도 않았는데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마치 무거운 쇳덩이가 몸 전체를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이런 좆같은 느낌은 차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역겨웠다. 잠도 꾸준히 잘 자고 끼니도 거르지 않고 제때 챙겨먹는데 몸이 무거웠다. 아무래도 이유는 딱 하나, 엘사 때문일 것이다. 그 스트레스가 아무래도 독이 되어서 돌아왔나보다.


"개같은 년."


처음 이 곳으로 이사 왔을때가 생각났다. 이사를 오고나서 나는 낯설지만, 아름답고 찬란한 고등학교 라이프를 상상하고 꿈꿨다. 하지만, 옆 집으로 이사 온 엘사 때문에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다. 그 썅년이 내 꿈을 종잇장처럼 구겨서 발로 짓이겼다. 아무래도 내 미래가 잔뜩 피곤해진 것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나는 우선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무엇을 먹을까?"


내가 요리는 정말 최고로 존나게 못 하지만, 그래도 먹고 살려면 뭐 라도 해야지. 나는 일단 호기롭게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꺼내 들었다. 재료 중에 연어 필렛이 눈에 띄었다. 연어 스테이크를 해볼까? 나는 일단 핸드폰으로 연어 스테이크 레시피를 찾아 천천히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굽기만 하면 되는 음식이라서 레시피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레시피대로 따라하며 저녁을 준비하다가 뜬금없이 아까 엘사가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가식적인 사과는 필요 없다고? 웃기고 있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짜증이 밀려왔다. 내가 시발 진심을 다해서 사과를 했더니 존나 꼴에 도도한 척 하면서 가식적인 사과는 필요 없다고? 도대체 나는 전생에 무슨 커다란 잘못을 저질러서 이렇게 사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엘사는 정말 짜증 나는 년이다.


"짜증나."


진짜 진심을 다해서 엘사라는 년은 정말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있는대로 짜증을 내다보니 어느 덧 요리가 완성되었다. 나는 적당히 구운 연어를 접시 위에 올린 다음, 냉장고에 있던 소스를 대충 붓고 레시피대로 따라한 구운 야채들과 함께 접시 위를 장식했다. 이게 정녕 내가 만든 요리라니! 향긋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 했다. 그래, 일단은 내가 손수 만든 한끼를 만끽하며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다.



───


지금 아니면 언제 올릴지 몰라서 폰으로 올린당


읽어주는 쥬미들 정말 고마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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