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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수위] 좆같은 이웃 35

EAO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04 21:52:07
조회 649 추천 3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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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같은 이웃


35



00~30 31 32 33 34


───


※수위주의



내가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잠에서 깨어난 시간은 오후 1시가 훌쩍 넘어선 때였다. 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나를 제외한 나머지 얘들은 아직도 꿈나라를 여행하고 있었다. 날이 완전히 밝은 후에 둘러본 집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엉망이었다. 거실에 깔린 러그 가운데 놓여있던 테이블은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주방 쪽으로 밀려있었고, 러그마저도 화이트가 자신의 몸에 돌돌 말은 채로 러그와 함께 소파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저번 파자마 파티 때 오로라가 화이트의 잠버릇이 고약하다고 했었지…. 처음엔 그게 심해봤자 얼마나 심할까 싶었는데 설마 저 정도로 잠버릇이 고약할 줄이야…. 충분히 오로라가 중간에 깨어나서 엘사와 나에게 하소연하면서 일러바칠 만한 잠버릇이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있자니 화이트의 잠버릇이 과연 어디까지 고약해질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나는 소파에 가만히 앉아 화이트를 본격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5분 정도 지났을까, 화이트는 몸을 뒤척이며 러그를 펄럭거리기 시작했고, 그 러그는 이내 오로라와 제인의 얼굴 쪽으로 날아갔다.


"이거 뭐야!"


"누가 얼굴에 러그를 던져놨어!"


러그가 얼굴에 떨어지자마자 오로라와 제인은 소리를 지르며 러그를 한쪽으로 치운 다음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들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기도 전에 러그를 던진 범인을 잡아먹을 기세로 주변을 급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두리번 거리던 오로라는 뒤늦게 나를 발견하고 나서야 누가 러그를 던졌는지 물어보았고, 나는 어이없는 지금의 상황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며 화이트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오로라와 제인은 러그를 얼굴에 던진 범인이 밝혀지자마자 화이트를 무자비하게 때리기 시작했다.


"미친년들아 지금 뭐 하는 거야!"


몰려오는 고통에 결국 잠에서 깬 화이트는 일어나자마자 대뜸 오로라와 제인에게 삿대질하고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면서 화를 냈지만, 오로라는 먼저 잘못해놓고 어디서 역으로 화를 내냐면서 화이트의 볼을 양손으로 잡고 꼬집기 시작했다. 아! 미안해! 알았어, 알았다고! 오로라는 화이트가 자신의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 말을 하자 그제야 잡아당겼던 볼을 놔주었고,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제인은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면서 빨갛게 부어오른 화이트의 볼을 천천히 쓰다듬어주었다. 화이트는 잠시 그대로 멍하니 앉아있다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오로라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 보니까 나는 왜 맞은 거야?"


"그렇게 맞아놓고도 네 잘못을 아직도 모른다고?"


"당연히 나는 모르지! 자고 있는데 너희가 갑자기 때렸잖아!"


"제인이랑 내 얼굴 위에 러그를 집어 던진 게 너라고 안나가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


화이트는 오로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원망 가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아까부터 다 지켜봤어. 사실이야. 내 말에 화이트는 한숨을 내쉬면서 여전히 빨간 자신의 볼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소란 때문에 메가라와 벨도 잠에서 깨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대체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아무 일도 없었는데."


"아무 일도 없긴! 오로라랑 제인이 날 때렸다고!"


메가라는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더니 보나 마나 분명 맞을만한 짓을 해서 맞은 게 분명할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벨도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의견에 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와… 너희들 진짜 내 친구 맞냐…? 화이트는 정말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시끄러운데도 엘사는 여전히 고이 잠들어 있었다.


"진짜 잘 잔다…."


나는 소파에서 내려와 엘사 옆에 누워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조금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해주면서 그녀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괜히 침이 꿀꺽, 목 뒤로 빠르고 급하게 넘어간다. 얘들이 보거나 말거나 그대로 엘사에게 키스라도 해버릴까 싶었지만, 굳이 자는 사람을 깨우긴 싫어서 얌전히 있기로 했다. 근데 얌전히 보고만 있기엔 너무 예쁜데…. 정말 깨우긴 싫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아쉬움만 남을 것 같아서 엘사 볼에 살짝 입맞춤 하기로 했다. 살짝 입맞춤하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눈을 감고 입맞춤을 하려던 순간이었다.


"안나, 뭐해?"


"응?"


나를 부르는 소리에 질끈 감았던 눈을 뜨니 엘사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고개를 치우며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고 급히 변명하면서 손을 저었지만, 엘사는 이미 내가 무엇을 하려 했는지 다 알고 있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며 웃기 시작했다. 너… 내 얼굴에 키스하려 했지? 윽, 정곡을 제대로 찔렸다. 키스가 아니라 입맞춤하려 했다고 말할까 싶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게 그거인 것 같아서 그냥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와, 안나. 원하는거 해줄게."


"아니… 아냐, 괜찮은데…."


나는 정말 괜찮다면서 거절하려 했지만, 이미 엘사가 나한테 다가와서 입술에 키스하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키스하던 엘사는 그제야 입술을 떼며 이 정도면 만족했는지 물었고, 나는 고개를 힘껏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처음 원했던 것이랑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더 좋은 것 같아. 달콤한 오후 키스를 끝내고 엘사는 그제야 이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던 친구들의 모습을 보았다.


"오우… 어디서부터 봤어?"


"처음부터."


"세상에…."


엘사는 매우 쑥스러웠는지, 양손에 붉어진 얼굴을 파묻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엘사의 그런 모습을 귀엽게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짧은 해프닝이 지나고, 우리는 테이블 앞에 둘러앉아 메가라 본인이 직접 해준다는 점심 식사를 기다리기로 했다. 매번 우리에게 요리를 대접해주던 엘사도 오늘은 우리와 함께 앉아 누군가가 해주는 식사를 기다렸다. 앞치마를 하고 열심히 팬을 돌리던 메가라는 깔끔하게 만들어진 카르보나라를 만들어냈다. 정말 감탄스러운 실력이다.


"오, 요리 좀 하는데?"


"너는 여태 나를 뭐로 본 거야? 요리하는 쪽으로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내가 저번에 말했었잖아!"


"난 네가 그냥 해본 소린줄 알았지!"


"우리 안나는 어쩜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따윌까?"


후… 됐고 일단 카르보나라 맛이나 봐. 먹고 놀라지나 말아. 나는 메가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면을 포크에 말아 맛을 보기 시작했다. 메가라가 놀라지 말라고 했는데 이건 놀랄 수밖에 없는 맛이다. 메가라 손에서 이런 맛의 카르보나라가 탄생할 수 있다니!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기름기와 함께 페퍼론치노의 적당한 매운맛이 카르보나라의 풍미를 한껏 살렸다. 어때? 맛있지? 메가라의 말에 나는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그동안 요리 실력을 믿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메가라는 이제라도 알아줘서 고맙다며 원하면 나중에도 몇 번씩 해줄 테니 말만 하라고 했다.


식사가 끝난 다음엔 화이트가 즉석에서 만든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었다. 달콤한 디저트 타임까지 끝낸 다음엔 벨, 제인, 오로라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메가라와 화이트는 설거지까지 끝낸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모두가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본 다음에야 나는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럼 나도 가볼게, 엘사. 정말 즐거웠어. 나는 하루 동안 신세를 많이 졌다고 말하면서 엘사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그렇게 짧은 인사를 끝내고 집으로 가려던 찰나, 엘사가 내 손을 붙잡았다.


"왜 그래?"


"혹시… 하루만 더 있다가 가지 않을래?"


상관은 없는데… 이렇게 갑자기? 날 붙잡는 모습이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엘사도 피곤할 테니 나도 빠르게 자리를 비우려 했던 건데 이렇게까지 붙잡는 이유가 뭘까. 엘사가 이러는 것은 분명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어디가 불안하거나 아쉬워서 그러는 것이 아닌 완전히 다른 이유로 내게 그러는 것 같았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엘사의 손에 이끌려 하루 더 머물다가 가기로 했다.


내가 그냥 생각이 너무 많았던 것일까? 엘사는 의외로 얌전히 나를 껴안고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되려 이 정도로 얌전한 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엘사는 조용했다. 이쯤 되니 하루 더 있으라 말한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사귀는 사이에 그런 말을 한 이유가 어딨겠냐마는, 나는 궁금하면 모든 그에 대한 답을 들어야 적성이 풀리는 사람인걸.


"저기… 엘사."


"응?"


"하루 더 있다가 가라고 한 이유가 뭐야? 그냥 궁금해서 그래."


엘사는 굳이 뭐 그런 것까지 물어보냐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나랑 있는 것이 즐거워서 그렇다고 했다. 어차피 주말이고 집에 가봤자 할 것도 딱히 없어 보인다는 묵직한 팩트도 함께 건넸다. 궁금증이 풀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엘사를 살포시 껴안았다. 나는 지금 같은 단란한 분위기가 제일 좋다. 마음 편하게 전부 내려놓고 있으니 얼마나 편하던가.


영화 한 편을 전부 보고 난 뒤에는 멜로 영화를 틀었다. 멜로 영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째 엘사는 트는 영화마다 어쩜 이렇게 낯뜨거운 것만 골라서 트는 걸까? 고의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경이로운 선택력이다. 그래도 이젠 익숙해서 예전처럼 보다가 중간에 꺼버리거나 부끄러워하진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수위 높은 장면은 익숙하지 않다. 예를 든다면 목덜미에 진한 키스를 하며 애무를 한다거나… 대부분 그런 장면이 태반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엘사랑 섹스할 때 수도 없이 많이 했던 행위가 아녔나 싶기도 하다.


그동안 엘사랑 잘도 그래놓고 겨우 저런 장면으로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다니,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스스로가 너무 우스워서 때려주고 싶을 정도다. 영화의 내용이 클라이맥스로 향하면 향할수록 우리 사이에 흐르던 공기도 천천히 더워지는 듯했다. 엘사… 갑자기 좀 더운 것 같지 않아? 엘사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만 이상하게 덥다고 여기면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영화를 보았다. 근데 진짜로 더운 것 같은데… 아무래도 지금 보는 영화가 원인 같다. 결국, 나는 지금 더위에 못 이겨서 물이라도 마시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엘사가 나를 불러세웠다.


"안나."


"응?"


"난 이렇게 둘이 있는 게 가장 좋아."


"그 말은 아까도 했잖……."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엘사가 내 볼을 붙잡고 진하게 키스하기 시작했다. 너무 급작스러운 키스에 당황해서 엘사를 때놓으려 했지만, 쉽게 밀려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엘사? 엘사는 잔뜩 당황한 나를 껴안으면서 사실 아까부터 자신도 저 영화 때문에 후끈거려서 미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왜 아까는 덥지 않냐는 말에 고개를 저었냐고 묻자, 엘사는 거짓말해서 미안하다며 다시 내게 키스를 했다.


"안나. 우리 간만에 좀 분위기가 뜨거운 것 같은데…."


"항상 이랬잖아."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야. 이제 좀 알겠어?"


아, 이제야 엘사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겠다. 하자는 거지? 오랜만에? 엘사가 웃는다. 내 대답이 정답인가 보다. 이래서 하루 더 머물다 가라 했구나? 엘사는 이번에도 웃음으로 대답한다. 정말 얄밉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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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어서 미안.. 쓰는 속도도 가뜩이나 느린데 글 쓸 시간마저 별로 없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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