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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단편/망상] 숨바꼭질

둡엘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5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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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언니가 열 셀 동안 눈을 가릴게. 그동안 숨어!"

 

"알았어!"

 

 안나는 둘만의 끝없는 숨바꼭질의 시작을 알리는 엘사의 목소리에 숨을 자리를 찾아 방방 뛰다가 시간이 다되가는 소리에 살금살금 적당히 몸을 숨기기 좋은 커튼의 뒤로 향했다. 

 

"열! 이제 찾는다."

 

 숫자를 다 셈과 동시에 커튼의 뒤에서는 입으로 틀어 막힌 유별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엘사의 얌전하지만 고요한 방에선 숨길 수 없는 발소리는 커튼으로 향했다. 커튼은 조금씩 뒤척이고 엘사는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소리 죽여 웃었다.

 

"안나! 찾았다!"

 

"꺄아아! 히이이!"

 

 안나는 커튼을 엘사에게 밀치며 방에서 복도로 달아났다. 엘사는 자신보다 훨씬 자그마한 안나의 뒤를 손쉽게 따라 잡을 수 있었지만 이 놀이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었다. 긴장감은 하나도 없지만 단순한 놀이를 이렇게 재밌게 즐기려면 엘사는 안나를 붙잡을 수 있어도 붙잡지 않는게 핵심이었다. 성밖으로 나가서 놀 수 없는 둘만의 놀이법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기나긴 복도를 달리다 다른 복도를 내달리고, 하녀와 하인들이 일하고 있는 방으로 숨으러 가고, 하녀의 주위를 빙빙돌며 끝없는 숨바꼭질을 이어갔다.

 

 어느 순간 엘사는 안나를 찾을 수 없었다. 분명 그녀의 눈 앞에 있었음에도, 그녀가 안나의 발걸음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음에도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엘사는 안나가 자신의 행동 범위를 벗어나자 불안해 졌다. 창 밖의 노을은 그녀에게 발걸음을 서두르라는 재촉이라도 하는듯 복도를 어둡게 비추었다. 엘사는 자신이 가보았던 모든 곳을 다시 돌아다녔다. 텅빈 홀, 음식을 만들던 주방, 아바마마의 책상 밑, 방의 커튼 뒤.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자 엘사는 걱정된 마음에 곧 울음을 터트릴 듯 눈물이 눈에 맺혔다. 엘사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혹시 안나가 성밖으로 나간건가? 곧 어두워질 텐데 아바마마랑 어마마마께는 어떻게 설명하지? 설마 안나가 납치 된 걸까?'

 

"안나! 못 찾겠다 꾀꼬리!"

 

 엘사는 복도와 성 안뜰을 돌아다니며 목청 터져라 소리쳤다. 대답은 없었다. 엘사의 머리는 안나가 수 많은 방법으로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가득했다. 즐거운 놀이는 곧 악몽이 되는듯 했다. 엘사는 저녁을 알리는 작은 종소리에 숨은 안나를 찾을 때 보다 더욱 긴장되고 빠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 시키며 식탁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곳에 다다른 엘사는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그곳엔 엘사의 엄마이자 왕비인 이두나가 저녁을 먹으러 오지 않는 엘사 걱정에 방안을 배회하고 있었다. 울음소리에 놀란 이두나는 엘사에게 달려갔다. 그녀는 부드러운 옷소매로 엘사의 눈물을 닦고 무릎을 낮춰 엘사에게 물었다.

 

"오, 엘사 대체 무슨 일이니?"

 

 이두나은 그칠 줄 모르는 엘사의 울음에 당황해 그녀의 등을 토닥이다 그녀를 품에 안고고 위아래로 살짝 흔들며 그녀를 달랬다. 엘사는 조그마한 손으로 눈물을 닦았지만 온 얼굴이 눈물로 적셔졌다. 엘사를 들어 올린 이두나는 몸을 탁자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엘사는 곧 울음을 멈추고 대답하려고 노력했다. 이두나는 겨우 울음을 그쳐가는 엘사에게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니? 악몽을 꿨어?"

 

"아뇨, 안나랑 숨바꼭질을 했는데 그만 놓쳐버렸는데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요. 죄송해요. 흐아앙."

 

 이두나는 울음을 참으려는 귀여운 엘사의 대답에 곧 안심했다. 이두나의 시선에는 어느새 식탁의 밑에서 기어 나온 안나가 살금살금 언니를 놀라게 하려고 다가오고 있었다. 이두나는 곧 미소를 짓고는 아직 진정되지 못한 엘사를 내려놓고는 이야기했다.

 

"엄마가 알려줄게. 슬픈 일이 있을 때에는 눈을 가리고 마음속으로 다섯까지 세보렴. 그럼 진정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을거야."

 

 엘사는 눈송이같이 작은 손으로 눈물 가득한 눈을 가렸다. 그리고 다섯까지 세아리고는 눈을 떴을 때에는 잔뜩 신나 부푼 표정의 안나가 그녀에게 안겼다. 엘사는 놀라 또 울음을 터뜨렸다. 엘사는 안나를 보고는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생이별한 사람을 보는 것처럼 오열했다.안나는 언니보고 울보라며 잔뜩 놀렸고 엘사는 놀리지 말라는 듯이 손을 공중에 휙휙 저었지만 안나의 놀림은 끝이 없었다. 이두나는 그런 귀여운 두 딸을 보며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을 행복을 느꼈고 뒤늦게 저녁을 먹으러 온 아크다르는 그 상황을 재밌다는 듯이 조용히 바라보았다. 행복한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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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시간이 지나가고 엘사와 하얗게 변한 머리카락이 생긴 안나는 서로의 방으로 헤어졌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났지만 대관식 파티에서 싸우고는 헤어졌다. 얼음성에서 재회했만 엘사는 안나를 위해그녀를 밀어냈다. 엘사는 자신을 잡으러온 일당들에게 당해 성에서 정신을 잃었다. 엘사는 지하감옥에서 눈을 뜨고는 그곳에서 탈출했다. 한스는 안나를 진정한 사랑으로 기만하고 버렸다. 한스는 탈출한 엘사를 쫓아가 마무리 하려고했다. 안나는 자신을 누군가 찾으러 오지는 않을까 오지 않았다. 한스는 안나가 걱정되어 돌아온 크리스토프에게 저지당해 엘사는 목숨을 구했다. 아렌델은 아직도 눈보라 속에서 얼어 붙어있다. 엘사는 안나를 찾으려 성안을 뒤졌다. 


"안나! 여기있니?"


 안나는 수많은 방 중 유일하게 난로에 불이 붙어있던 방에서 차갑게 발견됬다. 안나는 이상하게도 물에 젖은 카펫으로 몸을 덮은채로 얼어있었다. 나뭇가지와 돌맹이 따위가 엉망으로 널부러진 카펫은 그녀의 마지막 몸부림을 증명이라도 하듯 초라했다. 몸을 덮은 카펫 밖으로 나온 얼어붙은 손은 난로를 향했지만 결코 닿지 못했다. 그 차갑고 투명하게 푸른 손을 녹이기엔 터무니 없이 쓸모 없었던 난로는 방에 들어간 엘사와 크리스토프의 마음도 모른채 활활 타고 있었다.

 

"안나?"

 

 엘사는 차가운 안나의 손을 잡았다. 엘사는 안나를 감싸고 있는 카펫을 들어내 주저앉은 안나를 포옹하기도, 손에 입김을 불어 보기도, 볼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안나의 시선은 아직도 난로를 향해있었다. 엘사는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안나는 그래도 얼어붙어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엘사를 말렸지만 엘사는 신경쓰지 않고 목 놓아 울며 안나를 끌어안았다. 엘사는 벌떡 일어나더니 난로에서 타고 있는 장작을 향해 손을 뻗었다. 크리스토프가 말려도 그런 크리스토프를 밀쳐내고는 뜨거운 장작을 잡고 안나에게로 옮겼지만 안나에게 닿기도 전에 장작은 얼어 붙었고 엘사는 화상의 하나 없는 손으로 장작을 방 구석으로 집어 던졌다. 그러더니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것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안나? 어디있니 안나?"

 

"그만하세요. 여왕님! 안나는 여기..."

 

"잠시만! 잠시만 조용히 해줘요. 아마도 안나는 아직도 삐쳐 있나 봐요. 그래서 어렸을 때 우리가 했던 숨바꼭질처럼 숨어 있나 봐요. 안나~ 나와. 못 찾겠어. 못찾겠다 꾀꼬리.."

 

 크리스토프는 그런 엘사의 모습을 보곤 장갑을 낀 두 손에 얼굴을 파묻으며 울음을 감췄다. 크리스토프도 만난지 얼마 안 된 안나를 자신의 손으로 이 추운방으로 내몬것 같아 괴로워했다. 


"맞아 엄마가 알려주신 방법이..엄마...어머니가.."


 엘사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렸을 때의 그 행복했던 추억처럼 눈을 가렸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다섯을 세아렸다. 눈을 뜨고 진정한 것처럼 굴었지만 해결책은 떠오르지 않았다. 이미 얼어죽은 안나는 그대로였다. 엘사는 애써 외면하며 옆에서 자신의 마법에 얼어죽은 안나를 찾지 못한 것처럼 방을 떠났다.


 그 뒤로 엘사는 영원히 그 방을 드나들지도, 얼어붙어있는 안나를 쳐다보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성에서 지내며 영원한 겨울속에 갇힌 아렌델을 돌보는 엘사는 이따금 복도를 걷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뒤돌아 안나를 찾기도 했지만 이미 죽어 성을 밝게 돌아다닐 수 없는 안나를 발견할 수 없었다. 엘사는 어렸을 때 숨바꼭질을 즐겼던 둘만의 놀이법처럼 그녀를 붙잡을 수 있지만 붙잡지 않았다. 아니 이제는 붙잡을 수 없었다고 하는게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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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왕국 처음 나왔을 때 보고 썼던건데 다듬어서 올림 방금 겨울왕국 본 친구들이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 금손이면 안 어울리는 짤로 짜집기 안해도 될텐데 ㅠ




출처: 겨울왕국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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